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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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적 사랑'에 빠진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수 많은 사람들 중에 저 사람이 나의 반쪽이며 나만의 사람이란 느낌은 어떤 것인지... '모멘트'의 주인공 작가 토마스는 통일 전 독일에서 운명의 여인 페트라를 만나게 된다. 자신의 부모님의 결혼 생활을 보면서 결혼 자체에 별로 기대나 감정이 없던 토마스가 페트라를 만나면서 모든 것이 변화한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아직까지 읽지를 못했다. 그의 다른 책 '위험한 관계'는 읽었지만 사람들이 그의 작품에 열광하는 이유를 솔직히 찾지 못했다. 허나 '모멘트'는 다르다. 시종일관 차분하면서도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 소설이지만 통일 이전의 분단 국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묘사들이 왠지 우리의 7-80년대 모습을 연상시켰다.

 

토마스는 운명적 연인인 페트라의 숨겨진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한 행동이 옳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녀를 잃은 슬픔과 아픔은 너무나 커서 자신 마음 속에 다른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결혼한 아내와 행복한 결혼 생활은 고사하고 항상 감정적 어긋남으로 결국 헤어지게 된다. 토마스의 결혼생활이 얻은 유일한 기쁨이며 자랑인 딸 캔디스... 캔디스를 보면서 토마스는 페트라가 동독에 빼앗긴 아들 요한을 순간순간 떠올렸을거라 생각한다.

 

살면서 그의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여인 페트라의 아들 요한에게서 그녀의 이야기가 담긴 노트를 받게 된다. 노트를 통해서 페트라가 자신을 속일 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진실을 알게 된다. 페트라의 불행한 결혼생활, 베프 친구로 믿었던 주디트의 배신과 페트라의 남편으로 인해 그녀가 자신의 아들 요한을 빼앗기고 감옥에 가게 된 사연, 동독 정부를 위해 이중간첩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고 그녀가 알게 되는 모든 정보를 넘겨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읽으면 토마스는 오열한다. 페트라가 자신을 배신하고 거짓말 했다는 사실에 눈이 멀어 그녀를 서방 사람들에게 넘겨준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페트라 노트를 통해서 진실을 알게 되었어도 지나온 시간을 돌릴 수는 없다. 토마스가  페트라의 마지막 부탁을 거절한 선택도 내가 만약 토마스의 입장이라도 그렇게 했을거 같다. 토마스는 현재나 미래보다 과거를 중시하는 남자다.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가 존재하고 미래가 있기 때문이며 그에게 과거는 페트라이다.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다. 사랑으로 이루어진 행복이야말로 모든 사람이 꿈꾸는 이상이다. 지금도 누군가는 운명적 사랑을 꿈꾸고 있다. 운명적 사람을 만난다면 어떠한 경우에도 그 사람을 믿어야한다. 모든 것은 매순간 선택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운명적 사랑도 자신의 삶도...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든 책으로 그의 전작 '빅 픽처'를 빨리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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