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증명 - 합본판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9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 해문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인간의 증명'이 서너달 전에 방영 되었던 '로열패밀리'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라고 한다. 드라마를 보지 않는 나로서는 로얄패밀리가 어떤 드라마인지 '인간의 증명'을 통해서 대강 짐작만 할 뿐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생을 통해서 어떤 기억이 가장 행복하고 돌아가고 싶은 시간일까 생각해 본다. 여기 힘든 삶을 살았던 한 남자는 낯선 이국 땅에서 소중한 밀짚모자와 시 한편에 의지해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 그가 꿈꾸었던 소박한 행복은 가장 소중한 사람에 의해서 무참히 깨어지고 만다.

 

한 남자가 스카이라운지로 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칼에 찔린채 싸늘한 죽음으로 발견된다. 그는 흑인에 미국인으로 왜 이곳에서 죽음을 맞이 했는지 경찰들은 사건을 수사하며 전혀 단서를 찾을 수 없다. 미국 경찰과의 협조하에 사건을 수사를 한다.

 

부유하고 완벽해 보이는 엄마역활을 하고 있는 여자는 자신의 아들의 일기장에서 힌트를 얻어 육아일기를 펴내고 이 책이 히트를 치면서 단번에 스타덤에 오른다. 뛰어난 미모와 완벽한 엄마이자 아내로 살아가는 여자, 바쁜 일로 인해 밖으로만 도는 남편, 부모님의 겉다르고 속다른 모습을 알고 있는 남매의 비틀어진 행각등.. 남이 보기에는 완벽한 가정이지만 실상은 부모와 자식간에 전혀 사랑하는 마음도 가족이란 따뜻함도 없는 무늬만 가족이다.

 

사건의 실마리는 하나씩 드러나며 그것들을 쫓아가다보니 나타나는 진실은... 제2차 대전이후 일본에 주둔해 있던 미군들에 의해 저질러 지는 범죄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일들과 차이가 없다. 미군에게 성폭행 당하는 젊은 여자를 구해주려다 대신 폭행을 당하며 죽음까지 이르게 된 남자.. 그의 어린 아들은 이런 모습을 보며 미군뿐만아니라 자신과 같은 일본 사람들에게도 적의를 품게 된다.

 

이야기의 중심 축에 있는 또 다른 사건은 아픈 남편을 대신해서 밤 업소에서 일하는 아내가 어느날 갑자기 행방불명이 된다. 남자는 아내의 흔적을 찾아 다니다가 아내의 숨겨둔 애인과 맞닥게 되고 아내에게 위험한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순수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자신이 쌓아올린 명예와 현재의 위치를 위해서 과거를 지우는 사람과 이런 사람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는 흑인은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책 속에서 보여지는 사람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냉소적이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사건들이 등장해서 어떤 식으로 연결될까 궁금했는데 스토리를 읽다보면 저절로 한군데서 만나게 된다.

 

책속에 등장한 모든 인물들은 나름의 아픔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 내부의 숨겨진 본성에 대해 잘 표현한 작품으로 탄탄하고 치밀한 스토리 전개로 인해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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