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미스터리 키친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김진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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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가에 부부는 대학 시절부터 친구 사이. 졸업 후에도 자주 만나서 한잔했다. 내가 결혼한 뒤에는 남편 겐타까지 넷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나가에가 미국에 직장을 잡아 일본을 떠나면서 모임이 잠시 뜸해졌지만, 그곳에서 태어난 사키를 데리고 귀국하면서 다시 예전의 술 모임이 부활했다.
그 술과 안주가 있는 밤, 미스터리 속으로 들어가보자.


일반적인 미스터리 소설의 자극적이거나 스릴 넘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흘러간다. 두 부부가 모여 맛있는 음식과 그에 어울리는 술과 함께하며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의문점을 담백하게 수다로 풀어나가는 코지 미스터리 소설이다.

7가지 이야기 속에 담긴 숨겨진 진실은?
상사에게 받은 처치곤란 안마의자
같은 학원을 다른 요일에 다니는 쌍둥이
아이를 낳고 2년 후에 결혼하는 부부
빨래는 성실한데 청소는 대충하는 이유는...?
주변의 이야기 속에 담긴 작은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
사소한 위화감을 짚어내는게 특기인 나가에, 나가에의 이야기에 절로 귀 기울이게 되고, 작은 진실들이 톡 터지며 나의 의문점도 해결된다.

아, 이럴 수 있겠구나. 우리가 단면적으로 보는 것을 핵심있게 풀어내는 나가에의 이야기 속으로.
그리고 마지막에 담긴 작은 놀라움까지.
머리 굴리지 않고 같이 수다떠는 기분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면 저녁 한 끼가 뚝딱!
맛있는 음식과 술을 먹으며 같이 이야기 속으로 GO!



"……이봐, 요스코. 그게 무슨 소리야?"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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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시간 - 사랑이라는 이름의 미스터리 일곱 편 나비클럽 소설선
한새마.김재희.류성희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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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꼭 한 가지 방법으로 사랑하고 행복감을 느껴야 하죠?
「웨딩 증후군」


여름엔 여름책과 함께!
사랑이라는 이름의 미스터리 일곱 편.
단편이라 끊어읽기 편할 것 같아서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더 재미있어서 쭉쭉 읽어버렸다.

사랑이 주는 달콤하고 두근거리는 감정은 저리가라!
사랑과 미스터리 조합에서 눈치챘듯이 모든 단편에 사랑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준다.
짧지만 다이나믹한 전개에, 단편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어쩌면 현실에서도 있을 것 같다는 점이 소름이 돋으면서...



마지막은 소름끼쳤던 문장들로.


이 아이는 아무리 병을 고쳐도 또 아픈 곳이 생겨나는 가엾은 아이예요. 마치 손톱처럼요. 손톱은 잘라내도 다시 자라잖아요.
「튤립과 꽃삽, 접힌 우산​」


사람은 누구나 사람을 죽일 수 있어. 아무리 착한 사람도 화나면 사람을 죽일 수 있어. 살인이란 게 대부분은 그렇게 일어나지. 악한 사람만이 사람을 죽이는 게 아냐. 평범한 사람도 어떤 분노 때문에 사람을 죽이기도 하지.
「환상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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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른 귀신을 불러오나니 - 여성 호러 단편선
김이삭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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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람을 죽일 수 있지만, 귀신은 사람을 죽일 수 없거든요. 전 귀신은 무섭지 않아요. 사람이 무섭죠. (267)


올 초에 남유하 작가님의 <양꼬치의 기쁨>을 재미나게 읽고, 공포소설도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공포영화는 못 봄ㅜ) 그래서 라인업 중 남유하 작가님 이름이 눈에 들어왔고, 기대감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이런 앤솔로지는 무엇보다 처음과 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예감은 맞았다!
남유하 작가의 <시어머니와의 티타임>으로 공포의 분위기를 달구며 시작하며 마지막 <그를 사로잡는 단 하나의 마법> 까지 현실 속 이야기가 더욱 맞닿아 오싹하기까지 했다. 무서운 설화 느낌부터 현실 속 소재(고부갈등, 남아선호사상,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직장내 성희롱, 가스라이팅, 디지털성범죄 등)들이 어우러져 환상적이면서도 잔혹한 공포의 분위기를 흩뿌린다.

역시 귀신이 무서운 게 아니고, 사람이 무섭다는 거.. 읽으면서도 잔인한 장면보다는 일상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내는 말과 행동하는 모습에 공포감이 더 조여온다. 

일러스트도 뭔가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소설을 읽기에 앞서 일러스트를 보며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상상하고, 읽고 다시 보면 찰떡같은 분위기가 흐른다.

어떤 에피소드는 짧아서 아쉬웠지만, 또 길면 무서울 것 같기도 하고, 참 아이러니하다.

제일 인상적이었던 건 <창귀> <너의 자리> <그를 사로잡는 단 하나의 마법>





​손님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마. 그가 어떤 감언이설로 너희를 구슬린다 해도 절대 넘어가면 안 돼.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니?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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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가지러 가야 한다 창비시선 478
신동호 지음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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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기억들의 힘.
역사와 정치적인 메세지가 담겨있어 쉽게 읽히진 않지만, 묵직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길을 잃지 않기 위한 느린 걸음(「사막」 중)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잊힌 것들이야말로 가장 깊숙이 담아두었던 것. 생(生)은 꺼내진 것. 단절과 망각이 와서 묵은 것들이 잘 있는지 보고 갔다. 그저 흐릿해졌다.  
「서랍」 중​



가을이 오기 전에 그림자를 가지러 가야 한다. 그림자에는 고요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뒤를 돌아보게 하는 건 그림자 때문이다. 앞으로만 가는 발길을 붙잡기 위해, 쓸쓸한 날의 머뭇거림을 위해 그림자를, 그림자를 가지러 가야 한다. 
「그림자를 가지러 가야 한다」 중​



[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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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상설 공연 민음의 시 288
박은지 지음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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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현실의 경계 속에서 내딪는 한 걸음,
다짐의 약속.

우리 꼭 다시 오자 ( 「못다 한 말」 )​​




순위와 무관한 것이 좋다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좋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봄이 가면 여름이 오는 그런 것들
가장 싫어하는 사람을 땅에 묻으면
그 위로 자라나는 꽃, 내가 좋아하는 꽃
한 송이 한 송이 꺾으며
선명한 기준을 만든다​

「선명한 기준」 중




모든 계절을 한 번에 살아 내는 건 어떤 기분일까
성실한 것일까 어쩔 수 없는 것일까
그건 봄에도 겨울을 사는 사람만 알 수 있어
한 계절에 마음이 묶으면 모든 계절이 뒤섞여 들어오니까
선착장에 묶인 오래 배처럼
나는 괜히 다리가 아파 손을 꽉 쥐었다
눈을 감으면 물결 위를 넘실거리는 기분

「몽타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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