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미안해
채복기 지음 / 문이당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 마지막까지 완전한 내 편은 가족 밖에 없다는 말을 한다. 갈수록 물질만능이 팽배해지면서 어느새 가족이란 진정한 의미마저 희미해져고 있는 것이 지금 현실이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부대끼며 살면서 남보다 더 상처 주는 말을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주변에도 볼 수 있고 나역시도 이럴때가 있다. '여보 미안해'는 경제적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 보게 만들어 주는 책으로 책을 읽고나니 가족의 소중함과 함께 답답한 심정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여보 미안해'의 가족들은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나 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평생직장이란 말 자체가 무색해진 것이 한참 되었다.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것 자체만으로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격려해주어야 할 상황에 있다.

 

남들보다 공부 잘하는 아들을 두었던 부모님은 그저 아들내외가 건강하게 잘 살아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 부모님의 죽음을 되돌아보는 아들의 모습은 가슴 한켠에 짠한 마음이 들게 하였다. 주인공 현서는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을 두고 있으며 15년 동안 잘 다니던 직장에서 구조조정의 칼바람으로 인해 명퇴를 하게 된다. 펜대만 굴리던 직장 일과는 다른 일을 찾아보지만 그에게 특별한 기술이 없어 늘 퇴짜를 맞게 된다. 주위의 이목과 식구들에게 멋진 남편과 아버지로 우뚝 서고 싶었던 마음에 시작했던 서바이벌 게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그는 그만 퇴직금과 위로금으로 받은 1억원이란 거금을 날리게 된다.

 

후배만 믿고서 시작한 사업이라 초반부터 어긋났다는 것을 알지만 포기하지 못했던 사업을 접고서 지내던 현서는 아내 민지와 대판 싸우고 집을 나간다. 남편의 가출을 숨기고만 싶었던 아내 민지지만 두 딸이 끈질기게 찾는 아빠의 행방을 결국 실토하고 만다.

 

이야기는 가출한 현서가 알고 있던 사회와 직접 몸으로 부딪친 세상은 천지차이다. 그는 하루하루 견디어내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아내의 고마움을 구구절절히 느끼지만 다시 재기해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민지 역시 화를 참지 못하고 한 싸움으로 남편이 가출을 하자 날이갈수록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남편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민지에게 돌아 온 남편은....

 

사춘기를 겪는 소녀로서의 모습대로 행동하고 투정부리던 큰 딸 다희는 아빠의 가출로 인해서 새삼 아빠의 소중함을 절실히 실감한다. 아빠에게 좀 더 착한 딸이 되지 못했던 것에 깊이 반성하는 다희는 이제는 생활전선에 뛰어들며 힘든 생활을 이끌어 가는 엄마를 위로해주어야 할 형편에 놓이게 된다.

 

먹고 살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던 현서가 가족의 품이 그리워 찾아온 길에서 아내가 보인 행동으로 심한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물론 그가 있었던 사각지대로 인해서 민지는 남편의 존재 자체를 모르지만 이를 모르는 현서는 이제 완전히 자신 혼자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사랑하던 가족으로부터 밀려났다고 생각하는 현서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되고 공감도 가지만 아내와 딸 앞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그의 행동에 화가 난다. 이때 그가 나타났다면 그의 작은 딸이 걸린 급성 폐렴에서...

 

가족의 해체를 보여주는 소설이라 답답한 마음과 함께 마지막에 보여준 현서의 일기는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허나 중간에 현서가 동창생에게 보이는 행동이나 민지 오빠가 살기 위해 보여주는 행동은 불편하고 불쾌한 마음도 들었다. 

 

지금도 어디선가 가족의 붕괴가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현서네 가족처럼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가족이 아닐지라도 가족이 생활고에 허덕여 뿔뿔히 헤어지는 경우는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남의 일이라고만 치부하기엔 소설이 가지고 있는 내용이 너무나 현실적이다. 가족의 중심에 선 아버지의 역활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되고 하숙생이 아닌 가족을 지탱해 주는 기둥으로서의 아버지들에게 힘을 내라는 말과 함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버지와 가족의 소중함과 의미를 되돌아보는 뜻 깊은 시간을 갖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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