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생연 - 열여덟 번째 봄
장아이링 지음, 홍민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중국 소설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소설 중 하나가 <색,계>였다. 저자 장아이링은 짧은 소설이지만 내면의 섬세함을 잘 표현하는 작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녀의 또 다른 작품 '반생연'은 '열여덟 번째 봄'을 보완하여 내 놓은 작품으로 이미 드라마, 연극, 영화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작품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반생연'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이루어지지 못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남자 주인공 스쥔은 가장 친한 대학 동창 수후이의 추천으로 그와 같은 회사에 취직하게 된다. 그곳에서 얌전하고 마음 착한 여자 만전을 만나게 되고 서로에게 서서히 관심을 가지게 된다.

 

만남이 이어지는 어느날 만전은 스쥔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았던 집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지만 스쥔은 만전만을 보려고 한다. 병이 심해진 아버지의 위급한 상황으로 급해 집으로 내려가는 스쥔과 수후이, 만전.. 만전을 본 스쥔의 아버지는 그녀의 얼굴에서 처남과 함께 갔던 곳에서 보았던 여자의 얼굴이 떠오르는데.....

 

먹고 살기 힘들어 약혼자와 파혼하고 스스로 가장의 무게를 짊어진 만전의 언니 만루... 만루의 도움으로 만전의 가족들이 생활했다. 만전 역시 언니의 고마움을 알고 스스로도 열심히 공장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보태지만 언니의 결혼으로 만전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리고 만다.

 

형의 죽음으로 집안을 이끌어야 할 스쥔의 짝으로 만전은 너무나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그의 부모님, 그들은 내심 집안 좋은 며느리의 친척 추이즈를 점 찍어 두고 있다. 추이즈 역시 스쥔에게 별 관심이 없고 그녀의 눈에 스쥔의 친구 수려한 외모의 매력이 넘치는 수후이가 들어온다. 이기적인 마음이 불러온 행동으로 인해 사랑하는 남녀가 원하지 않는 이별을 하게 된다.

 

1930년대의 중일전쟁 속에 있던 중국의 현실은 살기 힘든 시기였을 것이다. 가족을 위해서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을 수도 있다. 허나 그런 상태에 있더라도 다시 혼자서 불행해지고 싶지 않는 만루의 이기적인 마음과 형부의 이해할 수 없는 욕망의 희생물이 되는 만전, 그녀의 처지를 알고도 오히려 언니 편을 드는 만전의 엄마의 모습은 너무나 파렴치하고 이기적이며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다.

 

스쥔, 만전, 수후이, 추이즈 네 명의 남녀는 14년이 흐른 후 다시 만나게 되고 지나 온 시간동안 서로에 대한 마음이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반생연'은 그들의 만남이 이루어진 시간보다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끊어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 살았어도 그 마음이 잊지 않고 지속되었다.

 

어찌보면 우리나라의 60년대 신파극의 내용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왜 항상 여성들은 똑같은 형태의 직업을 선택하는지, 허나 우리나라 신파극에서는 딸을 술집에 보내기 보다 가족에게 숨기고 스스로 취직을 하지만 '반생연'의 만루는 엄마가 딸이 버젓이 술집에 취직을 하는데도 전혀 말리지 않는다. 오히려 딸에게 경제적 도움이 끊길까봐 불안해 하는 모습이 이해하기 힘들다.

 

책은 분명 재미있다. 허나 영화 '반생연'이 보고 싶다. 여명과 오천련의 연기도 궁금하고 이들의 애틋한 사랑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을거 같으며 비록 동생을 힘든 상황으로 몰고 가지만 만루 역시 슬픈 인생을 살아온 여자로 책보다는 이해심을 가지고 볼 수 있을거 같은 느낌이 든다. 톡톡 튀는 매력을 느끼게 하는 추이즈와 수후이 모습 역시 궁금하다. 오래간만에 중국의 연애소설을 읽었다. 우리와 다른 중국의 풍습도 알 수 있었고 잔잔한 연애사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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