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없는 일주일
조너선 트로퍼 지음, 오세원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미국식 유머가 아직은 나에겐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멋진 미래를 꿈꾸지만 현실은 오히려 삐그덕 거릴때가 더 많은게 삶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없는 일주일'은 가족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고 결혼, 사랑, 형제애, 죽음 등을 통해 인생이란게 전혀 재미없는 것은 아니라 살아볼 만하다고 한다. 저자 조너선 트로퍼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다. 소설가에 극작가, 영문학 교수이기한 그의 이번 책은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에 되었고 아마존 닷컴과 올해의 책으로도 선정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라디오 PD로 일하고 있는 저드 폭스먼은 자신을 행운아라고 믿고 사는 남자였다. 대학때 만난 아름다운 아내 젠과 꿈 같은 결혼 생활을 하는 그였지만 기다리던 임신 기간에 그만 아이를 잃게 된다. 아내의 생일날 젠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일찍 퇴근해서 몰래 집에 간 저드는 자신의 침실에서 낯선 모습의 젠을 보게 된다. 자신과의 관계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표정의 젠과 정사를 벌이고 있는 상대는 다름아닌 그가 담당하는 라디오 프로의 상사다.

 

완벽하다고 믿었던 것이 거짓으로 둘러 싸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저드, 그는 집을 나오고 직장도 그만둔 상태에 아버지마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는다. 결코 약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아버지의 죽음은 저드를 비롯해서 가족 모두에게 커다란 슬픔으로 다가오며 아버지의 유언으로 인해 유대교의 장례 의식인 시바(7일장)을 치른다.

 

자신의 여자친구였던 여자와 결혼한 형, 나이차가 많이 나는 말썽꾸러기 막내동생과 그의 심리 치료사이며 새로운 여자친구, 금전적으로 여유로운 누나와 사업에 몰두해 있는 매형, 베스트셀러 작가이면서도 자식들 앞에서도 부부간의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할 정도로 개방적인 엄마와 이 가족을 중심으로 모여드는 각양각색의 사람들까지... 시바 기간을 통해 서로 마음 속으로만 간직했던 서로에 대한 마음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그들은 어느때보다 가까워진다.

 

까다로운 형으로 인해서 가족간의 서먹한 관계에 빠져 있다고 생각했던 저드는 어느날 형이 가슴속 깊이 간직하고 있던 저드에 대한 마음을 보여준다. 학교 다닐때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야구선수로 유망했던 형이 저드로 인해서 야구를 그만두게 된 것보다 그런 형에게 자신이 보여준 행동을 돌아보고....

 

책에 대한 전체적인 평이 너무나 재밌고 유쾌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확히 어느 부분에서 크게 웃어야할지 도통 모르겠다. 우리와 달리 사랑하는 사람을 중시하는 그들은 뱃속의 아이가 불륜남의 자식이 아닌 것을 알고 저드에게 찾아와 그와 같이 살기를 바라지만 그녀는 여전히 불륜남을 사랑하고 그와 관계를 가진다. 저드 역시 순간순간 아내 젠을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옛 여자친구와 만남을 가지고 형수와...

 

여자보다는 남자들에게 더 공감이 가는 소설이다. 삼형제가 보여주는 성격은 허점투성이고 약지도 못하다. 그런 그들의 모습은 그래서 인간적이다. 시바를 감행했던 어머니의 진실과 그녀가 가지고 있는 성향은 가족 모두 용인하고 받아들이며 화해를 이끌어낸다. 돌려서 생각하면 충분히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장면들이 있다. 허나 여자이고 미국식 유머에 낯선 나에게는 이들의 웃음코드는 너무 어렵다.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저자인 조너선 트로퍼가 직접 각본 작업에 참여 했다고 하는데 책에서 찾지 못한 유쾌함을 영화에서는 충분히 발휘될거라 생각한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주는 통통 튀는 연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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