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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월 1 - The Wall
우영창 지음 / 문학의문학 / 2011년 12월
평점 :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 있는 집단인 더 월가... 세계금융을 좌지우지하는 금융전문가들인 이들과 서로 협조하며 소수의 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야비하고 비열한 수단이 동원되고 결국 이들로 인해 대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모습을 디테일하면서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작품 '더 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와 스릴러까지 가미되어 신종일관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스토리에 빠져들게 하고 복잡하던 관계도는 뒤로 갈수록 저절로 정리도 되고 허를 찌르는 반전은 이야기를 극대화 시킨다.
저자 우영창씨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러편의 작품을 통해서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을 드러내고 있는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하늘다리'나 '성자 셰익스피어'는 짧은 소개글을 통해 보여주는 이야기만으로 충분히 책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찾아서 읽어볼 생각이다.
산 중턱에 위치한 캠프장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정치가들, 법조인들, 금융인들, 기업인들, 학자와 예술가들과 연예인들... 유명인들로 이루어진 이들이 모인 파티의 성격이나 취지는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캠프의 주인이며 주체자인 주회장의 의도는 분명히 드러나지 않으며 그의 시선을 사로잡은 미모의 프리랜서 여기자 하소야와 자신만의 매력을 발사하는 여인 송보휘, 컨설팅 대표 지유, 투자금융 센터장에 강하상까지... 이야기의 축을 이루는 사람들이 거의 다 모여 있다. 이들과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남자 김시주.. 그는 전직 증권회사 자산운용 과장으로 한창 잘 나가던 시기도 있었지만 잘못 선 보증과 고객의 자산 운용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사를 사퇴한 후에 이혼한 여동생이 운영하는 닭가게에서 닭을 튀기고 배달하며 근근히 최하층의 삶을 살아 가고 있다.
자신을 향해오는 죽음의 그림자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남자는 자식의 죽음과 이혼한 아내, 자신의 친구 강하상과 결혼했다 이혼한 여동생 희정까지 그의 머리는 여러가지로 복잡하다. 시주를 죽여야 하는 소야는 오히려 시주가 자살을 시도하려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그를 구하기 위한 행동을 취하게 되고 시주에게 알 수 없는 동정을 베풀기까지 한다.
하소야가 진짜 몸 담고 있는 곳은 '세계금융정의연대 world finance justice' wfj... 금융자본을 어지럽히는 악덕 금융인들과 투기꾼들을 대상으로 표적 수사하고 그들의 뒤를 캐며 필요시 세상과 이별을 하게 만드는 그곳에서 나름의 실력과 배포로 확고한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던 하소야지만 그녀가 김시주를 만나 흔들리게 되면서 FJ 대원들에게 감시와 독촉, 기구에 대한 충성심을 의심 받게 된다.
책속의 등장인물 대부분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높은 수익과 부를 가지고 있으며 각자 편한 생활과 삶을 살아간다. 튼튼하던 중견기업 동서강관을 차지하려는 자본가와 금융인의 결탁과 이 속에서 모든걸 올인했던 금융인의 끔찍한 만로와 행보 등.. 사실적이면서 세밀하게 묘사된 이야기로 인해서 실제 증권업계의 한 단면을 보았다고 느꼈다. 마지막에 캠프를 주최한 주회장의 죽음 뒤에 가려진 내막이 서서히 밝혀지면서 처음에 예상했던 인물들에 대한 생각이 맞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며 결국....
wfj를 위해 일하면서도 보잘것 없고 찌질해 보이는 남자 김시주를 사랑하는 하소야... 두사람의 사랑은 결코 아름답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서로를 보듬어주는 따스함은 느끼게 한다. 지금도 세계에서 극소수의 사람들은 여전히 이기적이고 탐욕에 물든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이들이 벌이는 행동으로 전 재산을 날리는 사람도 하나둘이 아닐거라 생각하며 길거리로 쫓겨난 이들이 마지막에 죽음을 결심하게 만드는 일들은 세상이 결코 법앞에 평등하거나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할 뿐이다.
월가를 중심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으며 이 세계가 가지고 있는 비열하고 추잡하며 야비한 구조를 보게 된다. 지금도 주식으로 인해 가정경제나 빚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갈수록 살기가 어려워지다보니 한탕으로 모든것을 해결하려는 만용을 부리는 경우도 많으며 이런 사람들을 볼때 이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서운 일인지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하루빨리 경제가 좋아져서 사람들 얼굴에서 행복한 미소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며 주가조작이나 거짓유포를 통해 우량기업이 다른 사람 손에 넘아가는 악순환이 이제는 끊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융인들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어 재밌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