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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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센 강에서 한 여자가 구조된다. 
그녀는 알몸에 고급 시계를 차고, 양쪽 발목엔 담쟁이덩굴 왕관과 얼룩 무늬가 있는 털 문신이 있으며, 심각한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다.
구급차를 타고 이송 중 여자는 탈출하고, 발견된 머리카락으로 신원을 파악한다.
DNA 결과 그녀는 1년 전 비행기 사고로 죽은 독일 출신 유명한 피아니스트 밀레나 베르그만.
1년 전 죽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있는 것일까?


"제가 알기로 밀레나 베르그만은 자살하려고 센 강에 뛰어들 리 없는데요. 아예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밀레나 베르그만은 이미 일 년 전에 사망했으니까요." _67


기욤 뮈소.. 많이 들었지만, 정작 나는 이 책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으로 처음 접했다.
(아!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한국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워낙 기욤 뮈소의 많은 책이 있지만, 오히려 너무 많아 어떤 것부터 읽어야 할지 멍했다.
그러다 이번에 나온 신간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의 카드뉴스를 보고 관심이 생겼고, 무엇보다 화려한 표지에 자꾸 눈이 가고, 표지의 분위기가 책을 나타내줄것 같아 더욱 궁금해졌다.

사실 피드에서 디오니소스 신화가 녹아든 스릴러 소설이라는 스포아닌 스포를 미리 접했다.
(알라딘 책소개에도 써있는걸 보니 스포는 아닌걸로)
그리스 로마 신화 잘 모르는데... 왠지 거리감이 느껴져 잘 읽힐까 걱정했는데, 충분한 설명이 있어 소설에 몰입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흥미진진했다.

글이 술술 읽히는걸 보고, 역시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라는 느낌이 팍 와닿는다. 
다만, 프랑스 이름... 너무 헷갈려🙄
핵심 등장 인물 빼고, 다른 이름들은 헷갈려서 살짝 멈칫거리는 면이 없잖아 있었지만..
사실.. 외국소설 뿐 아니라 한국소설도 등장인물 많으면 멈칫거립니다;;

근데.... 막판에 더 극적으로 치닫다가...
응? 이렇게 끝나는 건가요...?  눼?

기욤 뮈소 책이 처음이라.. 적응이 안되네요.
옮긴이의 말을 보니까 기욤 뮈소는 에필로그로 마무리 짓는 것과 달랐다는 걸 보니..
후속편 나오는거 맞겠죠...?
스케일 상 나올 것 같은 기대감이 좀 들긴 하지만, 제발 나왔으면 좋겠다.

나의 기욤 뮈소 첫 책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아, 이번에 추가로 사랑을 많이 받은 <구해줘>와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가 너무나 이쁜 표지로 돌아왔는데, 왠지 뒤늦게 기욤 뮈소에 빠질 것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그리고 밝은세상 인스타그램 피드에 MBTI별 추천 책이 있어 왠지 다음 책 선택하기에 어렵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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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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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미쳐가고 있어. 넌 미쳐가고 있어. 넌 미쳐가고 있어."


폭우가 쏟아지는 밤. 
남편의 경고에도 지름길인 숲 길로 차를 몰던 캐시는 멈쳐진 차 안의 여자를 마주친다.
혹시나 하는 두려움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지나쳐가고, 다음 날 그 숲 길에서 시체를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죄책감에 휩싸이게 된 캐시.
그리고 살인 사건 이후 집에는 알 수 없는 전화가 계속 오는데...


얼마 전 <테라피스트>를 재미있게 읽고, B.A. 패리스의 다른 책이 읽고 싶어서 선택한 책. ​

제인이 죽고, 죄책감과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점점 기억을 잃어가고 피폐해져가는 캐시.
나도 같이 숨이 막혀가고, 진실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진다.
이 기분과 비슷한 상황이 소설 중반에 걸쳐 오래 지속되어 점점 지루해져갔다.

그러다 뒤로 갈수록 앞에 나왔던 조각들이 하나로 이어져가며, 속도감이 붙는다.
상황이 반전되며 진행되는 과정에서 캐시의 행동이 조금은 통쾌했다.
그리고 내가 예상했던 반전도, 예상못한 반전도 함께 나와 조금은 보답받는 느낌이었다. 

