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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 노처녀다, 왜?
욜란다 네이브 글 그림, 전지운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결혼을 한 기혼자로서 '그래! 나 노처녀다. 왜?'의 도전적인 어투가 먼저 마음에 들었다. 노처녀이면 어떠한가? 왜 굳이 결혼을 강요하는 분위기에 자신도 모르게 휩쓸려 가야하는지... 결혼은 해보아도 후회하고 안해도 후회한다는 말이 있다. 나 역시도 흔히 말하는 한창 몸 값이 비싸다는 20대 중반에 막 들어설때 결혼을 했다. 한마디로 뭣 모르고 한 결혼인지라 처음에 속으로 엄청 후회를 많이 했다. 이제는 아들 얼굴과 미우나 고우나 나 좋다는 옆지기랑 사는 것에 익숙해졌지만 한편으론 혼자 살아 가는 것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다. 혼자 살려면 나이들어가는 어쩔 수 없으며 나이들면 아가씨에서 노처녀로 넘어가게 된다.
노처녀... 책속에서는 노처녀로 살아가는 자신의 소소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알려주고 있다.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지고 게으름의 끝을 향해 달릴때 집안은 온통 잡동사니들로 가득하다. 치우는 것이 싫고 귀찮아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온통 어질러 놓은 거실 쇼파에 누워 뒹글뒹글 누구하나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이 자유로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모습에 호히려 거부감보다는 호기심으로 다가온 나다.
노처녀로 혼자 살면서 가져야하는 외로움은 어쩔 수 없다.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고 움직이고 사람들도 만나고 취미 생활에 빠져 보지만 가끔씩 자신에게 다가오는 외로움을 떨쳐내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은 충분히 이해도 되고 공감도 되지만 노처녀라서 그런게 아니라 사람이면 누구나 외롭기 때문이기에 노처녀를 떠나 누구나 가지는 감정이다.
삽화속의 주인공은 건강검진도 받고 좋은 책도 읽고 다른 사람과 상관없이 자기 자신이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부단히 움직인다. 오히려 기존에 책속에 등장했던 노처녀들에 대한 이미지보다 훨씬 생생하고 정겹게 다가온 것은 노처녀의 모습속에 현재의 내 모습이 보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가족과 산다고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족이 있는데도 느끼는 외로움은 노처녀가 가지고 있던 외로움과 차원이 다른 미묘하지만 알 수 없은 기분에 빠져들게 한다.
노처녀를 떠나 긍정적인 생각과 행복해지려는 마음이 중요한거 같다. 자신을 노쳐녀에 옭아매지 말고 항상 기분 좋게 웃으며 생활하고 사람들과도 자주 만나 어울리고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 생활을 한다면 진짜 멋진 노쳐녀의 삶을 살지 않을까 싶다.
저자 율란다 네이브의 책은 처음으로 접했는데 신선한 충격을 준 책이다. 글보다 그림으로 한 눈에 파악되는 상황들..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보물같은 책.. 저자의 다른 책도 궁금하고 이책도 사고 싶어졌는데 절판이라니... 애석한 마음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