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황제 - 조선 마지막 황제 순종의 도쿄 방문기
박영규 지음 / 살림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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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에 비해서 순종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저자 박영규님의 말처럼 황제였지만 단 한번도 황제였던 적이 없는 사람이라는 정도 밖에 모른다. 순종..1874년 고종과 명성황후의 이남으로 태어나 1875년에 왕세자로 책봉되었다. 1895년에 어머니이며 순종.. 이척의 든든한 버팀목이였던 어머니 명성황후가 할아버지와 일본군이 이끄는 무리에게 경복궁에서 암살되어 불에 태어졌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아버지 고종과 함께 일본인들과 일본에 협조하는 사람들과 함께 덕수궁에서 감금당해 생활한다.

 

매국노에 의해서 평소 커피를 즐기던 고종과 황태자 이척이 마시는 커피에 다량의 아편이 함유된 것을 고종은 맛이 이상해서 뱉어지만 순종은 그만 커피를 마셔 그로인해 치아를 모두 상실하고 의치를 해야하는 고통을 맛보기도 했다.

 

친일파와 일본에 의해서 고종은 왕우ㅣ를 아들 이척에게 물러주게 된다. 이척이 왕의 자리에 오르면서 순종의 이복동생인 유길(영친왕)을 아버지 고종의 뜻에 따라 황태자로 책봉하게 되고 어린 나이에 유길은 일본에 볼모로 가며 그곳에서 일본의 선진문물을 보고 교육을 받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일본인의 시각을 가지게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일본의 끈질긴 요구에 의해 결국 일본 황제를 만나러 순종은 길을 떠난다. 항상 겁 많고 두려움에 사로잡힌 순종은 자신을 돌보아주는 친일파들에 둘러싸여 숨쉬기도 힘들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도 없고 살아도 산거 같지 않게 살았던 순종.. 그는 아버지 고종이 어떻게든 살아남아 나라를 다시 되찾고 백성을 돌보아야한다는 말을 굳게 믿으며 비굴하지만 일본인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며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길위의 황제'는 일본으로 길을 떠나는 비운의 마지막 황제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동안 역사속에서 순종황제처럼 철저하게 외면 받아왔던 인물은 드물거라 생각한다. 어릴적부터 서슬퍼런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싸움을 비롯 수많은 권력의 이면에 있는 모습들을 목격하면서 순종은 자신을 굳건히 다잡기 보다는 스스로 고개 숙이며 숨죽이며 살아간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고 정붙일데도 없다. 순종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력들의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도 그가 가진 고뇌와 고독, 아픔등 위태롭고 불안한 순종의 숨겨진 삶에 대해 알수 있는 시간이였다.

 

1910년 대한제국을 한일합방으로 이끄는데 결정적 역활을 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서 죽게 한 안중근 의사에 대한 순종의 복잡한 심정을 볼 수 있다. 자신은 끝까지 한일합방 조약에 결코 서명하지 않으려던 것을 매국노 이완용에 의해서 이루어진 일이지만 이 일은 조선왕조가 더이상 존재하지 못하는 일이 된다.

 

미처 몰랐던 순종에 대해 조금은 알수 있었으며 그의 삶이 너무나 안타깝게 다가온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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