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마이 퓨처

웰컴, 마이 퓨처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3
양호문 지음 / 비룡소 / 2011년 10월

고등학생인 세풍이의 삶은 녹녹치가 않다. 아버지 없이 힘겹게 자식들과 생활하기 위해서 고생하는 어머님을 도우려고 학교를 그만두는 세풍이는 우리가 흔히 보는 불량스런 청소년도 아니고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소년도 아니며 지체장애의 형을 돌보고 틈나는대로 어머님을 도우려는 착실한 청소년이다. 이런 세풍이에게 과연 누가 배움을 그만두었다고 손가락질 할 수 있겠는가?

 

머리도 좋지 않고 공부에 대한 욕심도 적으며 어머니의 실망하는 모습을 생각하며 근근히 학교에 다니는 세풍이.. 다른 학생들이 공부하는 시간에 이삿짐 아르바이트를 하는 세풍이는 피곤함에 수업시간마다 졸게 된다. 세풍이에게 따뜻한 눈길을 주며 친구라고 생각하는 전교 1등의 마성준... 성준이가 사귀는 여학생의 모습을 보면서 그 나이 또래의 남자 청소년이 갖게되는 여자친구에 대한 환상과 생각을 하는 세풍이의 모습은 귀엽다.

 

학교의 불량 학생들에게 돈과 핸드폰을 뺏기는 성준이를 도와주는 세풍이.. 성준에게 세풍이는 둘의 우정은 더욱 돈톡해진다. 자신의 실수로 이삿짐 센터에서 도망치게 된 세풍이가 하게되는 식당 배달 아르바이트, 관절염으로 인해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 가게터라도 구하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하지만 버젓이 돈이 있으면서도 외상을 하는 파렴치한 나이롱 환자인 어른들의 모습은 어린 나이의 세풍이가 보는 어른들의 세상으로 인식되어질까봐 안타까웠다.

 

학교를 그만두고 생활전선에 뛰어 들어 열심히 살고자 했던 세풍이는 어른들이 보여주는 이기심과 돈에 대한 끝없는 욕심, 학생들을 보듬고 감싸 안아야 할 선생님의 모습은 없고 규칙없는 체벌과 비굴하기만 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세풍이가 이삿짐을 나르다 만난 소녀에게 갖게 되는 순수한 연애감정은 귀엽다는 느낌을 받게 했으며 아영이 역시도 세풍이로 인해 자신을 버리고 떠난 부모님에게 좀 더 떳떳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한다.

 

아버지가 없다고, 집이 가난하다고, 학교를 그만두었다고해서 세풍이는 기죽지 않는다. 당당한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오히려 왠만한 어른들보다 낫다. 세풍이를 믿어주고 따스하게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담임 선생님이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한다는 말처럼 세풍이 역시도 살다보면 더러운 똥을 피할 일이 수도 없이 발생할 것이다. 얼마전에 성준이를 위해 혼내 주었던 학교짱을 피했듯이...ㅎㅎ

 

주인공 세풍이가 가지고 있는 조건만 본다면 책은 침울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풍겨야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세풍이가 보여주는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행동들이 시원하고 경쾌하기만하다. 공부에만 매달려서 응석받이로 키워지고 있는 청소년들이 대부분인데 세풍이가 가지고 있는 당당하고 비겁하지 않은 모습을 간직한 청소년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