아직 B.A. 패리스의 책은 <테라피스트>와 <브레이크 다운> 2권 뿐이지만,
개인적으로 <테라피스트>를 더더더 재미있게 읽어서 좀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B.A. 패리스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지.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집중하려 노력하지만 머릿속은 온통 어젯밤 생각뿐이다. 내가 차를 세웠다 다시 출발시키던 그 순간을 자꾸자꾸 되돌려본다. 차 안의 그 여자, 그때는 살아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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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순례
사이토 하루미치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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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없는 침묵 속에서만 태어나는 목소리가 있다. 그 목소리는 귀가 들리건 들리지 않건, 표면적인 차원에서는 들을 수 없는 것이었다. _91 ​

마음과 깊이 연결된 수어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될수록 도처에 널린 소박한 '목소리'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목소리'를 내면 상대방도 '목소리'로 답했다. 모호한 구석이라곤 없이 명확하게 전달되는 그 '목소리'를 눈으로 들었다. 나에게서 상대방에게, 상대방에게서 내게. 목소리가 돌고 돌았다. 돌고 도는 목소리를 느낄수록 얼어붙었던 목소리에 피가 돌고 온기가 깃들기 시작했다. _21 


보청기를 끼고 발음훈련을 통해 소리를 내는 법을 훈련했던 사이토 하루미치.
소소한 호기심을 물어도, 답변 보다는 발음에 대한 칭찬이나 질책이 가득했던 나날. 
일반학교에서 고등학교는 농학교로 진학해 수어로 건넨 "안녕"이라는 인사에 오롯이 "안녕"이라는 인사가 돌아왔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하는 저자.
'귀가 듣지 못하니,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라는 소극적인 생각을 뛰어넘어 다양한 '목소리'로 경계를 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직작가 사이토 하루미치의 여정이 담겨있는 『목소리 순례』

보이는 목소리.
내리는 목소리.
피어나는 목소리.
만져지는 목소리.
온 몸으로 느끼는 목소리.
이렇듯 다양한 감각으로 느껴지는 목소리들.

다양한 언어, 다양한 감각들의 목소리들의 표현으로 내가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편견이 깨져나가는 순간이었다. 
작은 목소리들이 하나씩 쌓여 대화가 되고, '듣는다'의 의미를, '목소리'의 의미를, '소통'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다양한 감각으로, 다르게 바라보게 하는 시선들로 우리가 느끼는 세세한 감각 하나하나가 소중해진다. 

빛을 활용한 사진들로, 그 속에서 건네주는 목소리가 보여지는 느낌이 내게 닿는다. 
표지의 겹쳐있는 듯한 사진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며, 사진은 또다른 이야기가 되어 흐른다.
수어의 표정부터 음성이 아닌 다양한 대화 방식을 통해 깨닫는 여러 감각이 돋아난다. ​
태양 아래, 햇살 아래, 빛 속에서의 여러 감각들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내면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목소리 순례』에 이어, 
저자의 또 다른 책, 언어와 감각이 서로 다른 한 가족의 일상이 담겨있다는 『서로 다른 기념일』이 읽어보고 싶어졌다. ​


서로 다름을 통감할수록 '당신'이라는 타인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도 새로워진다. '당신'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빛이 더해진다. 대화란 이해할 수 없는 다름을 서로 받아들이면서 그렇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맺기 위해 하는 행위였다. _138​

필담과 수어 통역은 '쓸데없는' 대화를 생략하고 의미만 요약하여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분명히 용건을 해결하는 데는 그걸로 충분하다. 하지만 의미 있는 말만으로 마음이 통하느냐면,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가치 없어 보이는 사소하고 '쓸데없는' 말에 모든 인격이 응축되기도 한다. 그처럼 '쓸데없는' 대화가 대수롭지 않게 쌓인 자리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싹튼다. _227​

말과 관련한 실패를 거듭하면서, 이윽고 '작은 목소리'의 존재를 깨달았다.
손을 잡는 것, 눈높이를 맞추고 바라보는 것, 다가가는 것, 만지는 것, 식탁을 둘러싸고 함께 식사하는 것, 인사를 수천수만 번 꾸준히 주고받는 것.
오직 그런 행동으로만 전할 수 있는, 한없이 침묵에 가까운 '작은 목소리'가 분명히 존재한다. 거북이걸음처럼 천천히 다가오는 '작은 목소리'를 쌓아야 간신히 자아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진짜 말'이다. _241​


[다다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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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이라는 함정 - 리더는 당신에게 충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라이너 한크 지음, 장윤경 옮김 / 시원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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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삶의 최고 가치는 우리 자신을 향한 충성이다. _201


작년 한 해 동안 소설과 에세이에 편중된 독서를 해서, 올해부터는 다양한 비문학 책에도 도전하고 싶어졌다.
나에게 비문학 책은 왠지 어렵게 느껴진다는 것도 있었지만, 요즘 점점 변화하는 생각과 함께 현재와 맞닿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조금은 나 자신을 발전해나가고 싶어졌다.

