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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일 (양장)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평점 :
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지만, 봄이 오는 일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마음은 호수와 같아. _358
"당신이 이 소설을 읽고 흔들리길 바란다." _최진영 소설가
네. 저도, 흔들렸습니다.
겨울, 꽁꽁 얼어붙은 호수가 따스한 봄을 만나 얼음이 조금씩 녹아간다.
호정과 은기, 각자의 상처를 딛고 치유되는 과정을 담은 성장 소설 『호수의 일』
겉으로 봤을 땐 잔잔한 듯 보이는 호수, 하지만 그 밑에 가라앉은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 속에 무언가가 세차게 움직이고 있을 수도.
잔잔한듯 했지만, 그 속에 섬세한 문장들로 내 마음을 건드렸다.
우리도 우리들만의 사춘기가 있을 것이다.
겉으로는 멀쩡한 척, 하지만 그 속에는 휘몰아치는 상처가 있을수도.
그 한 걸음이 쉽지 않음을, 상처를 내놓을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한 걸음이 시작되었음을.
우리는 슬픔에서 자라난다. 기쁨에서 자라나는 일은 없다. 그러나 행복한 기억이 있어 우리는 슬픔에 침몰하지 않을 수 있다. 태양의 기억으로 달이 빛나는 것처럼. 그러므로 흠뻑 슬프기를, 마음껏 기쁘기를, 힘껏 헤엄쳐 가기를. _작가의 말 中
춥고 외로웠던 호정과 은기는 서로의 온기로 따뜻해져간다.
봄을 맞이한 지금, 나도 흔들렸고 그래서 좋았다.
호정과 은기, 그리고 우리도 슬픔에서 침몰하지 않고, 잘 헤쳐나가기를.
깊은 호수가 잠긴 것 같았다. 물결 하나 없이 잔잔한, 고요한. 햇살을 가득 받아 따듯한, 그리고 환한.
손끝만 움직여도 공기가 물결이 되어 은기에게 전해질 것같았다.
여기, 호정이가 있어,라고. _96
마음은 모르게 찾아와 명백하게 떠난다. 눈물이 솟았다. 참지 않고 두었다. 좋은 것을 잃었을 때는 좋았던 만큼 슬플 수밖에 없다. 슬픔은 다하고서야 비로소 다해질 것이다. _353
[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