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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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와 추리소설의 절묘한 만남이 만들어내는 근래들어 최고의 책을 만났다. '제노사이드'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 앞에 드러나는 잔혹한 모습과 새로운 종에 의해 인류 종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작품으로 방대하고 흡입력 강한 스토리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미 저자 다카노 가즈아키는 '13계단'을 통해서 만났었다. 13계단을 통해서 남다른 역량을 느꼈는데 '제노사이드'에서는 그가 가지고 있는 역사의식이나 세계관을 볼 수 있다.

 

인류의 미래가 과연 뛰어난 두뇌를 소유한 극소수의 한 두 사람에 의해서 좌지우지 될 정도로 65억명의 수 많은 인간의 능력은 보잘것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만해도 너무나 무섭고 섬뜩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제노사이드'에 나온 새로운 생물.. 이 새로운 생물의 출현이 인류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순전히 우리의 몫으로 남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의 의료기술로는 더 이상 생명을 연장할 수 없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위해 기꺼이 위험한 일에 뛰어 드는 아버지 조너선 예거와 과학자로서의 삶을 살다가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자신이 여태 진정으로 아버지의 본 모습을 모르고 지나친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고 아버지가 남긴 유언대로 움직이는 약학 대학원생 겐토, 그리고 기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벗어난 진화한 생명체에 대한 위험을 느낀 미국 국방부 펜타곤에 모여 있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진화한 생명체가 살고 있는 콩고.. 예거를 비롯한 돈이 필요한 네명의 남자들이 모여 콩고로 향하고 그들을 고용한 펜타곤의 중심인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인류를 위한 일인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진화한 생명체를 지키려는 자와 이를 없애려는 자...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자들에게 기꺼이 더욱 큰 힘이 존재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진화한 생명체의 놀라운 능력... 한편의 SF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현실감 있게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다.

 

그동안 영화를 통해서 인류보다 더 진화한 생명체들의 모습은 주로 외계에서 온다. '제노사이드'는 작은 사람들이라고 알려진 '피그미족' 아버지쪽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염색체를 가지고 태어난 온전히 인간의 아이다. 다만 그 모습이 인간의 아이 신체와 고양이를 닮은 조금은 낯선 눈을 가진 생김새다.

 

방대한 스케일과 무거운 소재, 여기에 콩고, 일본, 미국을 배경으로 숨가쁘게 전개되는 스토리는 한시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저자 다카노 가즈아키가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역사의식, 세계관, 또한 저자 자신이 현직 학자들과 전문가들을 통해 수집한 치밀한 자료들로 인해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허구의 이야기지만 자연스럽고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지금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실상은 무엇인가?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 권력이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무거운 주제지만 결코 무겁지 않게 풀어놓고 있다. 이 책이 한동안 서점가의 핫이슈를 불러일으킬거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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