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잠시만 어깨를 빌려줘 - 이용한 여행에세이 1996-2012
이용한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5월
평점 :
외롭고 공허한 마음을 달래주는 여행에세이 '잠시만 어깨를 빌려줘' 저자 이용한씨는 시인이며 여행가지만 '고양이 작가'로 유명하다. 다른 여행에세이하고는 느낌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저자 이용한님의 감성이 묻어난 글과 사진은 차분하면서도 담담하게 표현되어 있다. 읽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지며 편안하게 여행자의 시선으로 변해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저자 이용한씨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프리랜서가 되면 시간을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을거라 생각 했지만 막상 직업이 되고보니 생계를 위해서 더 많은 원고지와 씨름해야하고 야근도 감수하며 휴일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극약처방으로 모든 것을 털어내고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어느 국가, 어느 도시에 있는지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짧은 글과 사진을 읽고 보면서 저자가 보고 느꼈을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고양이 작가답게 '잠시만 어깨를 빌려줘'에서도 음탕한 고양이, 오타루에서 만난 넉살 좋은 고양이, 고양이보다는 살쾡이 같은 느낌을 주는 노래 부르는 고양이도 만날 수 있다. 그중 음탕한 고양이가 가장 웃겨 나도 모르게 "요 녀석 봐라" 하는 한마디를 속으로 내뱉기도 했다.
너무 힘들고 지치고 외로울때 모든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 때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 위로받고 싶어지기도 한다. 여행도 외롭고 일상에 지친 사람에게 새로운 용기를 준다. 마음은 굴뚝인데 쉽게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갖지 못해 항상 목마르고 속상함을 느끼고 있다. 마음 먹었다고 이것저것 다 내려놓고 여행길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의 용기가 많이 부럽기도하다.
세상의 모든 연애가 신파라고 하지만 때론 그런 연애가 그리운게 사실이고 자신이 연애를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신파처럼 되어 버리는 것을 느끼게 된다. 드라마 속 이야기가 결코 현실로 실현되지 못하지만 주인공처럼 되고 싶고 때론 그렇게 될거라 믿고 싶기도하다고 말한다.
기존의 여행책자나 여행에세이에서처럼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지 않다. 허나 사진 한장한장, 짧은 글이 주는 느낌이 강렬해서 자꾸만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감성을 자극하는 글과 사진이 참으로 매혹적으로 다가와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래도록 진한 여운을 남긴다.
많은 눈이 내리는 아름다운 삿뽀르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저자는 삿뽀르가 이별하기 너무 춥고 아름다운 곳이라고 말한다.
- 이별하기에는 너무 추운 곳-
사거리에서는 헤어지지 말자.
뒷모습이 슬픈 그녀를 보고 싶지 ㅇ낳다.
택시를 타고 미련 없이 떠나도 좋으련만,
한 시간째 버스를 기다리는 그녀를 보고 싶지 않다.
함박눈이 퍼붓는 한밤중에는 더더욱 헤어지지 말자.
삿뽀르의 겨울은
이별하기에 너무 추운 곳이므로,
삿뽀르의 저녁은
이별하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곳이므로. -p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