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평전 : 시대공감
최열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미술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는 만큼 미술 전시회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될 수 있으며 많이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박수근이란 화가의 작품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게 보았지만 이분의 그림을 보면서 참 소박하고 순박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투박한듯 하면서도 그 속에 섬세함이 묻어나는 그림.. 그림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도 왠지 처음 보면서도 정감이 가고 좋은 느낌을 받게 만드는 박수근님의 그림이다.

 

'박수근 평전 시대공감'은 박수근님의 그림 이야기뿐만아니라 박수근님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진 책이다. 강원도 양구에서 내리 딸만 있던 집안의 귀한 첫 아들...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서 아들보다는 딸을 선호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때에도 여전히 남아선호사상이 뿌리 깊어 당연히 시댁 식구를 비롯 맘 고생한 박수근님의 어머님의 기쁨이 느껴진다.

 

박수근님은 보통 학교를 다닐때부터 교장선생님의 남다른 인정을 받을 정도로 그림에 뛰어난 솜씨를 발휘한다. 일부러 박수님의 집을 찾아 미술용품을 선물할 정도로 아꼈지만 급격하게 기울어진 집안 형편상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파벌싸움이 유달리 비하다. 박수근님이 정규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만이 터득한 화풍으로 그린 그림들은 박수근님보다 어린 화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속해 있는 대전에서 제대로 평가 받기가 힘들었다. 박수근님은 가난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화가로서 자신만의 길을 향해 노력하고 그 속에서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예술적으로 높은 표현을 이루어낸 화가다.

 

해마다 미술대전에 작품을 출품하고 입선을 여러번 거둔 뒤에 특선이란 영광으로 인정 받았지만 바로 다음해에 출품한 작품이 입선에 그치는 것에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싶었으며 이런 그가 출품을 중단하자 심사위원에 뽑히는 일은 아이러니하다.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인정을 받고 초대작가 명단에 더 많이 올랐던 박수근님... 예술세계의 학벌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하게 한다.

 

평생의 반려자인 아내를 만난 사연은 낭만을 느끼게 해주었으며 두 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탄생과 죽음, 또 다른 생명의 탄생과 전쟁으로 인해 헤어져있던 2년의 시간 등.. 화가로서 박수근님만 아니라 남자로서 자식으로 아버지로 남편으로 그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여러번의 덧칠을 통해 '화강암 질감'이라고 불리는 박수님의 거친 화풍은 투박한 질감 속에서도 따뜻하고 온화하며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지는 그림들은 박수근님의 뛰어난 감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평생을 그림 속에서 살았던 박수근님.. 그에 대해 전부를 알 수는 없겠지만 '박수근 평전 시대공감'을 통해 어느정도 박수근님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떻게 화가의 길을 걸어오셨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내가 보았던 박수근님의 그림들뿐만아니라 책을 통해 많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으며 이중섭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화가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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