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길 1 - 노몬한의 조선인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의 아픈 역사인 일제강점기때 수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일본군으로 강제징집되어 전쟁터로 끌려갔다. 그들 중에 사연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모두다 가슴 속에 남모를 아픔을 가지고 전쟁터에서 오직 살기 위해 적을 죽여야하는 상황에 놓인다.

 

실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저자 이재익님은 자신만의 개성 있는 문체로 감동적인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 책의 소재는 저자가 PD로 근무하던 시절에 탈북자와 관련된 특집 프로그램을 기획, 취재했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호스피스 병동에 있는 폐암 말기 선고를 받은 노인 한분이 일가족을 전부 데리고 탈북하다 다른 가족들은 모두 사망하고 혼자 남게 된 사연이 저자의 촉을 자극하고 성공할거란 감을 잡고 노인분의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마침내 노인분의 사연을 들으려던 계획과는 다르게 노인분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8살을 앞둔 김건우는 아버지와 살고 있다. 아버지 김길수는 아내와 헤어진 후 살던 곳을 떠나 낯선 타향에 정착하며 대장쟁이로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8살 아들의 생일날 선물할 나무피리를 가지고 집에 가던 도중에 일본군 스키타 대위에 의해서 군대에 끌려 만주로 떠나게 된다. 조선인이면서 가난한 조국을 버리고 성공을 잡고자 일본에 충성하는 스기타.. 그는 김길수와 끈질긴 악연이 이어지는 인물이다.

 

김길수와 같은 부대에 있는 사람들의 모인 사연도 다양하다. 길수의 마음을 끄는 제일 어린 열네살 영수는 모든 것이 두렵기만하다. 스기타의 증오 어린 눈길을 받으며 여러번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길수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일본군에 자원 입대한 박정대, 음악을 하고 싶은데 돈이 필요해서 들어온 짜보 등등...

 

길수는 정신을 가다듬고 아들에게 돌아가기 위해서 끊임없이 체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김길수는 아내 월화가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을 두고 독립운동을 하는 양아버지처럼 따르던 남자의 소식을 듣고 떠난 것을 용서 할 수가 없다. 동북인민항일연군 산하 조선인 부대의 작전 본부를 이끌고 있는 대장 월화는 순간순간 남편과 아들을 떠올리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일본군과의 전투에 승리를 거두려고 한다.

 

오빠 대신에 남자로 위장하고 일본군에 들어온 여인이 발칵되며 이 여인을 상사에게 넘겨주며 신임을 얻으려던 스기타는 상관이 가진 남다른 취향으로 인해 자신이 대신 처녀인 여자를 유린, 폭행, 강간하며 결국 모든 부대원들이 보는 앞에서 잔인하게 살해하는 일까지 서슴치 않는다. 이런 행동 뒤에 부대원들의 마음을 얻고자 위안부 여인들을 통해 성욕을 채우게하는데...

 

전쟁터에서 아들을 떠올리며 영수를 더욱 감싸안는 길수.. 그가 꿈속에서 아들과 나누는 대화는 부정이 절절히 느껴지며 그럴수록 더욱 영수를 지켜내고 싶어한다. 영수는 끊임없이 죽음을 생각하지만 길수로 인해 가느다란 희망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일본 강점기때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 책을 읽다보면 원통하고 분하며 화가 난다. 분명 이제는 그때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고령의 노인분들이라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가슴 깊이 다가와 아픔으로 느껴지는 것도 잠깐 금새 잊어 먹는다. 지금도 가끔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로 끌려가신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을 탈때가 있다. 할머니들이 받았을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어떠했을지 짐작조차 하기 힘들며 할머니들에게 보이는 일본의 태도는 영 마음에 들지 않으며 화가난다.

 

스파이에 의해서 스기타에게 잡힌 길수의 아내 월화.... 아들을 위해 아내를 구출하려는 길수는 과연 성공을 거둘수 있을지... 길수는 과연 언제쯤 아들에게 돌아갈 수 있을런지... 명선아씨에게 약조한 것을 지키려는 정대의 꿈은 이루어질지.... 형을 대신해 군대에 온 막내 영수의 앞날은 어떻게 풀리지...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짐승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 이들은 계속된 전투를 치루어야한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소설이다. 읽는내내 아버지의 부정을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아팠으며 자식보다 남편보다 이념을 위해서 가족의 곁을 떠나야했던 아내이자 엄마인 여인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짐작만 해본다. 2권은 노르망디 코리안에서 길수를 비롯 이들의 운명은 얼마나 변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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