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사이드 하우스
찰리 돈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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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사건 생존자들이
줄줄이 돌아가 죽어버리는 
공포의 현장을 중계하다

나는 동전 하나로 형을 죽였다. 간단하고도 가볍게, 그리고 완벽히 그럴듯하게. [9]

살인자의 일기로 시작하는 첫 문장, 도입부부터 흡입력있게 진행된다.
사건이 있던 1년 전과 현재의 교차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1년 전 시점의 페이지에는 배경있는 종이라 헷갈릴 염려가 없어 좋았다.
추리 미스터리 소설답게 범인을 유추하는 재미가 있다. 그런데 맞쳤다! (예상했어도 확실히 범인이라는 부분은 거의 마지막에 밝혀지기에 읽는데 문제는 없었다.)

솔직히 책 소개에 '비밀 심령 놀이'가 적혀있어 공포가 살짝 있을 줄 알고 빌렸는데, 없어서 쬐금 아쉬웠지만, 있었다면 또 무섭다고 징징거렸겠지. 공포소설은 아니니 안심하세요.

중간에 살짝 위기가 올 뻔했지만 후반부에 점점 속도감이 있게 진행되어서 쭉쭉 읽었다. 
여름 뿐 아니라 가을밤에도 추리미스터리 좋네요. 

13-3-5
맨인더미러 
혼자 와서 함께 떠나다
납작한 동전

책을 다 읽고나니 사건 현장 재구성 전문가 캐릭터로 나오는 '로리 무어'가 더 궁금해진다. 이 책으로는 덜 보여준 것 같다. 작가의 말에 소개된 <어둠을 선택하는 자 Some choose darkness>에 로리와 레인이 등장한다는데, 검색해보니 번역된 책이 <수어사이드 하우스>뿐이네. 어서 번역 출간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발견이란 모두가 보는 것을 보고 
다른 이들이 하지 못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_얼베르트 센트죄로지(1893~1986, 생화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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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싶어서 떠난 핀란드 여행 - 그나저나, 핀란드는 시나몬 롤이다!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이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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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에 '희망 사항'을 적어도 괜찮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 
그후로 다이어리를 쓸 때마다 그 페이지를 펼쳐보게 되었다.
이윽고 '희망'이 '예정'이 되고, '예정'이 '결정'이 된다. 
몇 달에 걸쳐 차근차근 핀란드에 다가간 셈이다. [26]
 
주말에 떠나는 마스다 미리 투어 
 
몇 년전, 아시아권을 벗어나 처음 떠나는 유럽 여행 어디를 갈까 고민 끝에 동유럽으로 가게 되었다.
당시 핀에어를 선택해서 헬싱키에서 환승하는 항공권을 구입했다. 긴 비행 시간 동안 친절함과 편안함에 핀에어에 대한 인상이 좋았었다. 헬싱키 공항에서 3-4시간 대기를 하며, 엄마와 공항 구경을 하고, 창 밖을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냈다. 공항 밖으로 나가지 않았지만, 비행에서의 시간과 공항에서 보낸 시간으로도 충분히 공항 밖의 핀란드가, 헬싱키가 궁금해졌었다.
비행기를 갈아타며 엄마가 먼저 헬싱키가 궁금하다고, 다음에는 이 곳을 여행하고 싶다고 했었다. 그렇게 핀란드는 공항에서 사 온 무민 미니 피규어 세트와 함께 내 마음 속으로 들어왔다~
 
공항에서 보낸 시간만으로도 궁금증을 자아냈던 핀란드.
책을 받았을 때, 책을 감싼 귀여운 포장지. 그 속에 들어있는 투어 여권과 항공권. 상큼한 노란색 바탕에 아기자기한 폰트의 제목과 큼지막한 시나몬 롤이 그려진 책까지.
이 모든 것에 책을 펼쳐보기 전에 무척이나 설레었다. 
 
마스다 미리의 세 번의 핀란드 여행. 세 번이라니. 세 번이나 같은 곳을 가게 되면 같은 곳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바뀔까 경험해보고 싶어진다. 
처음 읽는 마스다 미리의 책인데도, 마스다 미리 작가의 모습이 그려지고, 중간중간 뻗어나가는 작가의 생각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에 여행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지는 느낌이었다.
 
