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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은 확 끌리는 맛은 없지만 이상하게 중독성이 있다. 그의 작품을 여러권 읽었으며 개중에는 나와 잘 맞는 책도 있었지만 거의 조금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겨우겨우 읽었던 책도 적지 않다.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에 등극되어 있어 내심 읽어야지 읽어야지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다가 드디어 읽게 된 책이다. 기존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에서 느꼈던 재미보다 나는 조금 낫다는 느낌을 받았다.
프랑스의 유명 희극인의 죽음 속에 감추어진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유머를 좋아하던 사람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유명 코미디언 다리우스는 자신의 공연을 성공리에 끝난 후 갑자기 일으킨 심장 발작으로 인해 그만 사망하고 만다. 그의 사망 소식은 프랑스인들의 연일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그를 애도하는 사람들은 많다.
다리우스로 인해서 자신이 가장 힘든 시기에 이겨낼 수 있도록 용기를 얻었던 주간지에서 과학 담당 여기자로 일하는 뤼크레스 넴로드는 그의 죽음이 타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기사를 쓰려고 한다. 자신에게 부족한 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뤼크레스는 자신과 일 한적이 있는 이지도르라는 남자를 끌여 들여 같이 사건을 파헤쳐 보고 싶지만 그는 한사코 거절을 한다.
단순히 공연 후에 박장대소하며 웃은 다음에 죽은 다리우스에 대한 호기심과 그에게 느끼는 남다른 애정 어린 충동으로 시작한 일이 그녀가 다리우스 주변을 조사하면서 서서히 다리우스가 가지고 있던 좋은 이미지의 코미디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다리우스의 건물에서 매주 월요일 밤마다 모이는 비싼 자동차의 유명인들의 모임의 성격은 무엇인지 의문스럽다.
스토리는 여기자 뤼크레스가 다리우스 사건을 조사하는 방식과 그 중간에 웃음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가상의 유머 백과 대전이란 텍스트가 있다. 웃음의 시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갈수록 의문점만 늘어가는데..... 분명 이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전작보다 재밌다.
유머라는 것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유머가 처음 생겨 기록된 내용들이 전혀 유머스럽지 않다는 느낌에 조금은 황당 했지만 유머를 만들어 내고 여러사람들에게 알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뤼크레스가 소녀시절 힘든 시기를 겪게 만든 장본인인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되면서 '웃음 1'은 끝이 난다. 갑자기 뤼크레스가 무서워 자취를 감춘 그녀가 어떻게 이런 무시무시한 게임을 벌이는 곳에 나타나게 되었는지 그녀의 인생 또한 궁금하며 오래간만에 친구와의 재회가 뤼크레스에게 어떤 심리적 변화를 줄지 '웃음 2'권이 기대되게 한다.
웃음이란 소재를 가지고 기발한 상상력을 덧붙여 멋진 작품으로 만들어낸 베르나르 베르베르... 박진감 넘치는 긴장감은 없어도 스토리가 가지고 있는 흡입력은 좋다는 생각을 한 책이다. 웃음이 가진 치명적 약점이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해지며 빨리 2권을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