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 어떻게 알았지? - 혼자서 길을 가다가 유괴범을 물리친 빨간모자 이야기 느림보 그림책 26
심미아 글.그림 / 느림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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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는 아마도 아이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명작동화 중 하나가 아닌가 싶어요.

단순한 스토리에, 정확한 주제...

특히, 이 시대엔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안전교육의 주제를 확실하게 담고 있죠.

같은 아이이고 평범한 '빨간 모자'가 주인공이라, 아이들은 더 좋아하고 공감하지요.

 

<쳇! 어떻게 알았지?>는 이렇게 친근한 '빨간 모자'의 이야기에

또 다른 여러 동화 속 등장인물들이 다른 모습들로 출연해요.
돼지 삼 형제, 개구리 왕자, 장화 신은 고양이가 그 출연자들이지요~
원래의 동화에선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아이들에게는 실제 사람만큼이나 친근한 이 캐릭터들이

이 그림책 속에선 알고 보니, '위험하고 나쁜' 인물들이에요.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것,

아무리 친하게 굴어도, 또 실제 친근한 사람일지라도 경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어떤 상황에서라도 안전에 대해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

또 설사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더라도 침착하게 용기를 내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이런 중요한 교훈들을 아이들이 쉽게 인지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아주 잘 쓰인 책이에요.

너무 교조적이거나, '세상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거나 아이들을 겁쟁이로 만들지 않을까 싶은

많은 안전교육동화들과 달리,

이 자체로도 충분히 훌륭한 동화랍니다.

 

사랑스런 그림과 당찬 빨간 모자의 모습이 마음에 드는지,

아이가 꼭 두 번씩 연달아 읽어달라고 하네요.

이렇게 스스로 많이 읽으니, 자연스럽게 작품의 교훈도 몸에 배이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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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그림으로 읽기 아트가이드 (Art Guide) 6
권오숙 지음 / 예경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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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페이지의 이 묵직한 책은

기대 이상이다.

작품들 뿐 아니라, 셰익스피어란 인물 자체가

신비에 둘러싸여져 있는 하나의 전설임을 아는가?

한 인간의 지성과 감성에서 이렇게 다채로운 작품과 인물들이 태어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셰익스피어의 이름은 우리가 생각한 한 사람의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야설이

파다하다.

 

아직 진실은 알 수 없는 그의 삶...

하지만, 그와는 무관하게

그의 작품 속엔 인간의 진실들이 실로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 있다.

 

그런 그의 희곡 37편 전체를 담은 이 책은 야심차다고 할 밖에...

 

이 책은 작품 설명과 함께,

그 안의 명대사들, 인간 역사가 끝날 때까지 끊임없이 회자될 명언들을 담고 있다.

작품 속 인물과 장면을 담은 280여 점의 그림들 속에선

그가 그린 인물들의 희노애락이

마치 연극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게 살아난다.

그림에 대한 설명들도 무척 상세해서 미술서적으로도 그 가치가 충분하다.

아름다우면서도 풍요로와, 눈과 마음이 행복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기억에 남는 한마디>
죽은 다음에라도 이대로 있어 다오. 그러면 널 죽일지언정 내 사랑은 변치 않으리.  

<오셀로> 중에서,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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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 전2권 - side A, side B + 일러스트 화집
박민규 지음 / 창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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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장의 LP 판처럼 두 권의 책을 묶고 싶었다는 작가...

여러 가지 디자인적인 아이디어가 벽에 부딪히며 결국은 '책'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그의 이야기에, 결국 빛을 보지 못한 '이 책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모습'들이 못내 아쉽다.

 

열여덟 편의 그의 이야기들에 대해 하나하나 이야기하지는 못하겠다.

그저, 내가 들여다 본 박민규의 세계, 그 열 여덟 개의 편린들이 내게 남긴 것들은...

'인간은 어떤 순간에도 아름다울 수 있구나...'하는 희망이다.

삶에서 외면당하고 내몰린 인간들,

그의 이야기 속에 영웅이나 낭만은 없다.

이 물질의 사회가 세뇌하듯 머릿속을 가득 채워놓은 화려한 욕망과 동경 그 뒤,

우리가 애써 외면해 온, 우리 자신의 모습...

우리 대부분이 겪었거나 보았던, 겪을 수 있는 초라한 절망들.

 

'그러나 더는 살고 싶지 않다. '  ( Side A / 65p, '누런 강 배 한 척' 중에서)

는 사람들...

