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하고 불완전한 편지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35
이소호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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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호 시인의 두 번째 전시 「불온하고 불완전한 편지」

◼ "여기, 아주 사적인 그림이 있다. 이야기라면 좋았을 이야기와 함께."
"Here's a very praviate painting.
With a real story that would have been nice if it were a fictional story." 

_작가의 말

 
NEW MUSEUM
관람 시 유의사항 

독창적인 시 형태가 많아 너무나 새로웠다.
사진, 타이포그래피, 모스부호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했는데, 특히나 문자 자동 완성 기능을 활용한 시는 상상도 못했다.
과감한 시들로 시에 대한 모습의 편견을 와장창 깨주었다.
 
 
◼ "시인이 아니라면 그럼 너는 뭘 하는 사람이야?"
"나는 시를 쓰는 사람이지."
"시는 뭔데?"
"글쎄, 시는 뭘까. 이미지를 포착해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지. 글씨로." _156
 


#현대문학핀시리즈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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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들 - 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
손석희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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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가 나가는 동안 세상은 이미 폭발하고 있었다. _112
 

<장면들>은 삼성, 세월호, 태블릿PC, 미투 등 한국 사회를 뒤흔든 사건들 속에서 그가 직접 경험한 부분을 한 장면, 한 장면으로 엮어 기록한 저널리즘 에세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잊고 있던, 잊혀져 희미해져가는 것들이 하나 둘 생각나기 시작했다.
어떤 장면에서는 나도 같이 울컥했고, 어떤 장면에서는 화가 났고, 어떤 장면에서는 뭉클했다. 
 
책 속엔 그가 가지고 있는 저널리즘의 철학, 신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저널리즘의 한 방법론인 '어젠다 키핑'. 의제를 지켜나간다는 것. 
그가 내세운 보도의 네 가지 원칙 '사실, 공정, 균형, 품위' 등 그가 지나온 과정에서의 선택의 결과들이 담겨있다.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점점 변화하는 미디어 시대에 저널리즘은 어떤 역할이여야 할지, 나아가 저널리즘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가 된 것 같다. 
 

미디어가 지속적으로 화두를 던지면 시청자들은 이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네트워킹을 하게 된다. 이것이 JTBC 「뉴스룸」이 지향하는 것이다. 때로는 지루하다는 인식도 있어서 반성하고 있다. 물론 손해보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럼에도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것은 어젠다 키핑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빨리 바뀐다고 해도 저널리즘이 미래적 가치로 지켜야 할 것이 어젠다 키핑이다. _73
 
저널리즘을 위해 운동을 할 수는 있어도, 운동을 위해 저널리즘을 하지 않는다. _117
 
진실은 단순해서 아름답고, 단지 필요한 것은 그것을 지킬 용기뿐이 아니던가. _149
 
우리는 우리가 지키고 품어온 소망들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것은 대통령이 누구인가 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다. 진정한 민주사회에 대한 이러한 소망들은,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기준치로서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는 더 말할 것도 없겠지만, 종래에 그 민주사회가 이루어졌을 때라 하더라도 우리가 녹슬지 않게 지켜내야 할 잣대일지도 모른다. 그 잣대를 가지고 있음으로 해서 우리는 우리가 한가지의 진실만을 알고 있는 것이 경직되고 우매한 것이 아니라 현명한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에, 거짓을 가리는 불꽃놀이는 벌어질 수 없을 것이다. _190
 
문제의식이 있어야 문제를 발견할 수 있고, 문제를 발견해야 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며, 문제를 제기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_376
 
 

[창비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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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잠시 쉬어가기 - 공간과 빛이 주는 위안
안소현 지음 / (주)안온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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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잠시 쉬어가기》 : 공간과 빛이 주는 위안
 
지친 마음에 위로가 필요할 때, 
상처 받은 마음에 치유가 필요할 때,
여기에서 잠시 쉬어가세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에게만 집중하기.
천천히 숨을 내쉬며 나의 모든 것을 쉬게 놔두기.
의식을 잃고 잠을 자거나 꿈을 꾸는 것이 아닌 깨어 있는 정신으로 나의 모든 것을 쉬게 하는 것.
나를 텅 비우는 것.
그렇게 오로지 휴식만을 위한 숨을 고르고 나면 한층 투명하게 맑아진다. 가만히, 가만히 아무렇지 않게 있다 보니, 아무 일도 아닌 것들이 되었다.
「휴식의 숨」 중에서,
 

외롭고 슬플수록 그림에 빛을 넣고, 온기로 더 따뜻한 그림을 그리시는 작가님.
작가님은 아픔을 빛을 통해, 그림을 통해 치유한다. 그 빛이 가득한 그림들을 보는 우리는 절로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되고, 비로소 오롯이 된다.
 
전시회를 보는 듯한 목차 구성이 눈에 띈다.


intro, entrance, spaca 1, space 2, space 3, space 4, space 5, exit, outro, backyard ...
책을 펼치면 내가 전시회를 들어온 듯, 점차 이끌려간다. 
 
