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창비시선 475
송경동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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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현장, 투쟁의 시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집.
과거에서 현재까지 계속 끊임없이 벌어지는 것들에 대한 목소리가 가득하다.
작은 것들이 꽉 찰 수 있기를, 
사랑과 연대라는 가장 오래된 백신으로 희망이 가득한 세상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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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폴리스라인」

이제 그만 그 거대한 무대를 치워주세요
우리 모두가 주인이 될 수 있게
작은 사람들의 작은 테이블로 이 광장이 꽉 찰 수 있게

이제 그만 연단의 마이크를 꺼주세요
모두가 자신의 말을 꺼낼 수 있게
백만개 천만개의 작은 마이크들이 켜질 수 있게

이제 그만 집을 돌아가라는 친절한 안내를 멈춰주세요
나의 시간을 내가 선택할 수 있게
광장이 스스로 광장의 시간을 상상할 수 있게

전체를 위해 노동자들 목소리는 죽이라고
소수자들 목소리는 불편하다고 말하지 말아주세요
부분들이 행복해야 전체가 행복해요

어떤 민주주의의 경로도 먼저 결정해두지 말고
어떤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한계도 먼저 설정해두지 말고
오늘 열린 광장이 최선의 꿈을 꿔볼 수 있게

광장을 관리하려 하지 말고
광장보다 작은 꿈으로 광장을 대리하려 하지 말고
대표자가 없다는 말로 오늘 열린 광장이
어제의 법과 의회 앞에 무릎 꿇지 않게 해주세요

위만 나쁘다고
위만 바뀌면 된다고도 말하지 말아주세요
나도 바꿔야 할 게 많아요
그렇게 내가 비로소 나로부터 변할 때
그때가 진짜 혁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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