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거리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새벽 거리에서'의 남자 주인공 와타나베 역시 결혼 한 사람이 다른 이성에게 관심을 갖고 바람을 피운다는 것에 적잖이 반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인데 6개월 임시직으로 들어온 여사원 아키하와 벌이는 불륜으로 인해 자신의 소중한 가정을 버리기로 한다는 것이 화도 나고 불편하게 느껴졌다.

 

결혼 한 후 보여지는 아내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와타나베씨도 결혼 전 아내에게 발견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새로운 점들이 보여지고 시간이 흐르다보니 아내에게선 여자로서의 매력이 줄어들게 된다. 그런 와중에 우연히 야구연습장에서 마주친 아키하를 다시 보게 되고 몇번 만남을 가질수록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고 급기하는 아내와는 피하고픈 섹스도 아키하와는 좋기만 하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와 가정살림으로 인해 나태해졌거나 피곤했을 아내 역시도 와타나베씨에게 100% 만족했을까? 사람이란 언제나 상대적인거라 와타나베씨가 아내에게서 여자로서 느껴지는 매력이 줄어들었다면 아내 역시도 와타나베씨에게서 남편, 아이 아빠로서 듬직하고 믿는 마음은 있었겠지만 남자로서 매력을 느꼈을까? 싶다. 아내는 소중한 가정에 충실하고자 했을터인데 와타나베씨의 불륜으로 인해 이 가정이 깨어졌다면 나역시도 소설이지만 와타나베씨를 욕했을지도 모른다.

 

아키하의 대저택에서 15년 전에 일어난 살인사건... 공소시효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아키하에게 범인이란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의문의 죽음을 맞은 여자의 여동생과 형사... 그들은 와타나베씨에게 아키하에게서 범인이라는 말을 유도해주기를 바라지만 공소시효가 끝나는 날 살인이 일어난 집에서 모이게 된 그녀의 가족들 속에서 듣게 되는 아키하의 진실은 예상 밖이다.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몇번 범인에 대한 추리를 하게 된다. 이 묘미를 느끼는 재미에 추리소설을 더 좋아하고 자주 읽는데 '새벽 거리에서'는 솔직히 말해서 생각보다 별로다. 기존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으면서 좋았던 책과 별로라는 느낀 책이 반반정도.. 새벽거리에서는 추리소설이지만 왠지 불륜에 촛점을 맞춘  아침 드라마 같은 느낌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었다. 어쩜 내가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아키하의 아버지와 이모에 대한 의심이 사실로 드러나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으로 살인범일지도 모르는 여자를 끝까지 믿고 싶었던 남자 와타나베씨와 그를 보면서 자신의 부모님을 떠올리는 여자 아키하... 여기에 와타나베 친구이면서 그가 벌이는 불륜에 본의아니게 도와주며 와타나베의 불륜을 끝까지 막고 싶었던 친구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