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묵시록 - 상
신용우 지음 / 작가와비평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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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나라를 흠모하고 우리의 원래 영토를 되찾고 싶은 큰 뜻을 가진 사람들은 기존의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당파에 의해서 제대로 자신의 뜻을 다 펼치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게 된다. 역사가 항상 승자의 입장에서 쓰여지다보니 역사의 진실 속에 묻혀버린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요동묵시록 (상)'은 왕위에 오르지도 못하고 청나라에 아버지인 인조 임금 대신에 볼모로 잡혀간 소현세자의 원대한 꿈을 읽을 수 있다.

 

정조임금님은 규정각의 여러 여러 관원들 중에서 서얼 출신의 낮은 신분을 가지고 있는 규장각 검서관들을 아낀다. 이들은 북학파로 양파가문의 직손인 이서구와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과 이들이 스승으로 모시고 있는 박지원으로 임금 자신의 속내를 들여내보여도 좋을 사람들로 정조임금은 영암 유득공에게 초정 박제가의 선친이 비밀리에 남겨두고 간 비서... 소현세자와 효종임금(봉림대군)이 남기신 기록들로 이 속에 담긴 원대한 꿈을 청에게 들키지 않으면서도 대진국 발해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기를 하명 한다.

 

청나라의 공격을 받은 인조임금은 전쟁에서 이길 수 없음을 알면서도 대신들에게 휘들리며 차일피일 시간만 끌다가 결국 청나라 장군 용골대에 의해서 청태종에게 삼배구고두례를 하는 수모를 겪게 되고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은 인질로 청나라에 끌려간다. 청의 장수지만 용골대는 소현세자의 진면목을 알아보며 그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을 갖게 되며 용골대의 마음을 알고 있는 소현세자 역시도 청이 치르는 전쟁에 직접 참여하며 그가 보는 모든것을 기록으로 남긴다.

 

소현세자의 바램과는 반대로 인조임금은 갈수록 아집과 불안감에 소현세자를 의심한다. 8년만에 조선으로 돌아온 소현세자를 김자점은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싶었던 것이 실패하자 인조임금을 충돌질 한다. 간단히 고칠 수 있는 학질에 걸려 3일만에 사망한 소현세자.. 인조임금이 어의 대신 이형익에게 세자의 치료를 맡기고 장례도 최소한으로 간소하게 하며 의혹을 일으킬 소지를 미연에 방지한다.

 

역사 속에서 소현세자는 크게 주목 받지 못한 인물이다. 소현세자가 청나라에서 예수회 소속인 선교사 아담 샬과의 만남으로 서양의 여러 과학 지식을 습득하고 명을 이긴 청나라의 현실을 보면서 청나라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으며 이런 소현세자의 행동들에 의구심을 가진 인조임금은 소현세자를 감시하며 결국 청나라 왕이 준 군룡표와 청령도를 받은 것을 의심하며 냉대한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절대 권력을 가진 왕이지만 자식을 살해하는 비정한 아버지는 아주 흔하다. 인조임금과 김자점에 의해서 독살되지 않고 무사히 소현세자가 왕위에 올랐다면 우리의 역사는 어떤 식으로 흘러갔을까? 봉림대군(효종)과 힘을 합쳐 대진국 발해의 영토를 찾았을지 못찾을지는 미지수지만 왕이 사대부간의 당파에 휘들리는 것에서 조금은 벗어나 강한 나라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어찌 이리도 큰 뜻을 품으신 분을 그리도 무참하게 거둬 가신단 말인가?' 한탄을 토해내는 박지원의 탄식으로 1권은 끝나는데 큰 뜻을 품었어도 제대로 뜻 한번 손대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은 소현세자의 이야기라면 2권은 청나라에 남아있던 봉림대군(효종)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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