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연을 끌어안는다 - 내 안의 이야기들이 말을 걸어 온 순간
노지혜 지음 / 바다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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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가슴속에 있다. 수시로 계획도 세워보고 떠나기 직전에 일이 생겨 여행을 포기한 적도 있으며 얼마 전에는 친구와 5-7정도의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가 엔화의 강세와 친구 아들이 폐렴으로 아프는 일이 생겨 취소하기도 했다. 난 예전부터 여행을 떠나도 많은 곳을 구경하며 휩쓸려 다니는 패키지 여행보다는 한나라의 한 도시를 정해서 조금 오래 머무는 여행을 선호해 왔다. 생각처럼 여행을 떠나면 이런 나의 바램과는 다르게 시간에 쫓겨 길게도 못가고 7일 안팎으로 여행을 끝마치지만 이번에 다시 여행을 떠난다면 조금 길게 여행 할 생각이다.

 

저자 노지혜씨는 오래동안 공부한 피아노를 그만두고 자신의 꿈을 찾아 방송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우연히 그녀에게 암스테르담에서 엽서 한장이 날아들고 8년 동안 바쁘게 살아온 생활을 접고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여행길에 오른다. 예전에 잠시 들렸던 암스테르담이지만 다시 찾은 그곳에서 40여일을 지낸 그녀의 이야기가 감성 깊게 담겨져 있는 책으로 벨기에의 안트페르벤, 스페인의 마드리드 등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져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마치고 들렸던 도시중 한 곳이였던 암스테르담.. 서울로 돌아가서도 생각이 났던 카페 '빌리지 베이글' 를 다시 찾아가며 그 장소가 그녀를 기억한다고 느끼며 그녀에게 장소는 곧 기억이고 기억은 곧 친구라고 말한다. 많은 여행을 하지는 못했지만 친구처럼 느껴지는 장소가 나에게도 있었는지 잠시 생각해 본다. 7년 전쯤에 갔던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묵었던 호텔 옆 빵집이 나에게 그런 느낌을 줄까? 언젠가 다시 한번 터키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데 그때 꼭 다시 그 빵집에 들려보고 확인하고 싶어졌다.

 

박물관 관람이나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그녀에게 암스테르담을 권했던 박군의 손님들과 함께 하는 짧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예약해 두었던 음악회로 향한 일, 렘브란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하우스 박물관, 박군의 후배의 참가하는 째즈 콘서트, 저자가 자신의 아지트라고 말하는 암스테르담 도서관 등 그녀만의 소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여러 도시의 낯선 장소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기존의 여행 에세이에서 보았을 때보다 '나는 우연을 끌어안는다' 좀 더 저자의 감성이 잘 표현되어 있다고 느꼈다. 자신이 음악을 포기하고 글을 쓰기위해 다시 들어간 학교에서 힘들었던 일이나 우연처럼 다가온 여행 길에서 저자가 보게 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에 취하게 한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들뜨게도 하지만 한편으론 일상적으로 봐오던 것들이 아닌데서 오는 두려움 비슷한 마음도 생긴다. 헌데 막상 여행지에 도착해서 낯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그들의 이야기에 동화되기도 한다.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다시 삶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성숙하게 만들어준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있지만 네덜란드로의 여행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네덜란드가 낯설지 않고 가깝게 다가 온 책으로 낯선 타인의 뒷모습을 사진에 담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저자가 상상이 된다. 나의 여행 목록에 네덜란드가 하나 더 추가 되었으며 되도록 빨리 그곳으로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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