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도 : 연옥의 교실
모로즈미 다케히코 지음, 김소영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일본의 13회 미스터리 신인상을 받은 작품 '라가도' 왜 이런 제목이 붙었을까? 싶은데 라가도가 정보를 수집하는 아니 '취급'하는 기관으로 모든 권력기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단순히 정보를 수집하는 것에서 벗어나 분류하고 더불어 수집된 정보를 통해서 목적을 위해서 원하는 장소에 퍼트리고 확산시킨다. 가상의 정보수집기관이라고 하지만 영화나 책 등에서 보거나 읽은 듯한 느낌이 드는 어쩌면 이런 기관이 정말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섬뜩하게 느껴졌다.

 

 범인은 누구인지 알지만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범인도 증인들의 이야기도 명확하지 않고 오히려 사건을 해결해야하는 경찰들의 입장에서 사건 현장의 상황을 재현하며 하나하나의 가능성을 짚어보고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는 독특한 형식의 이야기다.  

 

자신의 아이가 반 아이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해 자살 했다고 믿는 아버지는 딸의 죽음이후 매일매일 딸의 학교를 찾아 들어간다. 처음에 불안하고 무섭게 느껴지던 반친구은 이 아버지가 어느새 익숙하게 느껴지며 무시해도 될 정도가 된다. 평소와 같던 날 무엇에 의해 충동적인 행동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버지는 자신에게 그나마 친절하게 대하는 반장이란 소녀를 무참히 살해한다. 살인자는 사건 이후 정신적 충격에 빠져 범행 당시 상황을 잊어버리게 되고....

 

사건을 밝히려는 사람들은 사건의 발단인 집단 따돌림을 일으킨 학생이 누구인가? 숨은 학생을 찾게 되고 그 학생의 배경이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확실하다고 믿었던 진실은 너무나 어이없게도 단순하다. 교사는 목적을 위해 움직이고 거기에 기꺼이 동참한 학생은 시간이 지나 이제는 자신 스스로 독자적으로 움직이며 반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학생의 뜻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사회 비판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무섭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자기 아이만은 믿고 싶은게 부모 마음이다. 어느새 우리 주변에서도 집단 따돌림에 대한 이야기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집단 따돌림, 무능력한 사람에게 권력이 옮겨지는 비리, 이를 교묘히 이용하며 금품을 갈취하는 사람까지...  사건의 파편들이 하나하나 맞쳐질수록 진실은 드러나며 미스터리 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예상 밖의 반전이 숨어 있다.

 

신선하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학생들의 자리 배치도를 통해서 사건을 추리해 보는 형식은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조금 더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생각하게 한다. 신인상을 받을 만한 작품이라 느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