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 살아가는 힘
시바타 도요 지음, 채숙향 옮김, 문서빈 사진 / 지식여행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세월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얼굴에서 한없이 포근하고 인자한 웃음을 보이시는 100세 할머니를 보게 되었다. 작년 99세의 나이로 일본에서 150만 부를 판매하며 베스트셀러의 책 '약해지지 마'를 출간하고 일년 여 조금 넘은 지금 다시 또 한권의 책을 세상에 내 놓으셨다. 

 

요즘은 인생이 60부터가 아니라 7-80부터라고 말한다. 그만큼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졌지만 온전히 자신의 삶을 즐기며 행복하고 즐겁게 생활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될까? 생각처럼 많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도 장수하는 노인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일본은 세계에서 대표적인 장수 국가다. 아무리 장수 국가라고해도 100살 넘으신 노인분들은 많지 않으며 그중에서도 저자 시바타 도요님처럼 정정하시며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힘차게 일하시는 분은 적을거 같다.

 

'100세 살아가는 힘'에서는 많은 글이 담겨져 있지 않다. 저자 시바타 도요의 인생을 짧은 글로서 알려주고 있는 대목이 특히 인상 깊었고 좋았다. 결코 평탄한 삶을 살지 못했던 저자가 세상을 보는 눈은 너무나 아름답다. 자신의 삶이 항상 걱정거리가 가득했고 부침도 심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가난한 살림을 위해서 어머니를 도와주는 일부터 시작해서 100살 까지 정신없이 살아오셨다. 남의 집 살이도 해보고 이혼의 아픔도 경험해 보았으며 재혼한 남편과 아들도 낳고 행복하며 알뜰하고 부지런히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했던 저자.. 그녀는 갑자기 쓰러져 치매에 걸려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남편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며 남편을 보살폈지만 임종을 지켜보지는 못하였다.

 

부지런 하신거야 옛날분이시니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배움에 있어서 남다른 욕망도 있으셨다고 느꼈다. 무용 선생님의 기모노를 25년간 바느질해주다가 72세가 넘어 무용을 시작했다는 이야기에 용기가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펴내기 위해 아들과 서로 격렬하게 의견을 교환하며 시를 쓰는 저자 시바타 도요씨의 모습이 저절로 상상이 떠올라 존경스럽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녀의 시는 너무나 쉬운 말로 되어 있어 공감이 저절로 일어난다. 저자 스스로도 어려운 말보다는 쉬운 말로 쓰기를 원했고 모든 시가 저자의 일이고 느낀점이라 더더욱 그런 마음이 들었던거 같다. 그녀의 시 100세에는 저자 자신의 삶을 시로써 축소해 놓았으며 마음의 노래에서는 짤막한 글로서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것을 기록해 둔 것이 평소 긁적거리는 나의 낙서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편안한 느낌의 다양한 사진들과 저자의 인생을 담아낸 시는 저자가 100살이라는 나이에 맞지 않게 재미와 유머를 가지고 계신 분이란걸 느끼게 된다. 젊어서는 하루하루 일상의 소중함을 모르다가 어느순간부터 나이들어간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갖게 되고 시간이 천천히 흘려가기를 바라게 된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기를 바라는 것보다 오늘 하루 나의 생활이 어떤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저자를 만나 반성하게 된다.

 

부디 내년에도 지금처럼 정정하시고 건강하게 멋진 작품을 또 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멋진 미사여구가 없어도  공감이 되는 시를 만나 즐거운 시간이였는데 100살의 나이에도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진 책이라 그런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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