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하다 죽으리
이수광 지음 / 창해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가끔은 달달한 사랑이야기가 담겨진 로맨스 소설이 읽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워하다 죽으리'는 지독한 순애보적인 사랑을 담고 있어서 지금이야 만나고 싶으면 한걸음에 달려 가는 사랑이 아니라 만나고 싶어도 쉽게 만날 수 없는 이들의 마음이 더 애잔하고 아름답게 다가왔다. 사회적 신분의 차이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사랑을 나눌 수 밖에 없었던 두 사람... 시인 김려와 관기 지연화의 사랑은 비슷한 또래였던 성춘향과 이몽령의 사랑 모습과는 또 다른 애잔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여인 연화의 목숨이 오늘내일 한다는 소식에 마음이 급해진 김려... 김려는 10년의 유배 생활에서 돌아와 자신의 절친한 벗인 김조순에 의해 이제 벼슬길에 오를수도 있는 상황에서 부령에 있는 연화의 마지막을 보기 위해 모든 것을 접고서 연화를 만나러 간다.

 

김려는 연화를 생각하며 수시로 꿈속에서 그녀를 만나게 된다. 연화의 나이 15살때 첫눈에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 김려는 그녀의 집 근처를 서성인다. 연화 역시도 김려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를 강하게 의식하지만 연화가 부령 관기로 있을때 이조참의 이광표를 호랑이 사냥에서 그의 목숨을 구해주자 그는 연화를 소실로 맞아 한양으로 데려와 생활하던 도중에 김려와 만나게 된 것이다. 당시 연화의 부모님의 소원대로 이광표의 소실이 되지만 아직까지 이광표와 육체적 결합이 없었던 연화는....

 

이광표가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연화와의 인연이 끊어지고 연화는 오히려 이로인해 김려와의 미래를 꿈꾸게 되지만 공부를 멀리한다고 생각한 김려의 아버지에 의해서 둘의 만남은... 김려와 연화는 불꽃같은 사랑을 나누지만 사회적 관습에 의해 김려는 가문이 맺어주는 여인과 결혼을 하게 된다. 연화는 자신의 처지를 알기에 투기하지 않으려던 마음은 질투로 인해 심한 상처를 받게된다.

 

결정적으로 둘의 사이를 갈라놓는 사람은 정조 임금이다. 연화에 대한 상소문이 빗발치자 어쩔 수 없이 연화는 부모님이 계신 부령으로 떠나게 되고 김려는 남은 가족들과 생활해야하는 몸이지만 그의 마음은 수시로 연화에게 달려간다. 연화를 향한 김려의 생각과 마음을 볼 수 있으면 연화 역시 김려에 대한 끝나지 않는 해바라기 같은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직 연화의 눈과 마음에는 김려 밖에 없다. 곧 다시 연화를 찾으리라 믿었던 김려는 연화를 보러 오는데 왜 이리 걸렸는지... 연화가 죽음을 목 전에 둔 상황에서야 비로서 그녀를 보러 오는 김려의 행동은 그녀의 사랑이 이제서야 보상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려는 허난설헌과 위강보다 뛰어난 미모와 문장력을 가지고 있는 여인으로 연화를 평가한다. 연화 스스로 자신을 백두산의 맑고 맑은 정기를 받고 2천 년 만에 태어난 여인이란 다소 황당하고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이런 대단한 여인의 사랑을 받은 남자 김려와 연화의 사랑은 저자 이수광에 의해서 더 아름답게 미화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님의 품안에서 눈을 감는 여인 연화의 사랑이 왠지 신파극처럼 느껴지면서도 그 모습에 저절로 눈이 가고 마음이 짠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지금 연화와 김려는 사후 세계에서 여전히 사랑을 나누고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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