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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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 소년이 있었다. 그는 한 소녀를 사랑했고 그 소녀의 웃음 소리는 그가 평생을 바쳐 대답하고 싶은 문제였다. _22


소설 속의 소설 「사랑의 역사」

레오 거스키가 이디시어로 쓴 「사랑의 역사」
즈비 리트바노프가 스페인어로 번역 출간한 「사랑의 역사」
제이콥 마커스의 의뢰를 받아 샬럿 싱어가 스페인어에서 영어로 번역한 「사랑의 역사」

알마를 사랑한 레오, 그 사랑을 담은 시간의 흐름 속의 거대한 역사인 「사랑의 역사」
레오의 친구인 즈비, 로사의 사랑을 얻기 위해 ​레오의 「사랑의 역사」를 베끼고 결국엔 스페인어로 출판까지 하게 되고, 
다비드 싱어, 여행 중 헌책방에서 발견한 「사랑의 역사」를 읽고 연인 샬럿에게 주며 결혼해 「사랑의 역사」 속의 알마의 이름을 딸에게 지어준다.

책 제목처럼 거대한 사랑의 역사와 여러 가지의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다.
알마에 대한 사랑이 기록이 되어 시작한 이야기가 여러 인물들이 얽히며, 각자의 이야기들이 얽히고 설키며 연결되고 결국엔 하나로 합쳐지는 퍼즐같은 소설.

챕터별 레오, 알마, 즈비 시점이 반복 서술되는데, 교차되는 시점에서의 흐름이 조금씩 다 달라서 읽으면서 조금 헷갈렸다. 뒤에서는 알마 동생 버드의 시점까지 등장.
신기했던 건 레오 파트에서는 레오의 성격이 보이고, 알마 파트에서는 알마의 성격이 보이고, 즈비 파트에서는 즈비 성격이 보이는데, 서로가 자기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있어 각자의 개성이 드러난다는 부분이 신기했다. 거기에 소설 속의 소설 「사랑의 역사」도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데,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읽힌다는 것이 신기한 경험이었다.

마지막 <A+L> 챕터가 인상깊었던 점은 
왼쪽 면에는 레오, 오른쪽에는 알마. 책을 닫으면 둘은 만난다. 책을 열면 둘은 대화를 시작한다. _옮긴이의 글 中
읽으면서도 뭉클해졌는데, 옮긴이의 표현까지 합쳐지니 크흐!
 
왠지 이 책은 이렇게 보내는게 아쉬운 것 같다. 이번엔 여러 조각들이 하나씩 맞쳐져가는 재미로 읽었는데, 퍼즐이 맞쳐진 지금 다음에 다시 읽으면 새로운 느낌으로 읽을 것 같다. 웬만해선 재독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이 책은 다시 생각나서 재독할 것 같은 책이다. 

 
때로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해 생각한다. 때로 내 일생에 대해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삶을 살았다. 어떤 종류의 삶이었을까? 하나의 삶을, 살았다. 쉽지 않았다. 그런데도. 참을 수 없는 것은 거의 없다는 걸 깨달았다. _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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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니카의 황소
한이리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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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콘텐츠대상 대상 수상작 타이틀과 함께 현대판 지킬 앤 하이드를 연상하게 하는 심리스릴러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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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술 -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무튼 시리즈 20
김혼비 지음 / 제철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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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축제 자랑>으로 알게된 김혼비 작가.
유쾌한 글이 읽고 싶어 선택한 <아무튼, 술>.
중간에 박태하 작가도 등장해서 괜히 반가웠다.
아무튼 시리즈는 <아무튼, 발레>에 이어 두 번째로 읽어본다.

이 책을 카페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키득거리며 완독해버렸다. 마스크를 끼고 있어서 나의 키득거리는 표정은 다 보여지진 않았겠지만, 어깨의 들썩임과 작게 키득거리는 소리는 들렸겠지.

전반적으로 유쾌했고, 가끔은 진지했고, 작가님의 술에 대한 애정이 잘 느껴졌다!

