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신자들

광신자들 ㅣ 작가정신 소설락 小說樂 1
주원규 지음 / 작가정신 / 2012년 6월

'광신자들' 불량 청소년들의 광기라고 하기엔 무언가 찜찜하다. 우리는 살면서 순간순간 하나씩 무언가에 빠져든다. 사람에 따라서는 가방이나 구두에 빠져드는 사람도 있을거고 사는것이 너무 힘들어 종교에 빠져드는 사람들도 있고 연애나 사랑에 빠져드는 사람도 흔히 볼 수 있다. 무언가에게 빠져든다는 것이 아름답다고만 할 수 없는 현실에서 살고 있다. 과하면 부족한 것 보다 못하다는 말처럼 가방, 구두같은 명품에 빠져드는 것도 큰일이지만 종교에 빠져 커다란 위험을 초래하는 것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되고 사랑한다는 생각에 상대방에게 집착하고 스토커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매체를 통해 심심치 않게 나오는게 현실이다.  

'광신자들'에 나온 3명의 청소년들은 무언가에 빠져 있다. 도, 기, 농.. 이름부터 남다르다. 세명 다 일찍감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소년이다. 유일한 여자인 '농'은 여자로서의 매력을 따질 나이는 아니지만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없고 자신이 관심 있어하는 무기류에 남다른 재능을 발휘한다. 자신이 빠져든 인터넷 사이비 종교의 교주의 명령에 따라 말도 안되는 커다란 일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도'와 '기'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는 여자친구가 원하는 명품백을 사기 위해 농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도'는 자신을 내쫓은 홍대클럽에 대한 앙갚음으로 이 일에 빠져들었다고 보여진다.

예상치 않은 '기'의 돌발행동으로 그만 고속터미널이 마비상태에 빠져들게 되고 이 일로 인해 세명의 이름이 연일 TV나 언론매체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더 이상 물러설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세 사람의 나름의 방식으로 각자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최후의 시도를 결행하는데....

현실을 바라보는 작가의 남다른 시각에 먼저 놀라고 뒤이어 책을 읽으며 저절로 웃게 된다. 웃으면서도 왠지 씁쓸하고 어이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냥 편하게 읽고 즐기면 되는 블랙코미디다. 거창한 목적을 위해서 한 행동들이 아니라서 더 어이가 없으면서 이들이 불러들인 결과물에 어이가 없어 웃고 만다. 가볍지만 결코 가볍게만 보아지지 않는 소설이다. 저자 주원규씨의 작품은 처음이다. 이미 여러편의 작품을 낸 작가란 것을 알았다. '광신자들'이 전작 '열외인종 잔혹사'를 언급 했다고하는데 한번 이 책을 찾아 읽어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