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지 않는 스모선수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조금 마른듯한 몸을 가진 젊은 남자가 물 속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강렬한 파랑색의 책표지로 인해 시선을 잡아 끌기에 충분하다. 열림원에서 새로 나온책 '살찌지 않는 스모선수'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잘 짜여진 한편의 철학 공트를 읽는 기분이 들게 하는 책인지 호기심이 일게 한다. 

 

난 세상 사람들과 엮이기 싫다. 길거리가 나의 집이고 좌판이 나의 생활터전이며 유일한 수입원이기도하다.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않고 생활하고 싶은 15살 나에게 어느날부터인가 쇼민주는 나를 볼 때마다 내 몸에서 '떡대가 보인다'며 외치기 시작한다. 보통 사람보다 오히려 마른 몸에 밋밋한 나를 보고 떡대가 보인다고 외치는 쇼민주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쇼민주에 의해서 자신이 그토록 뚱뚱한 사람들의 경기라고 우습게 여겼던 스모선수들의 경기를 보게 되고 스모에 빠져들게 된다. 자발적으로 쇼민주가 운영하는 스모에 입문하여 살을 찌우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는 준... 그가 가진 신체 특성상 먹는 것만으로 살을 찌우기가 힘들다는 판단을 하게 된 쇼민주는 운동을 병행을 시키며 차츰 준의 몸이 95kg까지 불어간다. 경기의 향상력을 위해서 명상과 선불교를 통해서 몸의 조화를 배운다.

 

쇼민주는 준이 가지고 있던 내면 깊숙이 감추어둔 비밀의 열쇠를 열게 한다. 과로로 인해서 돌아가신 아버지와 아들인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더 친절하고 따뜻한 미소를 보내는 엄마로 인해서 준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난 직후 가출을 하게 되고 이후 길거리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스모라는 운동이 가진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준... 준의 이런 변화는 경기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18살에 치루어진 스모 경기 일정이 끝나자 자신의 가야할 길을 무엇인지 발견하게 된 준은 스모선수를 그만두기로 한다. 스모를 그만두는 준에게 쇼민주는 그동안 자신이 감추고 있었던 비밀을 털어놓게 되는데....

 

준을 통해서 쇼민주는 자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된다. 준 역시 쇼민주로 하여 자포자기 하는 삶을 선택했던 것에서 엄마의 병을 이해하고 자신과 화해하며 자신과의 사랑의 결실을 원했던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숙한 레이콩에게 손을 내밀게 된다.

 

책은 분명 성장기 소설이다. 15살의 준이 스모를 통해서 차츰  성장해 가는 과정을 저자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는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의 책은 처음인데 그의 이력을 보니 철학박사 학위를 가지고 강단에 서다가 작가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살찌지 않는 스모선수'가 왜 철학 콩트라고 칭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저자가 보여주는 유머는 철학적인 냄새를 짙게 풍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운동경기인 씨름처럼 스모라면 일본 고유의 대표적인 전통 격투기 경기라는 정도 밖에 몰랐는데 스모가 과체중의 선수들의 벌이는 경기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훌륭한 스모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도가 바탕이 되어야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양 철학의 바탕이 되는 선불교에 심취한 얼마전에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선불교에 영향을 받았다고 알고 있다.

 

'살찌지 않는 스모선수'는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감동을 일게 하는 소설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그의 작품에 매료된 마니아 독자층을 구축하고 있는 그의 다른 작품은 어떤지 궁금하고 빨리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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