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마징가 담쟁이 문고
이승현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힘찬 걸음의 마징가가 어디론가 뛰어가고 있다. 책표지에 나온 제목만 보아도 마징가인데 왜 난 마징가라기보다 깡통로봇 같은 느낌이 든다. 경쾌하고 밝은 느낌의 소설이라는 생각을 먼저하고 읽기 시작 했는데 내용은 블루칼라인 공장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라 가볍게 웃어넘길 이야기가 아니다.

 

주인공 김정민...Y고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학생으로 주인공은 문제아로 생활하며 학교에 관심도 흥미도 없다. 그냥저냥 졸업만 하려던 그에게 담임교사인 마징가(머리모양에서 유추된 별명)는 자퇴 대신에 취업으로 권한 일자리... 그곳은 공단이 밀접되어 있는 공장 중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정민이가 담당하게 된 곳은 프레스2팀이다. 첫날부터 학생들을 모아두고 설명하는 공장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사고들은 잠깐의 방심으로 손이나 기타의 신체에 커다란 상처를 남기지만 밀려드는 일거리는 공장 사람들을 위해서 설치된 안전장치마저 해제하게 만든다.

 

학생일때는 학교만 벗어나면 자기 뜻대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루 빨리 벗어나고만 싶었던 학교.. 정작 학교를 떠나 발디딘 사회는 훨씬 더 힘든 일과 경쟁 속에서 살아가야하는지 느끼게 된다. 오래 버티지 못할거라 믿었던 예상을 깨고 정민이는 일에 서서히 적응해 나간다.

그의 회사 생활을 즐겁게 하는 요인중에 하나인 회사 식당에서 일하는 유경이 누나.. 자신과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연애를 꿈꾸지만 정작 유경이 누나는 정민이를 귀여운 동생으로 생각하고 강조장과 연애를 한다.

 

잠깐의 실수와 우연으로 발생한 안전사고로 강조장은 마음이 망가지고 시작한다. 강조장의 안전사고는 정민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게 된다. 공장이라는 커다란 사회를 보고 생활하면서 정민이는 서서히 자신을 둘러싼 모든 관계에 성숙해 나간다. 초등학교때 있었던 일로 인해 졸업식과 입학식을 제외하곤 엄마에게 알리지도 않는 정민, 학교에서는 힘으로 접처지던 것도 사회에서는 순위가 바뀌는 현실, 돈을 벌기 위해서 위험한 작업도 서슴없이 해야하는 상황과 누구를 위한 이익을 대변하는지 모를 노조 등.. 성장기 소설이라고 하기엔 다소 무겁고 노동자들의 아픈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이 모든게 저자 이승현씨의 남다른 이력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학교 다닌 시간과 군복무 시간을 제외하곤 공장에서 생활했다는 저자가 공장이란 곳에 대한 실감나는 묘사를 하고 있는게 수긍이 간다.

 

지금도 블루칼라들이 있하는 곳에서는 여전히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내국인이 대부분이지만 이제는 외국의 근로자들도 우리의 일터에서 일하다가 발생하는 산업재해로 고통 받고 있는 모습을 간혹 TV이를 통해서 보게 된다. 안전.. 또 안전을 강조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게 한순간의 방심과 실수가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기 때문이다.

 

책은 주인공 정민이를 비롯하여 문제아라고 칭해도 좋을 청소년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모법생이든 문제아 학생이든 사회에 내 딛는 첫발은 힘들고 어렵다.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시작하든 그들이 부딪히는 현실은 냉혹하기만 할 것이다. 갈수록 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 누구나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현실에서 우리사회의 기반을 받치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해서 좀 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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