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 下 - 신화적 상상력으로 재현한 천 년의 드라마
스티븐 세일러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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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니 어느새 클레오파트라가 나오기 시작한다. 헌데 분명히 남근 형상의 신 '파스키누스'는 로마의 유서 깊은 가문 둘 중 하나인 포티티우스의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오다가 친척이자 라이벌 관계의 또 다른 가문인 피니리우스 가문으로 넘어가 있었다. 아무생각없이  읽다가 다시 책 앞의 계보를 다시 보게 된다.

 

쌍둥이 형제의 형 레물루스에 의해서 처음 생겨난 로마제국.. 이후 1,000년의 시간동안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로마가 생기기 전부터 뿌리를 내리던 두 가문 포티티우스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하고 피나리우스 가문은 겨우겨우 명맥을 유지할 뿐이다.

 

로마 上권에서는 시대를 건너 뛰는 이야기를 보여주기도하지만 로마 下권에서는 할아버지에서 손자에게 주로 물러주는 형식으로 시대의 간격이 현저히 적다. 上권의 마지막에서 자신의 성인식에서 흐뭇한 미소를 보여주는 신녀와 노예의 모습을 의아하게 여기는 카이소... 그의 모습을 본 포티티우스 가문을 이끌던 남자에 의해서 자신의 뿌리가 어디인지 불안감을 느끼던 카이소는 남자의 요구대로 돈을 주며 그를 독살한다. 남자의 아들이 찾아오고 그가 아는 것이 없다는 것에 안심한 카이소는 포티티우스 남자와 편안한 관계를 유지한다.

 

이후 다리를 저는 후대의 카이소는 극작가로서 뛰어난 솜씨를 당시 모든 로마인의 사랑을 받는 남자와 돈톡한 우정을 나눈다. 카이소는 결혼 자체를 포기하던 중에 전쟁중에 우연히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으로 늦은 결혼을 하고 딸 아이를 얻게 된다. 로마를 궁지로 몰아 넣었던 한니발과 같은날 로마의 영웅이며 카이소의 절친 역시 죽음을 맞게 된다. 카이소 역시 자신이 아끼던 노예에 의해서 살해되기 직전에 자살을 한다. 전쟁으로 인해 로마인들은 점점 생활이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여전히 집권층은 권력다툼이 이어진다.

 

남근 형상의 신인 파스키누스의 모양도 점점 알아보기 힘들어지며 카이소이후에 딸을 거쳐 피나리우스 가문의 자손에게 이어지게 된다. 정치적으로 극단주의로 치닫는 클라우디우수스가 사람들과 영웅이며 독재자인 술라에 의해 루키우스 피나리우스는 곤경에 처하게 된다. 정치적으로 위기에 몰린 남동생을 끔찍히도 아끼는 루키우스의 아내로 인해 처남 대신에 그들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이별을 하게 되고 그의 아들 역시도 다른 남자의 아이로 자라게 된다.

 

로마인으로의 명예를 잃은 루키우스의 자포자기 삶과 매형이 자신으로 인해 겪게된 아픔을 그의 자손에게 이야기는 처남.. 이 남자는 나중에 로마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게 된다. 자손인 루키우스가 만나본 이집트의 젊은 25살의 클레오파트라와 그녀를 사랑한 두 남자.. 그녀를 잡아 로마 시민들 앞에서 힘을 보여주려던 옥타비우스까지....

 

로마 上, 下는 분명 읽는데 조금은 힘든 책이다. 소설 형식을 빌어 써내려 갔지만 술술 읽혀질 정도로 재밌다는 느낌은 덜 받는다. 허나 로마의 유서깊은 두 가문의 자손들을 따라가다보면 로마 천년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책은 서민들이 힘들게 생활하는 고초보다는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쓰여져 있다. 그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두 가문의 자손들은 휩쓸릴 수 밖에 없었고 때로는 거기에 기꺼이 동참할 때도 있었다.

 

책은 기대를 많이 하고 보는 것보다는 로마에 대한 소설책이라는 느낌을 가지고 보면 충분히 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나역시도 로마 上권의 초입부분이 흥미로워 재밌게 읽다가 어느순간부터 조금씩 책이 한동안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아 힘들었는데 읽다보면 어느새 책 속에 빠져서 읽는 나 자신을 볼 수 있었다.

 

로마가 생기기 이전의 모습부터 기원전 1년까지의 모습은 로마의 모든 역사를 알기에 두권의 책으로는 충분하지 않은데 저자 스티븐 세일러로 인해서 이것이 가능하게 만든다. 로마사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나 영웅담을 좀 더 재밌게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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