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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후愛
신도 후유키 지음, 김대환 옮김 / 잇북(Itbook)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사랑은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라고 한다. 내가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질 운명이면 주위에서 아무리 반대하고 못만나게 하여도 두사람은 결국 사랑에 목을 매게 된다. 불운의 남녀의 사랑이라고 말할 수있는 것은 단연코 가문과 가문이 원수라서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람들을 대표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빼고는 별로 기억에 남는 사랑은 없다. 허나 '백년후愛'의 와카바야시 가와 하나야기 가의 질긴 인연은 100년이란 시대를 넘어서 계속된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지만 두 가문의 악연은 계속된다. '백년후愛'의 여주인공 아이코의 어머님은 15년 전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그만 급회전 하는 차와 부딪치고 만다. 이 차를 운전하던 사람은 서로 원수인 하나야기 가의 남자다. 아이코의 엄마의 죽음이후 아버지는 자신이 관리하던 사업체도 등한시 하며 술과 도박에 빠져 그만 생활고에 허덕이는 형편에 놓이게 되고 하나야기 가에서 보상금으로 받는 돈으로 생활하다시피 한다.
아이코는 100년 전의 사랑이야기가 쓰여진 '백년 연인'이란 책에 대해 듣고 빠져들게 되고 이 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다 손에 넣게 된다. 100년전에도 원수인 두 가문의 남녀는 사랑에 목숨을 걸게 되고 결국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아이코는 '백년 인연'을 읽으며 책속에 빠져들게 되고 하나야기 가의 아들 슈에게 책에 실린 내용을 듣고서 마음이 흔들린다.
아직은 어리다가 밖에 표현하지 못할 아이코와 슈이지만 두 사람의 만남을 모두들 싫어한다. 슈의 조금 거칠고 의외의 행동에 놀라는 아이코지만 그를 만날수록 빠져들게 되고 어느새 사랑하는 감정까지 갖게 된다. 슈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병과 어린시절 심한 천식으로 고생하던 아이코를 바라보던 자신의 모습.. 여기에 아이코와 그녀의 엄마와의 짧은 추억과 아이코를 바다에서 구해준 사연 등.. 둘의 만남은 예사롭지 않다.
이들을 방해하는 요인은 너무나 많다. 아이코의 언니부터 아내를 잃은 슬픔에 허덕이는 아빠와 아이코를 좋아하는 여자같은 과외선생과 아이코의 동창생 요스케까지... 아이코는 자신이 슈와의 사랑을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너무나 많음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슈 역시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책속에 나온 것처럼 100년을 이어 내려온 두 사람의 사랑이 결실을 맺을지... 이것은 책을 읽은 사람들이 판단해야 할 몫이다. 허나 21세기 일본이지만 아직도 가문끼리 뿌리 깊은 원수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존재할까? 싶은 마음도 들었으며 두사람의 사랑이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하는 마음도 살짝 들었다.
슈가 남긴 글에서 보듯 인생-사랑=죽음 밖에 없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요즘처럼 사랑에 목숨 거는 사람들이 없어지고 있는 세태에서 이웃나라 일본의 이야기지만 사랑으로 죽음을 향해 치닫게 되는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운명이 너무나 안쓰럽게 느껴졌다. 저자 신도 후유키 소설은 처음이다. 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일본 작가의 책을 꽤 많이 읽었지만 이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한 나로서는 개성 강한 작가의 문체를 만나 즐겁게 책을 읽었다.
'사랑'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함과 함께 깊은 상실감과 아픔을 만날 수 있는 책 '백년후愛' 열렬한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100년의 시간을 초월하는 사랑에 대한 대서사시가 담겨져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