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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의 미스터리 클럽
구지라 도이치로 지음, 박지현 옮김 / 살림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셜록홈즈보다 뤼팽보다 더 사건 해결을 잘 하는 여자를 만났다. 이제 겨우 20살인 그녀는 단한번도 사건 현장에 가는 일 없이 듣는 이야기만으로 사건을 추리하고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 준다. 완벽한 알리바이마저도 무색하게 만드는 그녀의 추리는 우리가 익히 알고 동화 속 숨은 진실?을 파헤쳐 들려주며 사건과 교묘히 어울리며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이야기는 경시청에서 근무하는 형사 구도씨에 위해서 이루어진다.
시부야에 위치해 있으면 니혼슈(일본의 전통 술)만 취급하는 전문 '바'에 금요일 저녁에 모여 술을 마시는 세 남자가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마스터와 경시청에서 근무하는 형사 구도씨는 마흔 두살로 동갑이다. 여기에 술을 못하지만 금요일만 되면 비싼 물(심해수)를 마시러 오는 남자 야마구치.... 이 세사람은 술과 물을 마시며 구도씨가 알고 있는 미해결 사건에 대해 묻고 듣기를 하던 중.. 바의 구석에 앉아 있던 미모의 여자인 사쿠라가와 하루코가 사건에 대한 진짜 범인을 알려준다. 그녀는 대학에서 메르헨(서양 옛날 이야기)를 전공한다. 사쿠라가와양은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조작된 알리바이가 어떤 것인지 알려주며 그녀가 떠남과 동시에 바의 주인인 마스터는 벽에 쥐가 내는 소리가 들린다며 잠 속으로 빠져든다.
금요일 밤마다 바를 찾는 구도씨와 야마구치씨.. 여기에 마스터와 사쿠라가와 양이 합세해서 구도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토대로 대화를 나누며 사건을 추리해 나가는데.. 항상 결정적인 해답은 사쿠라가와가 사건 속에 감추어진 트릭을 서양의 고전 동화책의 내용을 빌어 알려주며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사쿠라가와의 도움으로 사건 해결에 공을 받아 경시청에서 상을 받지만 항상 직장을 그만두고 싶어하는 구도와 술을 못마시면서도 꼭꼭 바를 찾는 야마구치... 두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마스터와 메르헨 문학을 전공하는 사쿠라가와.. 네 사람은 잡담을 나누듯 사건 이야기를 나누고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기존의 살인 사건이 가지고 있는 어둡고 끔찍한 이미지보다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어릴적부터 읽었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잠자는 숲속의 공주, 헨젤과 그레텔 등을 이용해서 동화가 쓰여진 당시의 시대상을 토대로 재해석한 부분이 아주 재밌게 느껴졌으며 단막처럼 연결되어 있는 사건이 주는 재미가 떨어지는 것을 그나마 막아주는 역활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꼬마 요정과 구둣방 할아버지의 비밀' 편에서 밝혀지는 금요일 밤의 자연스런 모임의 진실을 통해서 이들은 한동안 만나지 못할 것이란게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평소에 일본 술을 별로 마시지 않고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책속에서 일본 술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 나중에 일본에 간다면 마셔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추리소설이며 아주 재미가 떨어지는 책이 아니라고 먼저 말하고 싶다. 9개의 단락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책을 계속해서 읽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으며 나름 재밌다고 느낀 추리소설이다. 다만 현장에 가지도 않고 사건을 해결하는 사쿠라가와 같은 사람이 진짜 있다면 그 많은 형사들은 도대체 뭐하고 있는 것인지... 잠시 웃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