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브레이크 호텔
서진 지음 / 예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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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브레이크 호텔' 몽환적이면서도 색다른 느낌의 소설이다. 책 표지만 보았을때는 슬픈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인줄 알았다. 허나 막상 책을 읽다보니 저자 '서진'이란 사람이 궁금해졌다. 책 속의 한부분 '내 머릿속의 핸드폰'에서 서진이란 글을 쓰는 사람도 등장한다. 잃어버린 핸드폰 이후로 핸드폰이 머리속에서 울리는 남자.. 작가 자신을 내보이며 쓴 부분이라 간접적으로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고 느꼈다.

 

'하트 브레이크 호텔' 시간여행이 가능한 호텔...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떠올리며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이 있는 곳... 이런 곳이 있다면 외관상 느껴지는 조금은 흠침하고 동떨어진 느낌의 호텔이라도 한번쯤 묵어보고 싶다. 물론 호텔에 투숙했던 사람들중 일부처럼 사라져 버리고 싶지는 않다. 

 

'횡령산 드라이브 part 1 부산' 편에서는 미모의 물리학 여강사를 좋아하는 여학생의 이야기다. 동성애를 다루고 있지만 불편함은 없다. 여강사의 사적인 부분이 궁금한 여제자... 그녀는 여강사의 감추어둔 비밀의 문을 통해 그녀가 온전히 사랑 받았던 고등학교 시절을 듣게 되고 여강사가 자신을 알고 있는 느낌을 받으며 이 모든 것은 결국 자신과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는 남동생의 발명품의 산물인 것을 알게 되는 마지막 횡령산 드라이브 part 2 부산의 연결 고리다. 처음 시작과 끝을 통해 시간여행이 가능하게 만든다.

 

'두번째 허니문'에서는 착한 남자지만 정체 되어 있는 남편의 곁을 떠나는 이민 2세대 중국인 아내... 성실히 살면  항상 행복은 그 자리에 있을거라 믿었던 남자가 자살을 결심하고 아내와 제일 행복했던 추억의 허니문 호텔로 가지만 그곳은 자신이 알던 호텔이 아니며 '하트 브레이크 호텔'이다. 자살을 위해 먹었던 약으로 인해서 신혼 첫날밤으로 돌아간 남자.. 아내와의 재회로 인해 새로운 삶을 꿈꾸지만 그는 결국...

 

'당신을 위한 테러' 외로운 여자에게 다가온 남자.. 영어를 가르쳐 준다는 명목으로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떠나간 남자를 남자러 가는 여자.. 비행 시간내내 잠을 쫓으며 불안한 마음을 다독이며 입국 심사를 걸쳐 겨우 자신을 추스리는 그녀에게 다가오는 입국심사대 직원으로 인해 불안감을 느끼는 그녀가 품었던 계획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그녀와 함께 폭발을 하는 와중에도 그녀는 지독히도 사랑했던 남자친구를 떠올린다.

 

'구원의 날' 간단한 일인줄 알고 협박만 하고 가방만 챙겨 나오려 했던 남자와 친구... 일이 꼬여 남자의 친구는 그만 실수를 하게 되고 그들에게 다가오는 빨간 모자를 쓴 노인은 이들을 구원해준다며...

 

'미래귀환명령' 인터넷으로만 사람들과 소통하는 여자.. 그녀에게 접근해서 미래에 있는 사람과 채팅을 하면서 그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며 그가 알려주는 경고를 무시하는데..

 

'휠 오브 포춘' 한탕을 꿈꾸며 남자와 여자는 라스베가스에 온다. 그들이 묵게 되는 '하트 브레이크 호텔'의 기괴한 식당이나 그들이 도망친 식당 종업원에게 발을 물린 여자는 점차 변해가며 자신의 마음속에 감추어 두었던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 낸다. 사랑한다고 믿었던 만큼 상대방의 모든것을 공유하고 싶었던 여자의 마음.. 이를 몰랐던 남자와 죽어가는 그녀에게...

 

'내 머릿속의 지우개'는 단편소설 회원으로 있는 주인공은 뉴욕에 있는 작가를 만나려고 한다. 사장의 젊은 아내의 수행원으로 떠난 여행이지만 서진이란 작가와의 만남은 그녀를 들뜨게 하며 약속된 장소에선 서진을 대신해서 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남자와 묵은 호텔에 두고 온 핸드폰으로 그녀 역시도 서진이란 작가처럼 머릿속에서 울리는 핸드폰 소리를 듣게 되는데...

 

'횡령산 드라이브 part 2 부산'에서는 처음 부분에 이어지는 연결 고리로 물리학 여강사와 여제자와의 에로틱한 정사 장면이 묘사된다. 여제자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모습을 보고자 했던 일들이...

 

상처받은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독특한 형태의 스토리 전개로 인해서 sf소설 같은 느낌이 강하게 풍긴다. 저자 서진씨의 작품은 '하트 브레이크 호텔'이 처음이다. 처음에 여자 작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내 머릿속의 지우개'를 통해서 작가가 남자라는 것을 알게 있었다. 작가의 독특한 문체와 스토리는 색다른 매력이 있고 그의 다른 작품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진다.

 

'하트 브레이크 호텔' 누구나 한번쯤은 과거로의 여행을 꿈꾼다. 과거 어느 시점으로 돌아갈지는 각자 생각이 다르지만 한번 밖에 없는 일이라면 나역시도 가장 사랑했던 사람과의 만남을 꿈꾸지 않을까 싶다. 내가 타임머신이 발명될 때까지 살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상상도 해본다. 사랑에 관한 독특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작품을 만난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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