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 250년 만에 쓰는 사도세자의 묘지명, 개정판
이덕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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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항상 승자에 의해서 쓰여지고 전해진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역사 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알기는 쉽지 않은데 그 중에서 특히 '사도세자'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많은 부분 왜곡되어 진 것이 사도세자의 아내인 헤경궁 홍씨가 쓴 '한중록'에 의한 것이라니... 집권층에 의해 아내와 아버지 영조 임금 모두에게 버림 받은 사도세자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사도세자가 꿈꾼나라'의 저자 이덕일씨는 사도세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들어가는 글에서는 일반 책에서 머리글에서 보는 것보다 많은 페이지를 활애하고 있다. 서울대 국문과 교수 정병설씨의 글에 대한 반박글을 내 자세히 써 놓는다.

 

왜 혜경궁 홍씨는 남편인 사도세자에 대한 글을 제대로 기록하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미우나고우나 자신의 신랑인데 무슨 이유인가 궁금했다. 자신의 남편보다 가문을 먼저 생각한 혜경궁 홍씨... 그녀의 집안은 뼈대 깊은 가문이지만 혜경궁 홍씨가 어린 나이에 세자빈에 오를때까지 그의 아버지는 과거에도 급제하지 못했었다. 궁으로 떠나는 딸에게 자신을 잊지 말라는 언질을 주는 아버지... 며느리의 아비를 생각해서 과거가 치러지고 드디어 급제한 혜경궁 홍씨의 아버지는 요즘말로 초고속 승진을 하기에 이른다.

 

영조가 42살의 늦은 나이에 귀하게 얻은 아들이 사도세자다. 사도세자가 탄생하였을때 영조는 비로서 순수하게 삼종의 혈맥으로 이어진 그의 자식이 자랑스러웠다. 유달리 유아때부터 영특함을 자랑한 사도세자... 아버지 영조의 변덕스런 마음으로 요즘 유치원에 다닐 나이에 사도세자는 정치를 몸소 느껴야했다.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인식하기도 전에 얼마나 힘들고 어렵고 무서운 일인지 느꼈을거라 생각한다.

 

영조 임금은 자신을 둘러싼 두가지 컴플렉스 속에서 항상 마음속에 무거운 짐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간다. 대권에 야망을 가졌기에 경종을 두려워하고 없애려던 노론을 등에 업고 임금에 자리에 오른 영조 임금... 누구보다 권력이 주는 무서움을 알기에 아들 사도세자가 15살에 대리청정을 맡겼어도 수시로 사도세자의 마음을 떠보게 된다.

 

아버지 영조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는 사도세자지만 노론보다는 소론 사람들과 더 잘 어울리고 문보다는 무에 능한것이 화근이 된다.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 임금이 있을때에 쓰여진 한중록과 정조 임금 죽음 이후에 쓰여진 한중록이 차이가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버지에 대한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정조 임금으로 인해 집안이 풍지박살 날 것을 식음을 전폐하며 몸으로 막아낸 혜경궁 홍씨... 그녀는 역사의 진실을 이렇게 바뀌어도 좋을만큼 자신의 가문을 생각하고 진실을 바꾼다.

 

임금을 갈아 치울 정도로 막강한 힘을 발휘한 노론에 의해서 조선의 역사는 계속 휘들린다. 한중록에서는 광증과 아버지 영조임금과의 마찰로 뒤주 속에서 죽음을 맞이 했다는 사도세자.. 그는 아버지 영조임금과 아내 혜경궁 홍씨 집안 사람들인 노론에 의해서 사라진 것이다. 어릴적부터 남달리 영특한 사도세자가 제대로 왕의 자리에 앉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누구보다 효종임금을 흠모하며 그와 비슷한 성향을 자랑하던 사도세자가 정상적으로 왕의에 올라 효종임금의 뜻이며 자신의 바램인 북벌의 꿈을 이어받아 사도세자가 북벌의 기초를 다지면 정조 임금이 북벌을 해내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도 살짝 든다.

 

한동안 인문학 서적을 별로 보지 않았다. '사도세자가 꿈꾼나라'를 읽으며 인문학 서적이 주는 재미를 새삼스럽게 느꼈으며 서점가에 나온 다른 인문학 서적들도 챙겨 읽고 싶어졌다. 한동안 사도세자가 등장하는 드라마가 몇편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를 보면서 사도세자가 가지고 있는 병에 대해 의문을 품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은 한가한 날의 기록인지 후세 사람들이 남편 사도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혜경궁 홍씨의  ‘피눈물의 기록’이라는 의미의 '읍혈록'이라고도 불리는데 책을 읽다보면 어느쪽이 진실인지 저절로 알게 된다. 뒤주 안에서 8일 동안 물 한모금 마시지 못하고 죽음을 맞게 된 사도세자.. 그 고통이 어떠했을까 싶은게 마음이 아팠다.

 

'사도세자가 꿈꾼나라'를 쓴 저자 이덕일씨는 우리의 왜곡된 역사를 복원해 내어 화제를 일으켰다고 한다. 그의 전작 '윤휴와 침묵의 제국'을 읽은적이 있는데 그가 펴낸 다른 인문학 서적들이 궁금해졌으며 이와 함께 저자 이덕일씨가 비판한 정병설 교수님이 쓴 책에는 사도세자를 어떻게 다루었는지 궁금해져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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