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청원
김현 지음, 산제이 릴라 반살리 외 각본 / 북스퀘어 / 2011년 11월

안락사에 대한 의견은 세계 곳곳에서 다 다르게 판단하고 있다. '품위있는 죽음'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안락사.. 극소수의 국가에서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안락사.. 더 이상의 삶을 지탱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되는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환자나 기타의 다른 고통으로 인해 안락사를 원하는 환자들은 있지만 판례를 남긴다는 생각에 안락사를 허용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멀린'이라 불리우며 당대 최고의 마술사로 꼽히는 이튼... 이튼은 마술 공연도중 사고로 인해서 목이 꺾이는 사고를 당하고 전신 마비 증세로 살아간다. 침대에 누워서 자신을 보살피는 어여쁜 간호사 소피아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이튼.. 이튼을 위해서 일하는 소피아는 무책임한 남편을 대신해서 시댁 가족들을 부양하고 있다.

 

12년전 스물두살의 간호사 소피아가 가지고 있는 남다른 미모와 분위기는 이튼을 처음부터 사로 잡는다. 항상 수수한 차림의 긴 치마를 고집하는 소피아를 보며 그녀의 다리에 대한 궁금증은 날로 커져만 간다. 라디오 DJ로 맡고 있는 이튼은 더이상의 삶을 그만두고 싶어 변호사 친구를 통해 법원에 안락사 신청을 한다. 이 사건은 이튼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맞물러 세간의 화제를 모으게 되고 많은 사람들은 이튼의 안락사 신청을 반대한다.

 

찬반 투표가 진행되는 라디오 프로에서 자신의 오랜 연인이며 제일의 조수였던 에스텔라의 전화로 인해서 분위기를 급반전되고 이튼의 어머니까지 안락사에 찬성을 하며 급물살을 타게 되는데....

 

전신마비의 이튼과 그를 성심성의껏 간호하는 간호사 소피아.. 두사람은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의 깊이를 알면서도 애써 외면한다. 사고 후 처음 갖는 법원으로의 외출 후 소피아와 함께 간 이튼의 마술사로서의 꿈을 갖게 한 장소에서 소피아는 그에게 열정의 춤을 춰 보이며 자신을 불사르고 이튼을 매료시킨다.

 

이튼의 재능에 대한 질투와 사랑했던 여인에 대한 아픔으로 인해 하지 말아야할 행동을 한 동료 마술사의 아들은 이튼에게 마술을 배우며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된다. 남편의 폭력과 가장의로의 의무 불이행을 하는 남편과의 소송에서 결국 이겨 자유를 찾게 된 소피아.. 그녀가 얻어낸 자유는 갑자기 이튼의 집을 찾아 온 남편에 의해 심한 폭력 후에 갖게 된 결과다.

 

이튼의 마음을 이해하는 소피아.. 그와 하룻밤의 부부연으로 행복함은 절정에 있지만 이튼을 의해서 자신의 직접 행동에 옮기려는데.. 친구들과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이튼은...

 

'창원'은 지금 한창 극장가에서 개봉중인 영화다. 영화의 중심에 있는 안락사를 다루는 문제는 쉽지 않다. 이 영화를 아직까지 보지 못했지만 주위 사람들에 의해서 전해지는 평은 전체적으로 좋다. 위대한 마술사의 죽음에 대한 권한을 누구에게 주어야하는지는 책을 읽고 나서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다. 이튼과 소피아, 그의 친구들의 마음은 충분히 공감이 가고 이해도 되지만 기적이라고 불리우며 간혹 뉴스를 통해서 전신마비 환자나 의식불명의 환자가 깨어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청원은 아름다운 책이다. 두 주인공의 내면이 특히 돋보이는 스토리 전개가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안락사에 대해 그동안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만약 나라면 어떤 마음일까? 하는 대비도 시켜보며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되기도 했다.

 

청원이란 영화가 흥행에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란다. 더불어 이 책 역시도 원작소설이란 것을 감안해서 영화보다 먼저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인도의 결혼 풍습이나 매혹적인 느낌의 여배우 소피아 역의 배우가 누구인지 궁금하며 이튼역을 연기한 분의 연기 또한 기대되는 작품이다.

 

청원으로 인해 안락사가 세간의 뜨거운 감자로 이슈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아직은 안락사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높은 상황에서 안락사 문제를 당사자의 입장에서 느껴볼 수 있는 책이라 여러가지 의미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