이야기를 듣는 느낌에 좀 더 깊이 그림을 보게 되는 것 같다.
내면의 글, 시 같은 글, 일상의 글들과 빛이 가득한 그림들.
그림을 볼 수록 나의 마음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게 한다. 
출구에 다다라서 절로 다시 입구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림들은 하나같이 색감이 너무 좋다. 안온한 풍경까지.
책의 작은 그림으로도 충분히 나에게 안온한 시간을 준다.
그래서 더더욱 실물로도 보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큰 그림으로 직접 본다면 얼마나 나에게 울림을 줄지 기대된다. 
뭔가 안소현 작가님을 지금에서야 알게 된 것이 억울해진다.
안소현 작가님이 앞으로 계속해서 그려갈 그림이 궁금하다.
 
사람이 없는 의자 그림이 많다.
그 의자에 앉아 있는 '나'를 상상해본다.
그 풍경 속에 있는 '나'를 상상해본다.
또 마주하는 '나'를, 다른 '어떤 이'을 상상해본다.
 

고요한 존재들의 침묵은 그 어떤 말보다 진솔하고 따스했다.
나 모래인데 여기서 이렇게 곱게 반짝이고 있단다.
나 나무인데 여기서 수십 년째 우뚝 서 있단다.
나 물인데 언제나 흐르고 있단다.
선명하게 보이는 명쾌한 메시지들, 이렇게 오롯이 잘 있으니 너도 오롯이 잘 있으면 된다고.
「고요와 자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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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첫눈입니까 문학동네 시인선 151
이규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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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 눈감을 때 연두와 눈뜰 때 연두가 같지 않고
조금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같지 않음을
어떻게 설명할까
내가 있었음과 당신의 없었음은
또 어떻게 말할까

「10시의 잎이 11시의 잎에게」 중에서,
 

씁쓸함의 감정이 묻어나는, 겨울 냄새 물씬 풍기는 시
안과 밖
시인의 감성과 평론가의 해설.. 아직 시는 어렵다.



1부, 2부에 특히 좋았던 시들이 많았다.

내가 좋았던 시들

「당신은 첫눈입니까」

「여행 흐림」

10시의 잎이 11시의 잎에게」

「정말 부드럽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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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니카의 황소
한이리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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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대상 수상작 


대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과 심리스릴러에 현대판 지킬 앤 하이드라니 더욱 기대감이 생기며 책을 펼쳐본다. 
 
 
엄마가 아빠를 죽이고, 나를 죽이려다 실패하고, 결국 정신병원에 감금된 엄마는 자살로 생을 마무리하는 도입부부터 심상치 않다. 소설의 흐름을 나도 모르게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페이지가 순식간에 줄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신병원의 부원장이었던 칼 번햄에게 입양되어 케이트라는 이름을 갖게 된 소녀. 소녀는 10살 이전의 기억이 없다. 첫 기억은 피카소 「게르니카」를 보고 사로잡힌 순간이었다. 
어느 날 그림 속 황소가 튀어나와 내 몸을 찢어놓았다는 이야기에 칼은 친모에게서 물려받은 정신병의 전조 증상이라며 분홍색 알약을 정기적으로 복용시킨다.
성인이 된 케이트는 정신병원에서 환자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는 교사로 근무하게 된다. 그림에 대한 열망에 사로잡혀있던 케이트는 꿈 속에서 비밀 병실에 갇혀있는 에린과 에린의 그림을 발견한다. 에린의 그림에 사로잡힌 케이트는 에린의 그림을 훔치는 꿈을 꾸게 되면서 점차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져가며 숨겨져 있던 진실이 밝혀진다.

 
은밀히 미쳐가는 것. 
그래, 난 미쳐가고 있는 것이다. 꿈속에서.
하지만 꿈속에선 누구나 다 미치지 않나? _36
 

(최대한 스포 없는 선에서 작성하였습니다.)

도입부부터 강렬한 시작과 함께 '미쳤다'가 반복될수록 나도 같이 미쳐가는 느낌의 혼란스러움과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로 환상적인 느낌이 동시에 들며 집중하게 된다.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과 좌절, 뒤로 갈수록 점차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져가는 모습에 내 머리속도 불안불안, 뒤죽박죽되며 케이트의 혼란스러운 심리상태를 나도 덩달아 따라가게 된다. 

꿈과 현실이 하나로 합쳐지며 조금씩 드러나는 진실 속에서 덮어져 있는 또 다른 진실이 한 꺼풀씩 벗겨지는 모습에 마지막까지 쉬이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있는 소설!!
케이크에 촛불 밝히는 장면과 일기 속 마지막 편지글에 케이트의 모든 감정이 녹아져있고, 나도 덩달아 많은 감정들이 올라왔다. 
마음의 감옥에 갇혀있던 케이트부터 미로를 벗어나 세상으로 걸어나오는 케이트까지의 심리묘사가 탁월한 소설이다. 거기에 흡입력까지 크흐 추천 꾸욱 합니다. 강력 추천!



하지만 이제는 이것을 태워야 한다. 여기 쓴 모든 사건으로부터 나 자신이 벗어나기 위해선 꼭 그래야만 할 것 같기 때문이다. 모든 이야기들을 여기 다 옮겨놓은 후 태워버리면 겹겹의 악몽 같은 그 오랜 시간들도 결국엔 잊을 수 있게 될 것 같기에. 그러니 남은 이야기들을 마저 쓴 다음 어서 이 노트를 태워야겠다. _302
  

은행나무 서포터즈 활동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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