 

'천국에 들어서기엔 너무 민망하고 지옥에 떨어지기엔 너무 억울한 존재들' (위와 동일)

인 인간을 우리는 그의 세계 곳곳에서 마주한다.

 

하지만,  '갈 수만 있다면 가야만 하는 속성을 지닌' (Side A / 118p, '깊' 중에서)

인간은 그 의미를 잃을 때까지는 아무것도 보지 않고 달릴 뿐이다.

 

결국, 인위란... '이유도 모른 채 오류와 혼돈 속에 벌어지는 모든 행위' (Side A / 282p, '크로만, 운' 중에서)일 뿐.

인간은 그렇게 평생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산다는 건 뭘까?'하는 질문에

'서민이 그런 걸 알아 뭘하겠나.'(Side B / 199p,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중에서)

라고밖에는 대답할 길 없는 현실.

 

열 여덟 편의 다채로운 트랙들은

춥고 어두운 눈 속을 걸어가며 '왜?'라는 의미 없는 혼잣말을 이어가는,

'잠시 살아 있는' 한 사내의 모습에서 멈춘다.     (Side B / 301p, '슬' 중에서)

BC 17000년의 이 사내가,

굶주린 아내와 자식을 살리기 위해 자기의 다릿살을 베어 지고 가는 이 사내가

그 영겁의 세월을 거치고도 변함없이 우리 안에 살아 있는

고결하고도 가여운 존재, '인간'이라고 말하듯.

 

갈수록 춥고 어두워지는...끝이 보이지 않는 빙하기의 세상 속에서

그래도 사라지지 않는 무언가로, 어떤 빛으로...온기로.... 살아가는,

자신을 위해선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지만, 지켜야 할 누군가, 무언가를 위해

오늘도 '잠시 살아 가는' 그 숨결이

이 세계의 음악들이 다 끝난 다음에도 남아 있다.

 


<기억에 남는 한마디>
천국에 들어서기엔 너무 민망하고 지옥에 떨어지기엔 너무 억울한 존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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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 청소년소설집 푸른도서관 39
김인해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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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작가의 각각 개성 있고 판이한 짧은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 아이들을 만난다.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을 무섭다 말하지만, 
사실 아이들은 여전히 '아이'들일 뿐이다.
여리고,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의 '약한' 존재들...
거친 말투와 딱딱한 껍질로 자신을 숨기는 것,
절대 얕보이지 않는 것만이 생존하는 법이라는 걸 가르친 건
우리 어른들이다.

세 편의 이야기 속에 담긴 아이들의 그늘과 또, 그 안 깊은 온기를 되새기며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보게 해 주고 싶다는 소망을,
그 좋은 세상을 담은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의무감을 느낀다.



<외톨이>
참 무서우면서도 슬픈, 섬뜩한 이야기이다.
둘도 없이 소중한 친구였던 두 사람이 참으로 아무것도 아닌 듯한 자그만 틈으로 인해
순식간에 적이 되고...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강자와 약자의 관계가 되어버린다.

'너는 몰랐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존재로 여길까 봐 내가 조바심 낸다는 것을. (본문 p.17)'

당당하고 멋진 친구인 '너'는 어쩌면 질투와 동경이 실체일 아이들의 악의의 사냥감이 된다.
그리고, 사냥도구는 바로 주인공 '나'의 주먹.

'단지 외톨이만 아니면 되었다. (본문 p.21)'

그 두려움이 주인공을 지배한다.
더이상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말할 수도, 행할 수도 없게...
그 두려움으로 진짜 외톨이가 된 주인공의 이야기는
이 사회 대다수 구성원들의 자화상 같다.
혼자가 되어 내몰릴까 하는 두려움에 
'진실'이 아닌 '다수'의 뒤에 숨는 외톨이들.



<캐모마일 차 마실래?>
귀에 익은 허브티의 이름에
어느새, 그 향이 어떤 것이었더라 생각하고 있는 나를 본다.
어떻게 생긴 꽃인지는 몰랐다.
흰 꽃잎에 노란 꽃술이 올라온 그 모양을  상상해 본다.
'굴하지 않는 강인함, 고난 속의 작은 희망'이라는 꽃말을 알고 나니,
분명히 아주 작고 여린 꽃일 것 같다.

학교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요양원에 온 주인공의 모습에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봉사'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하게도
점수를 대가로 받기 위한 봉사활동 시간을 꾸역꾸역 채우는 아이들.

