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세자의 갑작스런 죽음은 병자호란의 실패로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 있던 봉림대군에게 소식이 전해진다. 박승지를 통해서 엄청난 소식을 접하지만 결국 인조임금은 며느리인 강빈이 자신의 밥에 독약을 넣었다며 죽음을 당하고 소현세자의 자식 또한 죽음을 비켜갈 수가 없었다. 소현세자의 아들 대신 세자에 책봉된 봉림대군... 그는 앞으로 불어닥칠 칼바람을 몸으로 느끼지만 어쩔수가 없다. 인조가 죽자 왕위에 오른 효종(봉림대군)은 귀향가 있던 송시열을 다시 불러 들이며 그에게 힘을 얻어 대진국 발해.. 요동 땅을 되찾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지만 뼈 속까지 사대부 가문의 사람인 송시열과 그가 속한 당파, 유림에 의해서 쉽지가 않다. 송시열만 설득하면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송시열이 가장 크게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인조의 죽음으로 급해진 김자점은 송시열이 일으킨 실수를 청나라에 고발하지만 효종임금의 발빠른 대처로 무사히 위기를 넘기게 되고 효종임금은 북벌을 하려던 자신의 계획에 반대하는 송시열을 맞을 인물로 효종의 옛 스승인 고산 윤선도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그는 자신으로 인해 조정이 시끄러워지는 것에 사양하게 된다. 명나라의 주자학을 잊지 못하며 청나라를 오랑캐라 칭하는 대신들..... 병권을 장악한 효종이지만 대신들의 뜻을 무조건 거부하고 자신의 뜻을 관철시킬 수가 없다. 효종임금은 자신이 생각한 개혁을 저술할 유형원이란 초기실학자를 만나게 되며 군사양성을 위해서도 힘을 쏟게 되는데.. 명분이다 체면보다 부국강영과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이 편안한 국태민안을 이루고 싶었던 효종임금.. 그는 결국 옛스승 윤선도가 보낸 서찰을 읽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왕권 강화를 위해 북벌은 가슴 한쪽으로 미루어둔다. 유득공이 대진국 발해에 대해 쓴 '발해고'를 정조임금에 올린다. 정조 임금의 아버지 사도세자가 여승들만 데리고 간 일에 대한 이유와 북벌에 대한 남다른 꿈을 가지고 있었던 그가 소현세자의 비서를 읽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흘려간 역사는 되돌릴 수 없기에 이런저런 생각만 하게 된다. 연암 박지원 '허생전' 허균의 '홍길동전' 작가미상의 '춘향전'은 남녀상열지사를 다룬 소설이라 누구인지 밝히지 못하는 시대상을 통해 유교사상에 뿌리를 둔 신분붕괴는 사대부 사람들이 염려하는 일이였다. 남녀의 차별도, 양반 사대부와 상민의 차별도 없는 나라, 적서의 차별도 없는 강한 나라를 꿈꾸었던 정조임금님.. 그런 정조임금과 계속해서 부딪히는 노론으로 인해 자신의 뜻을 제대로 이루지도 못하고 48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우리나라 임금님들은 장수하는 분들이 별로 없다. 임금님들이 먹는 식사량과 음식.. 운동부족과 과도한 업무인 정치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일거란 생각이 드는데 장수로 유명하신 영조 임금님 만큼 정조 임금님이 오래 사셨다면 소현세자와 효종임금님의 꿈이 조금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소현세자의 죽음에 대한 진실은 밝혀졌지만 정조임금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설이 있는걸로 알고 있다. 자신의 형님 소현세자의 뜻을 같이 하고 싶으면서도 효종임금님의 자리를 뒤흔드는 적손에 대해 이야기하는 신하를 매로서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얼마전에 끝난 '공주의 남자'의 처음부분에서 사도세자가 북벌에 대해 가지고 있던 열망을 본 기억이 인상 깊게 남아 있다. 소현세자와 효종 임금님이 가졌던 대진국 발해의 땅을 되찾고자 한 이야기는 저자의 픽션과 상상력이 가미되었지만 철저하게 역사를 바탕으로, 특히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해서 썼다고 말할 정도로 이야기는 실감나게 전개되고 있어서 재미와 함께 우리 기억에서 잊혀진 땅 요동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항상 역사 소설을 읽다보면 아쉬움이 남게 되는데 특히 500년 조선왕조에 대한 부분이 크다. 조선왕조는 과연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나라였는지... 지금도 국민을 대변한다는 정치인들이 보이는 모습은 조선시대 당파싸움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슬프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