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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 1 - 고향편 ㅣ 청춘의 문 1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박현미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멋진 작품을 만났다. '청춘의 문'의 저자 이츠키 히로유키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책 표지에 쓰여 있는 글들이 우선 눈에 띈다. 일본 출판 사상 최고의 기록을 세웠으며 초판만 100만부를 발행하고 이제까지 총 발행부수가 2,200만 부를 돌파했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출판업계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내가 읽어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청춘의 문 1 (고향편)'은 주인공 이부키 신스케가 기억하는 5살 시절부터 대학을 진학하기 전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부키 신스케에 이야기 하기 전에 우선 그의 몸에 흐르고 있는 피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 피는 성격보다는 풍토 속에서 전해져 온 일종의 기질과도 같다고 말하며 이 기질은 지쿠호를 관통하여 흐르고 있는 온가강의 강줄기를 따라 탄광지대 남자들이 가진 '강사람 기질'이다.
이부키 신스케의 아버지 주조는 탄광지대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름이 높다. 어린 시절부터 탄광에서 일하며 지낸 주조는 어린애라고 취급 받는 것이 싫어 등에 문신을 새기기로 한다. 어릴적 꿈속에 나타나 주조를 무서움에 떨게 했던 '거미줄 타고 내려오는 거미'를 떠올리며 붉은 거미를 문신으로 새긴 그가 석탄산에서 일어난 다이너마이트 사건으로 경찰들의 무시무시하고 온갖 종류의 고문 앞에서도 결코 자백을 하지 않은 모습으로 사람들을 입을 타고 전설로 남게 되었다. 주조의 부하로 있던 조선인 남자에 의해 이웃 광산의 광부들과 큰 싸움이 일어나며 업친데 겹친 격으로 조주의 아내 다에를 사이에 두고 싸우던 야쿠자 남자까지 개입하며 그는 결국 죽음에 이른다.
이부키 신스케의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 한밤중 자신을 사이에 두고 아버지 주조와 자신에게는 계모인 다에와 일어난 일로 생각하기 싫은 감정보다는 셋을 묶어주는 끈 역활을 하게 된다. 계모에 대한 신스케의 감정은 복잡하다. 어머니로서보다 여자라는 강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여장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다에에게 느끼는 감정이 신스케를 좋아하고 따르는 소녀 오리에를 통해 여자에 대한 호기심을 발산하기도 한다.
신스케는 자신 또래의 친구들과 모여서 벌인 남자답지 못한 싸움을 하기도하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찾아간 조선인들이 몰려 사는 마을에서 만난 남자로 인해 계모 다에의 얼굴에 웃음 꽃이 피는 것이 싫다. 아버지 주조에 의해 다에를 뺏긴 야쿠자 우두머리 남자 류고로의 등장은 신스케를 오토바이에 빠지게 하고 남자의 세계로 이끌기도 한다.
성장 과정중에 빼 놓을 수 없는 성에 대한 고민도 있고 조선인들의 삶, 세계 2차 대전이란 전쟁과 소년이 아닌 청년으로 자라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이성에게 가는 감정에 대한 신스케의 솔직한 심정을 볼 수 있다. 어머니 다에의 죽음으로 고향을 떠나 대학생으로 혼자 살아 보려는 신스케의 앞날은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자신이 한때 좋아했던 선생님과의 10년 후 재회에서 어떤 모습일지.. 자신을 좋아하는 오리에에 대한 감정은 이대로 끝인지... 야쿠자 류고로와의 인연은 이대로 끝이날지... '청춘의 문' 2편에 대한 기대를 한층 고조시키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강하면서도 시종일관 흡입력 있는 문체를 자랑하는 저자 이츠키 히로유키로 인해서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다. 좋아하는 작가인 '조정래'님의 글과 느낌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잠시 받기도 했으며 주인공 신스케를 통해서 한명의 남자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으며 한편의 대하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