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 호스
마이클 모퍼고 지음, 김민석 옮김 / 풀빛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대부분의 책들은 인간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이끌어 간다. 간혹 고양이나 강아지가 이야기를 끌어 가는 경우는 있지만 그럴때는 감동을 주기 보다는 흥미 위주의 이야기인데 '워 호스'의 주인공 조이는 붉은 갈귀를 가지고 있으며 코잔등에 십자가 표시와 말 뒷꿈치에 흰색 선이 3개나 가지고 있는 타고난 멋진 말이다.

 

태어난지 여섯 달 밖에 되지 않는 망아지를 자신이 싫어하는 동료가 그 망아지를 사려던 것을 보고서 술이 취한 상태에서 질 수 없다는 오기가 발동해서 결국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오지만 술에서 깨어남과 동시에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일 잘하는 말로 키우기로 결심하는 말의 주인 남자... 남자의 열세살의 어린 아들 앨버트는 말의 진가를 한눈에 알아보며 자신의 말로 키우기로 결심하고 말에게 이야기를 건네며 서로의 마음을 알아간다.

 

앨버트는 말에게 조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틈날 때마다 조이를 보러 마구간으로 가며 앨버트와 조이는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된다. 앨버트의 아버지의 강압적인 태도에 의해 조이는 농사일을 거들기도 하고 이런 조이를 보며 앨버트는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에 틈만나면 조이를 데리고 초원을 누비고 다닌다.

 

나라 전체에 퍼진 어수선한 분위기를 느끼지만 일상의 생활을 하던 앨버트네 가족은 결국 세계 1차 대전으로 인해 총체적인 어려움을 느낀 앨버트의 아버지는 조이를 몰래 프랑스로 떠나는 군대에 팔려고한다. 자신에게 일을 시킨 아버지의 목적을 알게 된 앨버트는 급히 조이를 찾아가지만 이미 늦었음을 알게 된다. 자신도 조이와 함께 전쟁에 나가려고 하지만 열 다섯 살의 나이로 인해 거절 당하는데....

 

무서운 전쟁 속에서도 조이는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 몸으로 느끼고 생각하게 한다. 자신을 위해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전쟁이 가지고 있는 끔찍한 일들을 보면서 그는 점점 더 앨버트를 그리워하게 되는데.... 전쟁 속에서 예상치 못하게 조이는 독일 군대의 말에 편입되기도 하고 그 와중에 부상을 입어 프랑스 농부의 집에서 자신을 사랑해주고 돌봐주는 어린 소녀와 새로운 정을 쌓아간다.

 

막바지에 이른 전쟁 속에서 독일 장교는 기꺼이 조이를 농부에게 양보하고 길을 떠나지만 또 다른 독일군대의 장교에 의해서 조이는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간다. 인간들의 욕심에 의해서 일어난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되는 마을의 모습이나 어쩔 수 없이 전쟁 속에 있지만 자신의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는 희망을 놓지 않는 군인들과 수많은 생명들이 끔찍한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을 조이는 보게 된다. 조이가 걸어다니던 전쟁 길에는 무수한 시체를 보며 전쟁이 주는 참상과 조이를 향한 앨버트의 사랑이 결국 두 사람을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재회를 하게 하는데...

 

사람이아니고 말이 주인공으로 나오다보니 지나치게 감정적인 부분은 철저하게 배제되어 나타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전쟁이 주는 무서움이나 끔찍함, 잔혹성이 안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아군도 아니고 적군도 아닌 조이의 입장은 전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전쟁이 일어나면 누구나 어렵고 힘들지만 그중에서도 여자와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금도 세계 여러 나라는 전쟁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 와중에 많은 여자와 어린이들이 죽거나 고아로 살아간다. 언제쯤 이 모든 전쟁이 끝이날지 알 수도 없다. 그래서 더욱 전쟁이 주는 참상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저자 마이클 모퍼고의 책은 처음 접했다. 저자가 영국 왕실의 상을 비롯해서 여러개의 권위 있는 상들을 받았고 책도 100여권이나 쓴 아동문학가로 유명하며 책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쓰는 걸로 정평이 나 있으며 '워 호스'는 이미 연극계는 물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2012년 골든 글로브 최우수 작품상에 올라 있는 작품이라는데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 들어 온다면 조이가 아닌 앨버트의 시선으로 바뀌겠지만 책과 영화를 비교해보며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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