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야수 블랙 캣(Black Cat) 24
마거릿 밀러 지음, 조한나 옮김 / 영림카디널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자신도 모르는 또 다른 인격들이 숨어 있는 사람... 다중인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불리고 있다. '내 안의 야수'는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한 인간이 얼마나 감정적으로 피폐해질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 마거릿 밀러는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서 고전을 전공하였으며 고등학교 동창생과 결혼한 마거릿이 심장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이에 남편 케네스 밀러가 도서관에서 빌려다 주는 추리소설을 읽으며 자신이 추리소설을 쓴다면 훨씬 더 잘 쓸 수 있을거란 생각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남편과 함께 추리소설작가를 대표하는 부부다.  

 

이 책은 참으로 많은 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전세계 추리작가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는 마거릿 밀러의 대표작인 '내 안의 야수'... 그녀의 작품은 처음이지만 섬세하면서도 날카로운 문체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그녀의 예리한 시선을 만나게 된다.

 

부유한 아버지에게 막대한 유산을 물려 받은 헬렌 클라보... 그녀는 친엄마와 남동생이 살던 집에서 나와 홀로 싸구려 호텔에서 장기 투숙하며 지내는 30대 초반의 아가씨다. 어느날 그녀에게 낯선 전화가 걸려 온다. 고등학교 동창생이라고 밝힌 에블린 메릭이라는 그녀는 수정구슬을 통해서 헬렌을 보았으며 그녀가 곧 사고를 당할거라고 경고한다.

 

기억에서도 희미한 친구였던 에블린을 떠올리는 헬렌... 그녀의 말을 무시했지만 정말로 사고가 일어나자 그녀는 아버지의 투자상담사였던 블랙쉬어씨를 찾아 자신에게 전화를 건 에블린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혼자서 말년을 쓸쓸하고 공허하게 보내던 블랙쉬어는 살짝 귀찮은 감정도 들었지만 이 일이 자신에게 잊었던 활력소를 되찾아 줄거란 생각에 헬렌의 부탁을 수락한다.

 

블랙쉬어는 에블린의 존재를 찾아 다니기 시작한다. 화려한 직업을 꿈꾸는 그녀는 사진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며 남들에게 주목을 받기를 좋아하는 아리따운 아가씨다. 에블린을 추적해 갈수록 그녀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대로 신경질적이고 날카로우며 제멋대로인 에블린을 만나게 된다.

 

에블린이 헬렌의 남동생과 잠깐 결혼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자기중심적인 에블린은 사람들을 자기 마음대로 휘두르려하고 이로 인해 다른 사람과 마찰을 일으키는데...

 

제목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책을 중간정도 읽으면 대충 누가 자신안에 야수기질을 가지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은 된다. 허나 야수의 본 모습을 알고 있다하더라도 그녀의 내면 깊숙이 간직한 아픈 상처를 어루만져 줄 사람이 결여되어 생겨난 일임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사랑으로 보듬어야 할 어머니의 차가운 말투와 시선과 편애, 이로인해 자신을 방어하고 싶은 마음에 자신도 알게 모르게 거짓말을 일삼으며 그로인해 그나마 그녀에게 애정과 관심을 가졌던 아버지의 마음마저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안쓰러웠으며 뻔히 보이는 끝을 향해 갈 수 밖에 없는 주인공의 내면이 저자 마거릿 밀러의 뛰어난 묘사력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반세기 전에 쓰여진 작품이란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스토리가 가지고 있는 흡입력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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