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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신화 - 현대 소설 속 종교적 인간의 이야기
유요한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2년 3월
평점 :
신화라고하면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고대의 여러 신들과 영웅들의 이야기를 신화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신화의 정의는 우주의 기원이나 초자연적인 존재의 계보, 민족의 시원 등과 관련된 신에 대한 서사적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신화는 가장 엄밀한 의미에서 종교적 교리 및 의례의 언어적 전술이라고 정의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시대의 신화'는 현대 문학작품을 통해서 인간이 처한 위기와 한계, 어려움과 난재들을 보여주며 이를 종교학적 관점에서 인간을 해석하려는 노력을 하였다. 인간에게 가장 커다란 영향을 준 종교... 종교학적 관점을 통해서 폭넓은 이해와 깊이 있는 생각을 하길 바라는 저자의 생각이 담겨져 있으며 책을 읽다보면 전혀 종교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문학작품들이 그 속에는 신화적 힘이 느껴지고 종교적으로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책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16편이 소개되고 있다. 그중에서 특히 나도 재밌었고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IQ84' 이 책을 읽은지가 조금 시간이 흘러 처음 설명부분에서 책의 내용이 다 생각나지 못했다. 허나 초중반 부분 설명에서 완전히 책을 읽었을때 느꼈던 감정들이 되살아나며 기억이 떠올랐는데 내가 IQ84를 읽었을때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종교학적 관점에서 책을 보다보니 그때 미처 깨닫지는 못했지만 아오마메가 덴코를 향한 사랑은 거의 절대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는데 이제보니 맹목적인 종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헤르타 뮐러의 '숨그네' 동성애자인 주인공 레오의 내면 속에 잠재되어 있던 두려움과 공포, 배고픔을 통해 레오가 보여주는 한계와 종교적 방식을 통해서 은연중에 종교적 느낌이 강한 책이란걸 느끼며 읽었는데 그때 미처 깊이 생각지도 못했던 종교적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뱀파이어와 인간 소녀의 사랑이야기로만 알고 읽었던 '트와일라잇'시리즈나 엉뚱한 의사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지만 그가 마음 깊이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신뢰와 인간성이 돋보이는 인물 이라부...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 속 주인공으로 자주 나오는 의사 이라부는 여전히 유쾌하면서 이기적인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하나로 융합시키며 신화적 상황을 재현해 낸 작품 '면장선거' 등등.. 참으로 다양한 작품들이 종교학적 관점을 통해서 문학작품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요즘은 만나는 사람들마다 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한다. 크고 작든 경제적 어려움을 비롯해서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사람들이 많다. 나역시도 이런 어려움을 느낄때가 종종 있으며 어떤 식으로 해쳐나가야할지 막막할 때도 있다. 삶이 팍팍하고 어려울수록 종교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종교가 주는 위안이 분명 존재한다. 허나 어려움을 만날때마다 종교에게 기대는 것도 한계가 있다. 종교에서 힘을 얻지만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사람이다. 종교학적 관점을 통해서 문학과 인간을 이해하고 바라보게 한 새로운 책으로 책에 나온 작품들을 미처 못 만난 사람들은 저자의 설명을 통해서 책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느꼈을거라 생각하고 읽었던 사람들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재미를 발견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