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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용골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부터 남다른 미스터리 판타지 소설을 만났다. '부러진 용골'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뽑히는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으로 제 64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으로 여러부분에서 1위에 오른 작품이다. 일본 작가의 추리소설이라 당연히 일본을 배경으로 한 내용인줄 알았는데 12세기 중세의 유럽을 배경으로 사자왕 리처드의 시대를 배경으로 했다는 것부터 흥미롭게 느껴졌다.
사자왕 리처드의 가신으로 솔론 제도를 다스리는 영주 로렌트 에일원은 섬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생각에 용병을 모집한다. 같은 시기에 동방에서 로렌트 영주에게 마술을 이용한 암살기사가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온 기사 팔크 피츠존과 그의 종사 소년 니콜라가 나타난다. 기사 팔크의 경고가 있었음에도 솔론 제도가 처한 위험에 더 신경을 쓰던 로렌트 영주는 그만 암살기사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된다. 영주인 아버지와 함께 있던 열여섯살의 딸 아미나는 간 밤에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도 충격적인데 아버지의 죽음까지 보게되자 심한 충격을 받지만 큰 솔론에 거주하고 있는 오빠를 대신해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잡기 위해 기사 팔크에게 도움을 청한다.
영주와 접견했던 인물들이 용의선상에 놓이게 되는 한편 팔크 기사의 소년 종사가 떨어뜨린 비스킷이 결정적 증거로 작용한다. 사건 해결을 위해 간 밤의 상황을 되짚어 가는 동안 서서히 수면 위로 의심스런 사람들이 나타난다. 아미나는 20년이나 감옥에 갇혀 있던 인물과 친구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가 사건 당일날 그가 감쪽 같이 사라져 버린 것이 영 불안하다.
기사 팔크에 의해서 범인의 모습이 나타나지만 이 또한 진범은 아니다. 초반에 깔아 놓은 진실을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사건의 진실은 이미 그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사건 해결의 연결고리를 여러번 보여주면서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보라는 배짱을 보여주는데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쳐버린 난 마지막에 가서야 범인을 알았다.
일본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 외국 작가의 작품이란 느낌을 읽는내내 받았다.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라 신선하게 다가왔으며 피를 이용한 마술이란 것과 용병이나 기사들이 등장하는 스토리 자체도 흥미로웠다. 긴장감 넘치고 흡입력 있는 스토리는 독자를 즐겁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매니아로서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