십 대나 이십 대의 해외여행과 중년 이후의 해외여행. 확실히 다르다고 느낀다. 여행에서 체험한 일을 토대로 미래를 설계하거나, 여행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일은 갈수록 드물어진다. 물론 지금은 지금대로 즐겁지만, 뭔가를 잃어버리는 것은 역시 쓸쓸하다. [36]
 
정말 공감된 문장. 20대 초반의 겁 없고 체력이 제일 좋았던 시절의 여행. 매 년 줄어드는 나의 저질 체력과 여행의 다짐들. 예전엔 설레기만 했던 여행의 순간이, 점점 설레기만 하지 않는 지금의 나.
물론 여행은 여행이라 즐겁지만, 예전의 나의 모습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나도 조금은 쓸쓸함을 느낀다.

이국의 거리를 차창 너머로 내다보는 일은 즐겁다. 
또다른 나를 뚜벅뚜벅 걷게 해, 느낌 좋은 레스토랑의 문을 밀게 한다. 그곳에서, 나는 누구와 만날 약속을 했을까? [72]
 
여행을 하다보면 계획하지 않고, 뜻하지 않게 경험하는 부분이 있다. 의도치 않게 들어온 레스토랑. 살랑살랑 불어온 바람과 생각지도 못했던 음식의 맛. 별것 아닌 풍경임에도 괜시리 특별해보이는 기분. 발 길 가는대로 골목 골목 돌아다니다 만나게 되는 액자같은 풍경. 작은 소품 가게에서 특별한 나만의 기념품을 고르는 손길까지.
 
굉장해, 혼자 해냈잖아.
잘했어, 애썼어,라고 조용히 자신을 칭찬한다. [78]
 
새삼, 신기하다. 태어나 자란 장소에서 이렇게 먼 나라에 와서, 그 고장 요리를 맛있다고 생각하는 일. 맛있다,란 신기하다. [98]
 
마스다 미리가 크리스마스마켓에서 먹은 도넛의 맛. 
나에게도 그런 맛이 있다. 핸드메이드 스파게티, 라즈베리 핫케이크, 말린 무화과, 카푸치노.
이건 엄마도 나도 몇 년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고 매번 이야기를 하게 되는 그런 맛. 잊혀지지 않는 그 맛.
 
크게 경험하지 않아도 나만의 사유를 생각할 수 있고, 특별하고 새롭지 않아도 일상적인 특별함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한 순간을 보냈다.
역시 '시나몬 롤'이 너무나 궁금해! 나도 먹어보고야 말겠다!
 
오늘은 어떤 생각을 해볼까. [181]


서평단 당첨으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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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하와이 에디션)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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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에 이어 내가 읽은 정세랑 작가님의 세 번째 책, <시선으로부터,> 

"이 소설은 무엇보다 20세기를 살아낸 여자들에게 바치는 21세기의 사랑이다."



심시선 여사의 10주기를 맞이하여 처음이자 마지막 제사를 하와이에서 지내게 된다. 

"기일 저녁 여덟시에 제사를 지낼 겁니다. 십 주기니까 딱 한 번만 지낼 건데, 고리타분하게 제사상을 차리거나 하진 않을 거고요. 각자 그때까지 하와이를 여행하며 기뻤던 순간, 이걸 보기 위해 살아 있었구나 싶게 인상 깊었던 순간을 수집해 오기로 하는 거예요. 그 순간을 상징하는 물건도 좋고, 물건이 아니라 경험 그 자체를 공유해도 좋고." [83]

"각자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아 기쁘고, 내년부터 평소대로 제사를 지내지 않는 집으로 돌아가겠지만 한 번 정도는 하길 잘한 것 같네요. 서로의 보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과 엄마를 떠올리는 시간을 가지며 오늘밤을 보냅시다." [314]



<심시선 가계도>가 없었으면 읽기 힘들었을 것 같다. 처음에는 읽다가 가계도 봤다 반복하다 결국 종이에 적어서 옆에 두고 읽었다. 읽다보면 점점 가족들 한 명 한 명 다 익숙해진다. 이렇게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 소설을 잘 읽지 않아서 처음엔 익숙하지 않았다. 그런데 등장인물이 많음에도 이 한 권에 각자의 이야기가 담겨있고, 이것이 또 하나의 덩어리로 묶여서 이야기 되는 것이 나에게 좀 새로운 느낌을 준 것 같다.

앞서 읽은 두 권의 책도 좋았지만, <시선으로부터,>를 읽고나니 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지, 왜 정세랑, 정세랑 하는지 알 것 같다. 정세랑월드가 괜히 있는게 아니였어.

제목의 중의적 표현도 좋고, 쉼표(,)가 들어가있어 책을 덮어도 끝나지 않는 느낌이 들어 여운이 오래 가는 것 같다.

각 장 시작 부분이 심시선 여사의 글이나 인터뷰가 실려있어, 심시선 여사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어렵지 않았다. 가족 각자가 기억하고, 추억하는 심시선 여사의 모습에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그리움을 주는 느낌이 추석 연휴 기간에 딱 맞춤책 같았고, 나의 외할머니를 추억하게 만들어주었다. 