"그래, 난 배추야. 배추라고." [24]
"나 이제 더 추워지면 곧 김치 돼. 김치가 된다고." [27] 

인생 첫 음주에 크게 데인 원이는 평생 술을 마시지 않을 거라고 단언했다(실제로 그는 이십대 초반까지 이 다짐을 지켰고 언젠가부터 조금씩은 마셨지만 끝내 술을 즐기지 못했다). [29]
>공감가는 부분.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고, 술을 잘 마시지도 않는다.
제일 많이 마셨을 때가 성인이 된 20-21살 때이다. 20살 때는 빠른년생 친구들이 있어 오히려 21살 때 많이 마신 것 같다. 21살의 어느 날. 술 취해 했던 행동들이 다음날 하나하나 생각나면서 이불킥한 후론 많이 마셔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다행스레 대학 생활, 회사 생활에서 음주를 강요 당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인 것 같다. 지금도 술은 잘 마시지 않고, 좋아하지도, 즐기지도 않는다. 그래서 나와는 다른 작가의 술 경험담을 재미나게 읽은 것 같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좋아하는 소리는 소주병을 따고 첫 잔을 따를 때 나는 소리다. 똘똘똘똘과 꼴꼴꼴꼴 사이 어디쯤에 있는, 초미니 서브 우퍼로 약간의 울림을 더한 것 같은 이 청아한 소리는 들을 때마다 마음까지 맑아진다. [33]

역시 '오늘의 술 유혹'을 이길 수 있는 건 그나마도 '어제 마신 술'밖에 없다. 앞으로도 퇴근길마다 뻗쳐오는 유혹을 이겨내고 술을 안 마시기 위해서라도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렇다.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내일을 위해 오늘도 마신다. [104]

누군가에게 술은 제2의 따옴표다. 평소에 따옴표 안에 차마 넣지 못한 말들을 넣을 수 있는 따옴표. 누군가에게는 술로만 열리는 마음과 말들이 따로 있다.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 뾰족한 연필심은 뚝 부러져 나가거나 깨어지지만, 뭉툭한 연필심은 끄떡없듯이, 같이 뭉툭해졌을 때에서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말들이 있다. 쉽게 꺼낼 수 없는 말들. 밖으로 꺼내지 않으면 영원히 속에서 맴돌며 나도 상대도 까맣게 태워버릴지 모를 말들. 꺼내놓고 보면 별것 아닌데 혼자 가슴에 품어서 괜한 몸집을 불리는 말들.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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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1 - 떠돌이 을불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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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추억의 작가💛

고등학생 때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황태자비 납치사건>을 읽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김진명 작가의 소설을 찾아 읽었다. 어릴 때부터 독서와는 취미가 멀었다. 고등학생 때도 이전에 도서관을 이용해보지 않았고, 어쩌다 도서관에 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마 공부하기 싫어서 도서관에 가지 않았을까? 그 때 고른 소설이 <황태자비 납치사건>이다. 이후 김진명 작가의 다른 소설을 찾아 읽고, 비슷한 종류의 책을 찾아 읽던 기간이 나의 잠깐의 독서 활동이었다.

10년 전 <고구려>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고, 완결되지 않은 상태라, 당시에는 완결나면 읽어야지 하고 넘겼다.
그리고 10년 뒤 개정판과 함께 신작 7권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실 대하소설은 너무 호흡이 길어 자신이 없는데, 마지막으로 읽은 작가의 <글자전쟁> 이후 거의 6년 만에 김진명 작가의 책을 읽는다는 생각에 좋은 기회가 생겨 감사히 책을 받아보았다.
 
읽고싶은 책들이 쌓여있어 오늘은 흐름 파악할 겸 조금만 읽어야지 생각하고 < 고구려1>를 펼쳤는데, 손에 놓지 못하고 하루만에 다 읽었다.
몇 년만에 펼쳐보는 김진명 소설인데, 역시 김진명! 흡입력이 장난아니다.
역사 소설에 대하 소설이라 조금 걱정했는데, 걱정은 무슨! 지루할 틈없이 글이 쭉쭉 잘 읽힌다.
예전에 김진명 작가의 소설을 빠져 읽던 추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책 날개에 <고구려 왕위 계보도>가 있고, 첫 페이지부터 바로 <미천왕 편 등장인물> 설명이 써있어 도움이 되었다.

