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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
홍수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달달한 로맨스 소설을 읽으면 왠지 기분이 좋다. 중.고등학교때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특별히 풀 줄을 몰라 단짝 친구랑 둘이서 하이틴 만화와 하이틴 로맨스 소설을 빌려서 번갈아 가며 읽었으며 간혹 교과서를 방패 삼아 읽은 적도 있었다. 로맨스 소설에 나오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완벽한 외모에 능력과 재력도 겸비하고 있으면서도 여자의 외모와 재력.. 기타의 조건들에 상관없이 여자를 향한 일편단심 사랑을 주는지 이런 남자 주인공들로 인해서 신데렐라 꿈에 저절로 빠져들게 되며 환상아닌 환상을 가지게 되지만 읽을수록 이런 남자는 정녕 없는 것인가?하는 살짝 실의에 빠지기도 한다.
정우와 인영은 각자의 가정이 가지고 있는 조건들로 인해서 어릴적부터 왕래가 빈번하며 사이좋게 남매처럼 자라게 된다. 29살 완전한 어른으로 성장한 이들이 청소년 시절에 만들어 놓은 친구로서의 맹세를 담아 써 놓은 글처럼 서로에게 평생의 우정을 나누는 친구로 지내고 싶지만 이것이 어디 생각처럼 쉬운 일인가?
둘이는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인영은 평생 바쁜 직장 생활로 인해 가정보다는 사회 생활만 한 아버지를 따라 같은 회사에 직장을 잡고 정우 역시 항상 놀면서도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며 인영과 같은 회사 감사팀에 다니고 있다. 인영도 힘들기로 유명한 감사팀으로 새로이 발령을 받게 되고 정우와 함께 출장 길에 오르는데...
'사랑과 우정사이'란 노래가 있다. 친구도 아니고 연인도 아닌.. 애매모한 관계.. 인영과 정우가 보여주는 관계가 딱 이렇다. 주위 사람들은 둘의 사이를 느끼지만 정작 두사람은 서로에게 선을 그어 놓고 넘어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폐증세를 보이는 정우의 형에게 정상인처럼 생각하며 도와주는 인영이를 보며 정우는 어릴적부터 인영이 이뼈 보이는 것을 멀리하려고만 노력한다. 한발자욱 다가서면 자신을 주체하지 못할까봐 겁내는 정우와 남다른 멋진 몸매와 카리스마를 가지고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잘생긴 정우... 주위에 널려 있는 여자만큼의 매력도 없다고 생각하는 인영... 그동안 흔하게 봐왔던 캐릭터의 모습 그대로다.
20년의 세월만큼 정우와 인영이 쌓아 온 세월 속에는 기쁨과 즐거움, 설레임과 쓸쓸함, 고독과 외로움 등이 공존한다. 서로를 바라보는 두사람이 어떤 식으로 삶을 살아갈지.. 결혼과 함께 이들 역시도 평범한 부부의 모습이 보일지... 사랑이 이루어지는 과정뿐만아니라 실생활의 삶의 모습을 담은 결혼 후의 모습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며 달달한 로맨스 소설이 주는 매력에 잠시 빠졌던 시간이였다.
정우와 같은 멋진 남자들은 다 어디에 있는지.. 나이를 먹어도 여잔 여자라 이런 남자를 보면 저절로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까? 싶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