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면들 - 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
손석희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평점 :

뉴스가 나가는 동안 세상은 이미 폭발하고 있었다. _112
<장면들>은 삼성, 세월호, 태블릿PC, 미투 등 한국 사회를 뒤흔든 사건들 속에서 그가 직접 경험한 부분을 한 장면, 한 장면으로 엮어 기록한 저널리즘 에세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잊고 있던, 잊혀져 희미해져가는 것들이 하나 둘 생각나기 시작했다.
어떤 장면에서는 나도 같이 울컥했고, 어떤 장면에서는 화가 났고, 어떤 장면에서는 뭉클했다.
책 속엔 그가 가지고 있는 저널리즘의 철학, 신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저널리즘의 한 방법론인 '어젠다 키핑'. 의제를 지켜나간다는 것.
그가 내세운 보도의 네 가지 원칙 '사실, 공정, 균형, 품위' 등 그가 지나온 과정에서의 선택의 결과들이 담겨있다.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점점 변화하는 미디어 시대에 저널리즘은 어떤 역할이여야 할지, 나아가 저널리즘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가 된 것 같다.
미디어가 지속적으로 화두를 던지면 시청자들은 이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네트워킹을 하게 된다. 이것이 JTBC 「뉴스룸」이 지향하는 것이다. 때로는 지루하다는 인식도 있어서 반성하고 있다. 물론 손해보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럼에도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것은 어젠다 키핑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빨리 바뀐다고 해도 저널리즘이 미래적 가치로 지켜야 할 것이 어젠다 키핑이다. _73
저널리즘을 위해 운동을 할 수는 있어도, 운동을 위해 저널리즘을 하지 않는다. _117
진실은 단순해서 아름답고, 단지 필요한 것은 그것을 지킬 용기뿐이 아니던가. _149
우리는 우리가 지키고 품어온 소망들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것은 대통령이 누구인가 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다. 진정한 민주사회에 대한 이러한 소망들은,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기준치로서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는 더 말할 것도 없겠지만, 종래에 그 민주사회가 이루어졌을 때라 하더라도 우리가 녹슬지 않게 지켜내야 할 잣대일지도 모른다. 그 잣대를 가지고 있음으로 해서 우리는 우리가 한가지의 진실만을 알고 있는 것이 경직되고 우매한 것이 아니라 현명한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에, 거짓을 가리는 불꽃놀이는 벌어질 수 없을 것이다. _190
문제의식이 있어야 문제를 발견할 수 있고, 문제를 발견해야 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며, 문제를 제기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_376
[창비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