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의 밤 안 된다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청미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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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의 해석을 읽고 사진의 비밀과 떡밥 문장을 확인하고 놓친게 많아 당황했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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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창비시선 475
송경동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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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현장, 투쟁의 시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집.
과거에서 현재까지 계속 끊임없이 벌어지는 것들에 대한 목소리가 가득하다.
작은 것들이 꽉 찰 수 있기를, 
사랑과 연대라는 가장 오래된 백신으로 희망이 가득한 세상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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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폴리스라인」

이제 그만 그 거대한 무대를 치워주세요
우리 모두가 주인이 될 수 있게
작은 사람들의 작은 테이블로 이 광장이 꽉 찰 수 있게

이제 그만 연단의 마이크를 꺼주세요
모두가 자신의 말을 꺼낼 수 있게
백만개 천만개의 작은 마이크들이 켜질 수 있게

이제 그만 집을 돌아가라는 친절한 안내를 멈춰주세요
나의 시간을 내가 선택할 수 있게
광장이 스스로 광장의 시간을 상상할 수 있게

전체를 위해 노동자들 목소리는 죽이라고
소수자들 목소리는 불편하다고 말하지 말아주세요
부분들이 행복해야 전체가 행복해요

어떤 민주주의의 경로도 먼저 결정해두지 말고
어떤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한계도 먼저 설정해두지 말고
오늘 열린 광장이 최선의 꿈을 꿔볼 수 있게

광장을 관리하려 하지 말고
광장보다 작은 꿈으로 광장을 대리하려 하지 말고
대표자가 없다는 말로 오늘 열린 광장이
어제의 법과 의회 앞에 무릎 꿇지 않게 해주세요

위만 나쁘다고
위만 바뀌면 된다고도 말하지 말아주세요
나도 바꿔야 할 게 많아요
그렇게 내가 비로소 나로부터 변할 때
그때가 진짜 혁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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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고백들 에세이&
이혜미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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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접시에 쓴 시, 시는 종이에 담아낸 요리 같습니다. _219​


와, 어쩜 야채, 과일, 음식으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지?
정말이지 "접시에 쓴 시, 종이에 담아낸 요리" 이 표현이 다했다.
아보카도, 달래, 당근, 토마토, 복숭아, 카레 등 그 자체의 아름다움부터 시작해, 접시에 담아내기까지의 과정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
표현들이 머릿속에서 통통 터지며 반짝여지는데, 이 감각이 너무도 좋았다. 

좋아하는 것에는 더욱 군침이 돌고, 좋아하지 않은 것에는 다시금 먹어보고 싶게 만든다.
요리에 취미가 없지만, 괜히 식재료 하나하나를 손질해 요리하고 싶어지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스트레스 받을 때 아무 꼭지를 펼쳐 읽다보면 편안함에 이를것 같다.
나도 이런 감각 갖고 싶다.



반으로 갈리며 터져 나오는 환한 내부의 색. 조심스럽게 문을 열면 끈적하게 녹아내리는 초록. 뭉개지는 연두. 전염되는 녹색. 흘러나온 테두리를 따라 봉쇄되었던 숲이 조금씩 퍼져나간다. _11


발목을 만져보면 흘러나오는 오래된 과일의 기억. 언젠가 우리도 떨어져 멍든 복숭아였던 적이 있겠지. 복숭아는 우리가 몸속에 지니고 태어난 이름이기도 하니까. 복숭아뼈,라는 말은 듣기에도 참 예뻐서 발목의 씨앗에서 나무가 자라나오는 장면이 그려진다. 상처의 중심을 감싸며 향과 빛이 모여들 듯 복숭아뼈에 휘감겨 소용돌이치는 시간과 걸음. 살과 뼈가 부대끼는 아픔과 서글픔. _58


카레를 만드는 것은 외따로 떨어진 세계의 조각들을 모아 어떻게든 이음새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다. 당근과 버섯, 양파와 온갖 향들, 닭과 시금치가 한 자리에서 만난다. 끓고 있는 냄비를 휘젓는다. 이미 존재하는 의미들을 꿰어 새로운 배열의 목걸이와 팔찌로 엮어주려고. 어떤 눈 밝고 외로운 사람이 밤하늘에 펼쳐진 외계의 행성들에 선을 그리며 그것들을 이어주었다고 믿었듯이. _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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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세계 창비시선 474
김유림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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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세계의 시선으로.
같은 제목의 시가 여러 편 있어,
서로 연결되어 퍼즐 같았다.
하지만 난 퍼즐을 맞추는데 실패했다.
나에겐 어려웠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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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다가와 있었고 (언제나) 모르는 쪽은 현재였다.

「나들이」 중,​


지금 이 순간을 특별한 추억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나는 평범한 문이었다.

「비밀의 문」 중,


​그건 내 꿈이었고 나는 나의 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아주 화가 났지만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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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방문객 오늘의 젊은 작가 22
김희진 지음 / 민음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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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사랑하든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해 줄 것이다. 그러니까 맘껏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고. _203​


죽은 아들의 생일날, 아들의 친구들이 집으로 찾아왔다.
그렇게 밝혀지는 아들의 비밀.

몰입감에 호흡이 한번에 쭈욱 이어진다. 
교차되는 시선들 사이 각각의 감정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과
돌아오지 않는 사랑을 붙들고 있는 마음이란.
그들의 고독하고 쓸쓸하고 아팠을 사랑에 마음이 일렁인다.



남자애를 향한 여자애의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알 것도 같았다. 하지만 어떤 관계에서 싹튼 사랑이든, 사랑한 만큼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사랑이라는 것은 없었다. 계산기로 두들겨 플러스 마이너스 '0'이 되는 감정의 교환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숫자 놀음은 수학에서나 가능하다는 걸 여자애는 왜 모르는 걸까. 나는 상운이를 잃고 나서야 알았다. 일방적으로 사랑하고픈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은, 살아 숨 쉬고 싶은 이유가 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 대상의 죽음이 곧 자기 자신의 죽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대상의 죽음이 곧 자기 자신의 죽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사랑은 사랑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것이지 사랑받는 것으로 시작되는 게 아니었다. _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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