사실 『충성이라는 함정』이라는 제목부터 거리감이 느껴져서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며 펼쳤지만, 다양한 사례들로 이해하기 쉽고, 하고자하는 말이 우리 곁에 맞닿아있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다짐을 주는 책이라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지금까지 '충성'이라는 단어에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생각했는데, 우리 곁에 생각보다 '충성'이라는 개념이 가깝게 있었다.
우리는 다양한 관계에서 충성이 요구되어 왔다. 가족부터 시작해 친구, 동료, 회사, 종교 등 나아가 국가까지.

『충성이라는 함정』은 어쩌다 충성이 좋은 명성을 가지게 되었는지 살펴보고, 불충이라는 단어가 왜 부정적인 단어가 되었는지, 배신은 잘못된 것인지, 충성의 마력에서 어떻게 풀려날 수 있을지 다루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충성이라는 단어에 휘둘리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가 되었다.
충성이라는 함정에서 벗어나 어떻게 우리가 독립적인 개인이, 자기 자신이 되는 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다.


<충성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한 5가지 해방 원칙>

1. 당신의 의심을 진지하게 받아들여라.
무리는 집단이며 군중이다. 오직 의심만이 우리를 주권적 인간으로 만들며 개별화를 가능하게 한다. _209

2. 아니라고 말하는 법을 배워라.
"아니"라는 거절은 모든 것에 대한 근본적인 반대가 아니라, 구체적인 거절과 순응주의에 대한 거부를 뜻한다. 유행, 시류, 풍조, 인정이 약속된 온갖 적응 행동에 등을 돌리는 행위를 말한다. _213

3. 당신이 보는 것과 아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라.
단순히 다수의 의견에 반대되는 주장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고유의 지식과 인식에 충실하며 (우리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집단에 대한 충성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 _220

4. 사람들이 말하도록 놔둬라.
집단의 충성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경험을 피해서는 안 된다. 무리에서 벗어난 의견이나 태도를 고수해 고립되더라도, 다음 기회에 즉각 다시 무릎을 꺾지 않아야 한다. _239

5. 작별을 고하라. 자유롭고 예측 불가능한 상태로 머물라. 당신 자신이 되자!
불충의 다른 표현이기도 한 자유는 자기 스스로 결정하고, 자기 결정적으로 행동하고, 또 타율적 결정을 허락하지 않는 능력과 다름없다. 이를 우리는 자율이라 칭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타인의 구속을 받지 않고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_247
살면서 획득한 이상과 우상, 그리고 미신이 아닌 '자기 자신'을 향한 충성은 최고의 가치이며 이것 없이는 정체성과 자기 결정, 자율도 가능하지 않다. _248


[서평단에 당첨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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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스트
B. A. 패리스 지음, 박설영 옮김 / 모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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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믿지 말아요."​


앨리스는 연인 레오와 런던의 호화로운 주택 단지의 집에서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한다.
그러다 얼마되지 않아 이 집이 살인사건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앨리스.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진 피해자의 남편은 자살을 했다. 
레오는 이 사실을 숨기고 이 집으로 이사를 왔으며, 이웃 사람들도 모두 의심이 간다. 
피해자의 남편이 정말 범인인 것일까? 아니라면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 


처음부터 집의 비밀과 더불어 많은 범인 후보들이 있어 긴장감을 가지며 읽어나갔다.
주인공 앨리스가 살인 사건 피해자의 이름이 자신의 언니인 니나라는 이름과 같아 사건의 실마리를 파헤치는데 집착이 장난 아니다. 
그러니까 내용이 진행이 되는거겠죠. 앨리스에 대해 하고싶은 말이 좀 더 있지만, 더 말할 수가 없네요;

읽으면서 긴가민가했던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고..
(확신을 가졌어야 했는데, 나의 추리력이 조금 아쉬웠다.)
범인의 정체에 이어 숨 쉴 틈없이 생각지 못했던 반전까지 나와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새벽.. 졸린 와중에 끝까지 읽고 자겠다는 일념에 읽다 반전에 눈이 커지며 정신이 말짱해졌다)

테라피스트를 재미있게 읽었더니, B.A. 패리스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진다.


그가 복도에서 가방을 집어 들고 손을 흔들더니 현관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의 뒤로 문이 닫히고 그의 발소리가 진입로를 따라 잦아들다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귀를 기울인다. 순간 숨 막히는 정적에 휩싸이며 누군가 여기 있었다는, 외부인이 우리가 자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완벽한 고요에 사로잡힌 채 서 있으니 또 다른 생각이 머릿속을 쾅 하고 때린다.
난 이 집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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