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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사랑 이야기
마르탱 파주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사랑은 사람을 행복하게도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만남과 헤어짐이 너무도 쉽고 편한 세상에서 진정한 사랑을 꿈꾸지만 항상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31살의 남자 비르질... 다소 절제된 생활을 하고 우유부단하며 내성적이기도 한 그는 다른 사람과의 깊은 관계에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사랑에 목말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 마르탱 파주는 그의 전작 '나는 어떻게 바보가 되었나'를 통해서 처음으로 만났다. 감각적이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작가로 다양한 직업과 이력을 보이는 그는 현재 프랑스 젊은이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작가라고 한다.
비르질은 특별한 인맥이나 배움이 높지 않지만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능력있는 남자다. 비르질은 한달 전에 우연히 만나 몇번의 만남을 가졌지만 특별한 관계가 아닌 여자 클라라로부터 이별 통보를 전화기 음성메시지를 통해서 듣게 된다. 기존의 그와 사귄 여자들과의 이별에 익숙한 그였지만 클라라로부터의 이별통보는 비르질을 당혹스럽게 만들며 깊은 절망감에 빠지게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찾아간 심리상담사는 오히려 비르질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비르질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혼자 해결 방법을 구상하고 실천하려고 몇년 동안 거주하던 보금자리인 집을 떠나기로 한다. 비르질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특성상 그의 옛여친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곳인데도 그는 전혀 여자친구들의 불평을 무시하고 지나쳤던 곳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자신의 뇌 속에 이상함이 있다고 생각한 비르질은 CT촬영을 통해 오히려 그의 뇌와 신체가 건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를 떠나버린 클라라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하고 그녀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비르질이 사랑하지만 남들과 다른 삶을 사는 부모님에 대한 불편함과 비르질이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여성 모드에 대한 착각과 행동은 그의 성격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나는 어떻게 바보가 되었나'보다 '아마도 사랑이야기'이 더 재밌게 읽었다. 비르질이 보여주는 사랑이란 감정과 행동에 대해 작가만의 유머스러움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의 여동생을 비롯해서 예전보다 요즘은 만남과 헤어짐이 너무나 쉽다. 쉬운만큼 진지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적어졌다고 느끼고 있다. 연애를 하면서도 여동생은 항상 쿨한 모습을 보여준다. 남자친구와의 만남과 헤어짐에 깊은 상처를 받은 모습을 내가 본 적이 없어서 더 그렇게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사랑이야기'은 사랑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과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던 재미있는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