고집세고 예민한 왕재수와 어느새
머뭇머뭇거리지만 온기가 느껴지는 우정을 나누게 되는 그 과정 속에서
그저 평범한 - 약간은 이기적이고 소극적인 석이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봉사'를
아니, '사랑'을 배워간다.
그리고 그 사랑은 세상을 채우는 향기가 되어 석이를 따뜻하게 한다.

이야기가 시작될 때 상상되는 석이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리고 이야기가 끝났을 때 상상되는 석이가 달라져가는 것이 재미있다.
입을 삐쭉거리며 눈치만 보는, 그다지 정이 가지 않던 석이가 마지막엔
처음 마시는 캐모마일 차의 맛에 조금 긴장했다가 풀어져 헤 웃는 귀여운 아이로 그려진다.
옆에 있으면 "대견한 녀석!"하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다.

짧지만 공감이 가는 성장소설이다.
이 시대의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파주의보>는 현실감이 느껴지는 배경과 이야기 속에 은근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우리 사회에서 이제 흔한 이야기가 된 '가족의 재구성' 속에서
평범하지만 예민한 열여섯 소년이 느끼는 심리가 사실적으로 잘 그려져 있다.
늘 내가 앉던 자리를 차지한 새엄마 구봉미 여사에 대한 불편함,
보기 좋긴 하지만 한편으론 섭섭한 아버지에 대한 마음,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취향도 너무 다른 사람이 '엄마'가 된 막막함.
아빠의 재혼 2주일 후, 새엄마와 두 사람만 있게 된 새해 첫날...
수도가 얼어 물은 나오지 않고, 
변기 물은 내려가지 않고,
거기다 배탈은 나고......
집에서 일을 볼 수 없어 몰래 나와 편의점으로 뛰는 진오,
볼일을 보고 나선 순식간에 여유로와진 진오의 모습에 웃음이 난다.
그리고, 무서운 형들에게 잡힌 위기의 순간에 난데없이 '슈퍼우먼'처럼 나타난 아줌마.

춥고, 아프고, 무섭고, 난감하고, 파란만장했던 그 하룻밤을 겪으며 진오와 아줌마는 친해진다.
마스크 팩 두 개를 챙겨 둘이 함께 찜질방을 향해 집을 나서는 순간, 정말 마음이 훈훈해진다.
며칠 지나지 않아 진오가 정말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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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괴물은 정말 싫어! 작은도서관 31
문선이 글.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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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환, 마마,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
'시험 괴물'이 그것이다.

'니나가 잡혀 있는 마왕의 소둘'보다 더 옥죄고 탈출이 불가능한,
'눈의 여왕'이 사는 얼음 궁전보다 더 춥고 매서운 숫자와 등수의 세계.

어른들이 정해놓은 평가의 세상 안에,
각자의 개성과는 전혀 상관없이
'공부'와 '시험'이라는 좁은 길로 내몰리는 아이들.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인 준석이는 하루하루가 죽을 맛이다.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살아야 하니...
하루종일, 시도 때도 없이 "해라, 해라."하는 소리를 들으면
좋아하던 일도 정이 떨어지지 않을까?

다섯 살 우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선생님이 하신 이야기가 생각난다.
아이들이 "선생님, 공부해요!"하고 아우성을 친다고.
선생님이 "공부하자고? 공부가 재밌어?" 물으니,
"네! 재미있어요! 너무너무 재미있어요!"하고 입을 모아 대답하더라는.

그래!
공부는 참 재미있는 거였다.
뭔가를 알아가고,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는 기쁨.
우리가 살아가는 내내, 우리는 항상 뭔가 궁금하고 알고 싶어 하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여 해답을 찾아낸다.

준석이와 친구들은 그렇게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 길을 찾아가게 된다.
'공부의 즐거움'을 조금씩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끝도 없는 시험은 무겁고 답답하기만 하다.

결국 아이들은 시험 감옥보다 차라리 미래 감옥이 낫다며 교실에서 사라져 버린다.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아이들은 미래에서 무엇을 볼까?
그 미래를 보고 나면 이 현재가 조금은 가벼워질까?
견딜 힘이 생길까?

아이들의 미래 여행을 궁금해하며 책을 덮는다.

미래에서 돌아오는 아이들의 손엔
시험 괴물을 물리칠 레이저검이 하나씩 들려있을 거라 엉뚱한 상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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