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톨런

스톨런
루시 크리스토퍼 지음, 강성희 옮김 / 새누출판사 / 2011년 11월

자신을 납치한 납치범을 미워하고 증오해야하지만 납치범에게 사랑 같은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은 어떤 마음일까.. 일명 '스톡홀름 증후군' 인질로 잡힌 사람들이 인질범에게 동화되어 인질범에게 호감과 지지하는 마음의 상태라고 하는데 젬마 역시도 이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판정을 받게 된다.

 

16살의 젬마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항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잘 생긴 남자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 아무 근거도 없이 파란눈의 사람은 무조건 선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젬마를 지켜보는 납치범 타이.. 젬마가 곤경에 처하자 그녀를 도와주며 잠깐의 방심을 틈타 커피에 약을 탄다.

 

타이의 손에 이끌려 젬마가 오게 된 곳은 타이의 고향 호주.. 광활한 사막이 펼쳐진 그곳에서 주위에 사람들은 아무도 없고 젬마는 자신이 사막 한가운데 납치되어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이란걸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타이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는 젬마는 자신의 손목을 그어 보기도 하고 몰래 탈출을 감행해 보기도 하지만 자신이 타이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게 된다.

 

타이가 젬마 자신을 육년이란 시간동안 지켜 보았다는 사실에 놀라는 젬마... 허영기와 자신들 밖에 모르는 바쁜 부모님이 젬마에게 하는 행동들을 보면서 타이는 젬마를 구해주고 싶었다는 변명을 한다. 자신이 꿈꾸던 미래와는 상관없이 흘려가는 시간 속에서 젬마는 자신이 부모님에게 도망치고 싶었던 마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젬마는 타이를 따라 사막으로 나간다. 그곳에서 야생 낙타를 잡게 되고 낙타의 이름을 '스톨런'아러 지어준다. 타이는 영국인 아내가 떠난 후 약과 술에 중독된 아버지와 타이가 만나러 간 친엄마에 대한 이야기나 자신의 살아 온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젬마는 타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이야기에 서서히 심적으로 다가서게 되는데.... 허나 젬마가 뱀에 물리며 그녀를 구하기 위해 병원을 찾게 되는데....

 

저자 루시 크리스토퍼의 독특한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젬마의 심리묘사가 탁월하게 표현된 작품이다. 납치범에게 심리적으로 마음을 열어 가는 젬마의 심리 상태를 과장되지 않으면서고 차분히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이유에서건 자신이 납치범에게 납치 되었다면 흥분과 공포, 자괴감 등 복잡한 심리 상태에 빠져들게 된다. 젬마 역시도 타이가 자신을 납치한 목적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심리묘사를 보여주는 소설들은 많다. 사막이란 넓은 공간에 젬마, 타이... 단 두사람만 있던 공간... 사막에 홀로 남겨진 낙타 스톨런... 낙타는 다시 자신의 가족에게 돌아 갔는지 책을 다 읽고나니 이 부분이 더 궁금해지는 것이다. 타이가 가지고 있는 젬마에 대한 감정이.. 타이와 헤어지고 나서 느끼는 젬마의 심리 변화를 이해하게 된다. 두 사람의 모습이 머릿 속에서 저절로 상상될 정도로 티테일하게 그려졌으며 작가가 사람들을 바라보는 따
뜻한 시선 느껴진다. 젬마와 타이의 재판 이후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지 후속편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오래도록 긴 여운이 남는 작품으로 기억될 스톨런.. 안타깝고 애잔한 감동이 마음에 남아 있었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