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겐 아무런 자격도 없어
알렉산더 맥시크 지음, 허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살면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절이지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면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시기가 고등학교 시절이다. 대학이란 입시 지옥에서 하루 빨리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다가 고3이 되면 막상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는게 두렵기도하고 한편으론 빨리 지나가 버렸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보다 대학이란 목표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우리의 교육 현실과 다른 파리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선생님(교육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시간이다.

 

난 '죽은 시인의 사회'를 책으로 만나지 못하고 영화로 본 기억이 있다. 입시 위주의 학생들에게 남다른 교육방침으로 학생들의 존경심을 이끌어낸 로빈 월리엄스가 연기한 키팅선생님이 학교를 떠나는 장면에서 학생들이 책상 위에 올라가는 모습이 인상 깊게 기억에 남았는데 '네겐 아무런 자격도 없어'이 죽은 시인의 사회의 뒤를 잇는 감동을 전해주는 책이라는 책표지에 쓰여진 카피만으로도 충분히 이 책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갖게 했다.

 

'네겐 아무런 자격도 없어'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화자는 총 3명이다. 순종적인 삶을 살아가며 자신을 사랑하는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에게 방항심을 가지고 있는 소년 질래드와 남달리 성숙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마리와 고3인 이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는 월이란 선생님이다.

 

윌 실버 선생님이 가르치는 문학 수업 시간은 다른 선생님들의 수업방식과 다르다. 자유로운 토론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수업방식은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그를 좋아하기에 이른다. 틀에 박힌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새로운 관점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실버 선생님을 보면서 질래드는 특히 실버 선생님을 닮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하다.

 

윌은 같은 학교 여교사인 미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녀와의 만남은 그를 편안하게 하지만 학생 부모가 주체한 파티에 갔다가 만나게 된 여학생 마리는 그를 자극한다. 대담한 마리의 접근으로 인해 윌은.... 마리와 단짝 친구인 애리얼에게 털어 놓은 둘만의 비밀로 인해서 윌선생님은 결국 학교를 떠나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데...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느꼈던 감동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고 싶다. 윌 선생님의 수업방식은 키팅 선생님과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느껴졌지만 마음속으로 학생들에게 존경심을 이끌어내는 모습은 닮아 있다. 윌선생님 역시도 한사람의 평범한 인간이다. 학생과의 부적절한 관계나 질래드와 콜린과 마주친 윌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이야기했던 행동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그를 존경하는 질래드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모습은 오히려 인간적이라고 느껴졌다.

 

이상적인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럴 수 없다. 선생님도 실수를 저지르는 연악하고 쓸쓸하며 외로운 한사람일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나온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작품으로 그 시절의 선생님들과 입시로 인해 제대로 된 문학작품 하나 읽기 힘들었던 아쉬움을 달래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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