등장인물도 많아 각자 애정을 갖는, 이입이 되는 인물을 찾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지수'가 더 궁금해지고, 마음이 간다. 나와는 다른 성격에 닮고 싶은 부분이 보이고, 안아주고 싶은 부분도 있고, 지수의 외전도 궁금해져서 자꾸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하와이에서의 독특한 제사. 심시선 여사를 기리기 위해 각자의 보물찾기 시간과 선물들이 궁금하다면 펼쳐보세요.
 

시선과 관련된 '한번은' 시리즈는 각자 몇 개씩 가지고 있어서 게임처럼 밤새 되풀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어떤 일화는 스물다섯 번쯤 반복되어 누구든 똑같이 말할 수 있었다. [315]

"심시선 여사 닮았으면 어떻게든 살아남겠지."
그러나 난정도 명혜의 말에 어느 정도 위안을 얻었다. 우윤이는 약해 보이지만 시선으로부터 뻗어나왔지. 지지 않고 꺾이지 않을 거야. 그걸로 충분할 거야.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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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날 - 이장미 그림 일기
이장미 지음 / 다다서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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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고 훑어보았을 때 그림이 한 가득 담겨있어 왠지 수월하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림이 가득 담겨있어 책을 펼치는 동안 좋았지만, 웬걸 훌훌 넘겨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림 하나 하나를 느긋하게 바라보고 또 바라보게 되었다. 그림 하나 하나에 작가님이 바라보는 가족에 대한 애정이, 사랑이, 세월이 담겨져 있다. 그것을 작가님은 그림을 그림으로써 표현하고, 독자는 그림을 봄으로써 느낀다. 

 
작가님은 2004년 어느 날 그림 일기를 그리고 쓰게 되었고, 이것이 2021년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7년간 그림 일기를 빠짐없이 그렸다니 대단하다. 하루를 그림 하나로 표현한다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이것이 하나 하나 쌓여가니 일기가 앨범의 역할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즘에는 사진을 현상하지 않고, 디지털로 간직하게 되는데, 이 일기장은 펼쳐보면 앨범을 보는듯 지나간 추억들이 하나씩 하나씩 생각날 것 같아 작가님이 부러워진다. 피드에 올려진 17년 간의 다이어리가 한 가득 쌓여있는 모습을 보고 우-와 탄성을 질렀다. 역시 17년의 시간이 쌓이고 쌓였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 <흔한 날> 편집자님은 이 책을 위해 이렇게 많은 17년의 일기를 여러 번 보고 또 보고 책에 담길 그림을 고르느라 엄청 고생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덕분에 독자는 작가님의 17년을 책 한 권으로나마 느낄 수 있어 감사합니다.
 
첫 페이지 시작하고 점점 페이지가 줄어들수록 나도 왠지 동화되어가는 느낌이었다. 작가님의 가족들이 친숙하게 느껴지고, 내 주변에 있는 인물들인 것 같고, 괜히 반가워졌다. 작가님은 남을 그릴 때보다 가족을 그릴 때 부담이 덜했다고 한다. 내가 느낀 그대로, 좀 못 그려도 뭐라 할 사람이 없었기에 마음껏 그렸다고. 또한 그림 일기를 그리면서 가족을 더 이해하게 되었다는 작가님. 그림과 함께 짧은 글귀에는 짧지만 여러 감정들이 담겨있고, 그걸 보면서 나도 조금은 작가님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림이 가득이라 생각할 거리도 풍성해서 읽는 동안, 보는 동안 좋았다. 
 
<흔한 날>이라는 책 제목처럼 흔하지만 평범한 일상이 소중한 일상임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조카들이 자라는 것을 그릴 때는
흐릿한 것이 점점 선명해져가는 느낌이었다.
 
나이 들어가는 부모님을 그릴 때는
점점 흐릿해지는 것을 애써 붙잡는 느낌이다. [297]
 
가족들과 대화하는 것이 항상 즐거울 수는 없지만 오가는 이야기 중에 보석 같은 순간을 찾을 때 특히 기쁘다. [작가의 말 中]
 

서평단 당첨으로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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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두메르소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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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떨어지면 원두 산다는 핑계로 책도 덤으로 사고 참 좋아요. 원래 예가체프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알라딘 원두는 새로운 원두 나오면 궁금해서 사보네요. 일반 예가체프에 비해서 산미가 좀 덜 해서 전 오히려 먹기 좋았어요. 꽃향이 느껴지고 따뜻하게 마시니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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