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스치는 바람 2

별을 스치는 바람 2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6월

'별을 스치는 바람'은 웅장하고 장엄한 한편의 드라마를 막 보고 난 기분이다.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의 마지막 1년을 보낸 윤동주 시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아갈수록 자꾸만 가슴이 먹먹해지고 전쟁으로 인한 인간의 광기가 어디까지 나타날 수 있는지 섬뜩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제3수용동의 간수병이자 검열관으로 있던 '스기야마 도잔'의 죽음의 진실은 무엇인가? 사건의 진실 속으로 들어갈수록 자신이 지목했던 범인은 범인이 아니란 생각이 들며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거대한 음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와타나베 유이치'의 마음은 심란하다.

살인자로 지목된 최치수와 윤동주 시인과의 거래... 자신이 좋아하고 흠모하는 대상을 향한 윤동주 시인의 몸부림은 결국 하나의 결실을 이루어낸다. 윤동주 시인의 곁에서 도운 사람은 다름아닌 죄수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일삼았던 스키야마... 스키야마는 윤동주 시인을 통해서 문학과 시에 빠져들고 자신의 삶을 돌아볼 정도로 섬세하고 여린 남자였다.

제3수용동 죄수들의 건강을 신경 쓸 정도로 후쿠오카 형무소내 의료진의 배려?는 남다르다. 제국 최고의 후쿠오카 의대 의료진들로 구성된 이들의 세심한 배려 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알게 된 와타나베는 자신의 조국이며 사랑한 일본이란 나라 자체와 전쟁이 만들어낸 추악하고 더러우며 악한 모습에 질리면서도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다는 현실 앞에 무릎 끊게 된다.

자신의 잘못으로 다른 사람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빠트리고 말았다는 생각도 잠시 우연히 후쿠오카 형무소 소장에게 온 편지를 보게 되고 그 속에 담겨진 진실을 통해 '스키야마 도잔'의 죽음의 얽힌 비밀이 드러나는데.....

보이는 진실과 그 속에 담긴 진짜 진실은 교묘히 가려져 있다. 역시 이정명 작가란 생각이 든다. 후쿠오카 형무소내에서도 결코 시를 문학을 놓지 않으려는 윤동주 시인의 마음과 글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스토리와 시가 완벽하게 한 팀을 이루어져 있다. 많은 문학작품과 시를 만날 수 있으며 그 속에 미쳐 몰랐던 의미를 다시 발견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윤동주 시인, 스키야마 도잔, 최치수, 와타나베 유이치 그리고 간호사 미도리를 이야기는 전쟁이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시를 통해 문학을 통해 위로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별을 스치는 바람' 역시 드라마로 나온다면 전작들 못지 않은 흥행을 할거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