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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생애 가장 젊은 날
이기주 지음 / 청조사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일상의 작은 행복을 글로 만나면 또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평범한 속에 진리가 숨어 있다는 말이 맞는다는 것을 때때로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내 생애 가장 젊은 날'은 우리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지며 잔잔한 감동과 함께 긴 여운이 남긴다.
아이가 어릴적에는 재롱만 부려도 너무나 행복하다.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알게모르게 입시 경쟁에서 낙오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 부지런히 학원과 과외로 아이를 힘들게 만들기도 하지만 아이가 공부를 잘해 보란듯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자신도 모르게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진다. 그런 시기도 잠깐 성인으로 성장한 자식의 사는 것에 따라 부모의 행복은 달라진다. 잘 살면 잘 사는데로 못 살면 못 살아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아프다. 반듯하게만 보았던 아들의 연이은 사업 실패로 자신의 퇴직금마저 다 날리고 이제는 치매까지 걸려 하루하루의 삶이 버거운데도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로 여기며 살기로 했다는 경비아저씨.. 다른 것은 다 잊어도 아내의 생일과 결혼기념일은 같은 소중한 것들을 절대 잊지 말자는 그 말이 왜 자꾸 가슴을 꼭꼭 쑤시는지... 경비아저씨의 모습에서 자꾸 부모님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 더 마음이 아팠다.
이쁜 딸내미의 모습에서 다시 삶의 희망을 다시 발견한 노숙자, 힘겨워 보이는 어깨에 절뚝거리는 발을 이끌고 걸어가지만 그래도 자신의 곁에 남편이 아직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여기는 아주머니의 모습, 아파트 앞에서 야채를 팔아 쌈짓돈을 만드는 할머니의 숨겨진 꿈, 저자의 어머니가 도움을 받았던 친구를 40년 만에 재회 한 모습 등... 하나같이 일상의 모습 속에 작은 감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먹고 살기 위해서 장애인 행사를 하는 사람이나 사회에 불만을 토로하는 택시 기사아저씨, 초짜 아르바이트 편의점 직원의 눈물 등... 삶이 결코 녹녹치 않는 사람들의 모습도 다 우리의 모습이고 얼굴이란 생각이 들었다.
거리를 다니며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이지만 그들의 사연을 들여다보거나 알려고 한 적이 없었다. 어제 TV 프로그램 '두드림'에 곽경택 감독님이 나오셨는데 우연히 지하철 안에서 시선을 사로 잡는 사람을 보며 모르는 사람이지만 3일만 얘기하면 한 편의 시나리오가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을 했다. 흔한 말로 내 얘기를 풀어 놓으면 한편의 영화가 되고 드라마가 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누구의 삶이라도 사연 없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내 생애 가장 젊은 날은 바로 오늘이지만 살다보면 잊는다. 오늘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날이란걸 왜 자꾸 깜빡하는지... '오늘은, 내 생애 가장 젊은 날'를 통해 오늘이 주는 소중함을 생각해 보며 얇은 책 속에 삶의 진솔한 모습을 통해 따뜻하고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당장 옆에 있는 아들에게 '사랑한다'라는 말과 함께 안아주며 오늘을 시작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