1권이라 첫 시작에 등장인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빠져든다. 이런 대하소설은 자칫하면 지루할 수 있는데, 지루하지않게 끌어가는 작가의 힘이 대단한 것 같다.
지금 7권도 4년만에 나온거라 알고있는데, 이렇게 잊지않고 많은 분들이 찾아 읽는다는건 역시 끌어가는 힘이 대단한 것이라 생각이든다.

고구려 1-3권은 15대 미천왕 일대기를 다룬다.
읽으면서 을불이 어떻게 왕위에 올라서게 될지 궁금해지고, 여러 등장인물들이 그 속에서 앞으로의 역할과 어떤 활약을 하게 될지 궁금해졌다. 앞으로 나올 이야기가 기다려지고, 작가의 말에 써있듯 이건 많은 분들께 읽히고 끝까지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삼국지와 초한지를 재번역하고, 편역하고 의역하여 출판하는데, 정작 우리 역사인 고구려를 제대로 알 수 있는 문학은 어느 곳에도 없고 누구도 쓰지 않고 있다. [10, 작가의 말 中]

나는 중국의 고전을 폄훼하고 싶지는 않다. 그 오랜 역사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세계관을 넓히는 일은 젊은이들에게 절대로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어도 그러한 독서의 다양성은 자신의 뿌리를 확고히 인식하고 난 다음 순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여 나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삼국지를 읽기 전에 먼저 고구려를 알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소설 <고구려>를 집필하게 되었고, 17년간에 걸친 자료의 검토와 해석 끝에 이제 그 첫 성과를 세상에 내보내게 되었다. [11, 작가의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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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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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는 일을 되돌릴 기회가 생긴다면 다른 선택을 해보겠니?"
 
서점 베스트셀러에서 계속 보여서 궁금했던 책.

자살을 결심한 노라에게 주어진 수 많은 삶들.
후회를 되돌릴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보았을 것이다.
나도 가끔 "예전에 이랬으면 좋았을텐데, 이러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말을 내뱉곤 한다. 내가 왜 그랬을까하는 후회.
소설 속 노라처럼 다양한 삶을 경험해보진 못하겠지만,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위로를 받았다.
다양한 삶으로도 만족하지 않는 노라에게 조금 지치고, 예상했던 결말대로 흘러가지만, 그 속에 희망과 위로가 담겨있다.

소소한 행복, 기쁨, 슬픔 등 모두 다 나다. 지금의, 앞으로의 나를 사랑하자.

중간중간 나오는 소로의 문장들이 좋아 <월든>이 읽고 싶어진다.
영화화가 확정되었다니, 나중에 영화도 챙겨봐야지.
 
 
"모든 삶에는 수백만 개의 결정이 수반된단다. 중요한 결정도 있고, 사소한 결정도 있지.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때마다 결과는 달라져.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생기고 이는 더 많은 변화로 이어지지." [51] 
 
"때로는 살아봐야만 배울 수 있으니까." [100] 
 
"사소한 것의 중요성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마라. 그 말을 늘 명심해야 해." [127]
 
죽고 싶지 않았다. 그게 문제였다. 죽음 앞에 서면 삶은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192]
  
어쩌면 모든 삶이 다 그럴지 모른다. 겉보기에는 아주 흥미진진하거나 가치 있어 보이는 삶조차 결국에는 그런 기분이들지 모른다. 실망과 단조로움과 마음의 상처와 경쟁만 한가득이고, 아름답고 경이로운 경험은 순간에 끝난다. 어쩌면 그것만이 중요한 의미인지 모른다. 세상이 되어 세상을 지켜보는 것. [200] 
 
"슬픔이 없는 삶은 없다는 걸 이해하면 사는 게 훨씬 쉬워질 거예요. 슬픔은 본질적으로 행복의 일부라는 사실도요. 슬픔 없이 행복을 얻을 수는 없어요. 물론 사람마다 그 정도와 양이 다르긴 하겠죠. 하지만 영원히 순수한 행복에만 머물 수 있는 삶은 없어요. 그런 삶이 있다고 생각하면, 현재의 삶이 더 불행하게 느껴질 뿐이죠." [258] 
 
"삶을 이해할 필요 없다. 그냥 살면 돼."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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